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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우리 도망쳐요

“하윤 씨가 공씨 가문 사람과 인연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민시영은 디저트 하나를 포크로 집어 올리더니 미소를 머금은 채 권하윤을 바라봤다.

그녀의 말에 권하윤은 우물거리던 동작을 멈추고는 과일 티로 입안의 느끼함을 눌렀다.

“그럴 리가요. 제가 어떻게 해원에 있는 공씨 가문과 엮이겠어요.”

“하긴.”

여전히 변함없는 권하윤의 표정에 민시영은 이내 화제를 돌렸다.

“보아하니 문태훈이 또 더러운 수단으로 돈을 요구했겠죠.”

민시영에게 도움을 청하는 순간 권하윤은 솔직히 그 돈의 행방을 숨기기는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는 미리 생각해 둔 그럴싸한 핑계를 댔다.

“사실 권씨 가문이 조 사장이 관리하는 홍옥정과 거래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곳을 드나드는 걸 문태훈 씨가 발견하는 바람에…….”

말을 채 끝맺지는 않았지만 민시영은 바로 알아들었다.

그녀는 공아름과 사이가 좋기에 문태훈이 얼마나 더러운 사람인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때문에 권하윤의 그런 말도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그녀는 마치 무언가를 회상하는 듯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민씨 가문도 위험천만한데 권씨 가문도 좋은 곳은 아니네요. 요즘 권희연 씨가…….”

민시영은 권하윤을 바라보더니 이내 주제를 전환했다.

“하윤 씨가 민승현과 곧 결혼할 몸인데도 권 여사가 놓아주지 않는다니 놀랍네요.”

그녀의 말에 권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솔직히 민시영이 권씨 가문 내부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야망이 큰 사람이니 당연히 밖에서 들리는 소문을 모두 꿰뚫고 있을 테니까.

'그런데 희연 언니 일이라니…….’

지난번 병원에서 권희연을 봤던 일이 떠올라 권하윤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혹시 희연 언니한테 무슨 일 있어요?”

“정말 몰라요?”

민시영은 흠칫 놀라더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권하윤을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하윤 씨. 이 일은 하윤 씨 언니한테 직접 물어봐요.”

상대가 말하고 싶지 않다는데 권하윤도 더 이상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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