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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이따 봐

“그게…….”

권하윤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가리더니 목소리를 한껏 낮추었다.

“사실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건 승현이가 그쪽이 영 별로라서 그래요.”

“뭐? 그게 무슨!”

강수연은 곧바로 얼굴을 찡그러며 화를 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어머님이 말하라고 했잖아요.”

사뭇 진지해 보이는 권하윤의 표정에 강수연의 얼굴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여자로서 그녀도 이런 문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체면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이었기에 아들의 이런 문제는 본인이 죽는 것보다도 더 괴로웠다.

“진짜냐?”

그녀는 오만하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한껏 낮춘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머님, 제가 이런 일로 어떻게 장난치겠어요?”

권하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더니 몇 마디 더 보충했다.

“그런데 이건 남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서 물어보지는 마세요. 만약 심리상의 문제인데 어머님께서 대놓고 물어보면 스트레스 때문에 더욱 문제가 커지면 안 되잖아요.”

권하윤이 민승현을 “생각해 주는” 모습을 보자 강수연의 표정은 그제야 조금 풀렸다. 하지만 걱정이 됐는지 신신당부했다.

“이 일 절대로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돼! 너희 집 식구한테도 안돼!”

“알겠어요. 그러면 아이에 관한 일은 어떻게…….”

“급할 거 없어. 아직 젊으니까.”

“알겠어요, 어머님.”

권하윤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들이 이런 문제가 있으니 강수연은 마치 큰 꼬투리라도 잡힌 듯 권하윤에게 예전처럼 막 대하지 못했다.

“너 운전했지? 나 병원에 좀 데려다줘.”

찻집 문을 나서는 순간 강수연은 어깨에 걸친 숄로 몸을 더욱 감싸며 물었다.

사실 그녀는 운전기사더러 데려다 달라고 할 수 있었지만 아들의 일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라도 할까 봐 권하윤더러 데려다 달라고 하는 걸 선택했다.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리듯 허둥대는 예비 시어머니의 모습에 권하윤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뭔가를 말하려는 찰나 길 건너편에 세워진 익숙한 차를 발견하고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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