공유

제237화 더한 수치스러움

잔뜩 긴장한 권하윤은 집사가 눈치채기라도 할까 봐 마치 초등학생처럼 똑바로 앉아 꼼짝도 하지 못했다.

할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민도준은 걱정하기는커녕 오히려 한껏 신난 모습이었다.

그는 권하윤이 간지럼을 잘 탄다는 걸 알고 일부러 손가락으로 그녀의 허리를 살살 긁어댔다.

하지만 권하윤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간지러움을 참으며 얼굴만 붉혔다. 심지어 동작이 너무 크면 집사가 눈치채기라도 할까 봐 권하윤은 이를 악문 채 속으로 민도준 욕해댔다.

목덜미마저 미세하게 떨리는 권하윤의 모습을 보자 민도준은 끝내 자비를 베풀 듯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제야 권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음악도 틀지 않은 탓에 너무나도 조용한 나머지 숨을 쉬는 것조차 조심했다.

긴장한 탓에 한껏 움츠린 자세 때문에 권하윤의 쇄골은 더 선명해졌다. 그걸 보는 순간 민도준의 가슴은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는 권하윤의 옷을 들추며 그녀의 등을 쓸어올렸다.

살결이 맞닿은 촉감에 권하윤은 하마터면 펄쩍 뛸뻔했지만 애써 참으며 무릎 위에 놓인 손을 꽉 그러쥐었다.

때마침 차가 검은 터널로 들어서자 권하윤은 민도준을 꼬집으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이 상대에게 닿기 전 커다란 손이 머리가 꽉 부여잡았다.

어둠 속에서 권하윤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며 축소되었다.

남자의 입맞춤에 그녀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튀어올랐지만 감히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민도준의 팔을 꼬집어 댔다.

어두운 차 안에서 숨결이 뒤엉키기 시작했고 억압되고도 뜨거운 입맞춤에 권하윤의 온몸은 마치 불길에 뒤덮인 듯 뜨거워졌다.

뜨거움과 공포가 뇌리와 몸을 감쌌지만 그녀가 아무리 힘 있게 민도준을 꼬집어 대도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힘껏 그녀의 숨결을 빼앗더니 차가 터널을 나갈 때쯤에 비로소 그녀를 놓아주었다.

빛이 차 안을 비춰들자 권하윤은 재빨리 고개를 숙였고 한참 동안 숨을 몰아쉬고 나서야 백안에서 거울을 꺼내 자기 상태를 살폈다.

역시나 립스틱이 입 주위에 번져있었다.

하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