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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혀를 잘라버리다

블랙썬.

“민혁 형님, 안녕하십니까?”

이른 새벽 한민혁이 방문에 들어서자 로건이 높은 목소리로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한민혁은 목을 손으로 슥 베는 동작을 하며 눈을 희번덕였다.

“쉿!”

“쉬 마려우십니까?”

멍한 표정을 지으며 천진하게 물어보는 로건의 모습에 한민혁은 뒷목을 잡더니 그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가 이렇게 긴장한 건 연속 나흘 동안 민도준이 시킨 일을 조사했는데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는 며칠동안 민도준만 만나면 숨어다니곤 했다.

그리고 오늘도 마침 도망가려고 준비하던 그때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민혁, 들어와.”

‘하이고, 그럴 줄 알았다.’

한민혁은 운명을 받아 들이리가도 한 듯 방에 들어서더니 고개를 숙인 채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도, 도준 형.”

“요즘 아주 바쁜가 보네.”

핸드폰을 힐끗거리며 내뱉은 민도준의 말에 한민혁은 그자리에 얼어붙어 울상을 지었다.

“도준 형, 나 진짜 열심히 했어. 그런데 아무리 조사해도 그 돈이 어디 갔는지 나오지 않는다고.”

민도준은 손목에 찬 시계를 힐끗 바라봤다.

“12시 전에 알아 와. 안 그러면 12시 후에 복싱장에서 봐.”

죽은의 통첩을 받은 한민혁은 당장 달려 나가 고액의 보험을 살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영정사진은 어떤 거로 쓰라고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던 찰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방금 받은 문자를 확인하기 바쁘게 정신 없이 민도준에게 달려갔다.

“도준 형, 찾았어!”

핸드폰 액정에 명확히 찍혀있는 돈의 행방을 보는 순간 민도준의 눈에는 웃음기가 언뜻 지나갔다.

“해외라고?”

“응. 어쩐지 찾아내기 어렵다 했어.”

민도준의 위험한 눈빛을 감지한 한민혁은 식은땀을 닦으며 어색한 한마디를 던졌다.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민도준이 벌떡 일어나 고개를 돌렸다.

“오늘 동림 부지는 네가 나 대신 가.”

“뭐? 형은 어디 가려고?”

한민혁의 말에 민도준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거짓말쟁이의 혀를 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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