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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일부러 찾아온 거예요

갑자기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고개를 홱 돌린 공아름은 예쁜 눈을 부릅뜨며 주상현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그는 그저 어색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민도준이 계속 지켜보고 있어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그, 민 사장님께서 산 사냥감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낚시하러 왔습니다.”

공아름은 속으로 일을 그르친 주상현에게 욕설을 퍼붓고는 그를 한 번 노려본 뒤에야 민도준에게 눈길을 돌렸다.

민도준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녀의 독기 서린 눈빛은 이내 원망으로 변했다.

“민도준 씨가 사격보다 낚시에 관심 있는 줄 몰랐네요. 설마…….”

공아름은 권하윤 쪽을 힐끗 바라봤다. 하지만 그 시각 그들과 한참 떨어진 곳에 서 있던 권하윤과 민지훈은 민도준이 왔다는 걸 보지 못한 채 여전히 연습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때 공아름의 질투 섞인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여기에 도준 씨가 보고 싶은 풍경이 있거나……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건 아니ㅈ죠?”

“맞아요.”

민도준은 한 치의 만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든 게 하찮다는 듯 흘겨보던 그의 눈빛이 끝내 공아름에게 떨어졌다.

곧이어 그의 잇새 사이로 낮고도 허스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일부러 공아름 씨 찾아온 거예요.”

“저를요?”

언제 화를 냈냐는 듯 고아름은 이내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의 말을 다시 곱씹은 순간 말 못 할 기쁨이 마음속에 퍼졌다.

하지만 가문의 고위 간부들이 있는 자리였기에 그녀는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며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부러움과 놀라움이 담긴 여직원들의 눈빛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저는 뭐 하러 찾아왔어요?”

“아, 별일은 아니고. 지난번에 너무 인정사정없이 거절했던 것 같아 나쁜 생각이라도 할까 봐 위로해 주러 온 거예요.”

민도준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가 자기한테 들이대다가 대차게 차였던 일을 그대로 사람들 앞에서 말해버렸다. 그리고 그 말을 꺼냄과 동시에 공아름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어릴 때부터 이런 모욕을 당한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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