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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비좁은 뒷좌석

민도준이 분명 자기를 죽일 뻔했지만 주성현은 감히 찍소리도 하지 못한 채 헐떡이며 사과했다.

“제 불찰입니다. 먼저 회의실에서 기다리시면 제가 옷만 갈아입고 바로 따라갈게요.”

“그렇게 계략적인 사람이 어쩜 옷 한 벌 더 챙겨야 한다는 걸 잊었어요?”

그 말에 주성현의 창백한 얼굴은 아예 회색빛이 감돌았다.

‘설마 내가 어제 일부러 주다현 씨를 민 사장한테 붙여준 걸 알아챘나?’

공아름은 그에게 약을 탄 술만 권하라는 명령만 했지 상세한 속사정은 말해주지 않았었다. 때문에 그녀가 민도준과 권하윤을 시험하려고 한다는 걸 알지 못한 그는 당연히 공아름이 약을 써서 민도준과 관계를 맺으려 한다는 거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거절당한 데다 민도준이 주다현에게 관심을 보이자 그는 그걸 다른 기회로 생각했다.

마음에 안 드는 공아름과 억지로 관계를 맺어 프로젝트를 성사하는 것보다는 마음에 드는 주다현과 관계를 맺는 게 안전할 테니까. 주다현이 복수를 당하든 말든 그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민도준이 그의 모든 의도를 눈치챌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순간 오한이 느껴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민 사장님…… 저…… 저는 그런 적…… 그게…….”

“뭘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요? 제가 언제 주 매니저님을 말했나요? 옷을 말했지.”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주성현을 보는 순간 민도준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이미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옷 꼬락서니가 어떻든 무슨 상관이겠어요. 그냥 가죠.”

말을 마친 그는 긴 다리를 뻗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주성현은 할 수 없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입은 채로 그의 뒤를 따랐다.

프로젝트의 기밀성 때문에 권하윤과 민지훈은 그들을 따라 들어갈 수 없었다.

“하윤 씨, 우리는 주위에서 좀 산책할까요? 형이 나오면 그때 같이 떠나요.”

권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지만 어제의 교훈 덕에 민지훈은 산책할 때 권하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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