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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놀랐어?

골목 하나만 돌면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민도준의 차는 점점 가까이 붙어오자 권하윤은 끝내 목숨을 내놓기라도 한 듯 포기했다. 하지만 때마침 내비게이션에 찍힌 병원 이름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순간 희망이 보인 권하윤은 강수연이 보든 말든 상관하지도 않은 채 빨간 신호등이 걸린 틈에 민도준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

그녀의 작전이 먹혀들었는지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어 다시 시동을 걸 때 뒤에 따라붙던 차량은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형 마트 앞 주차장에 멈춰 섰다.

그제야 권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병원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시각, 민도준은 방금 받은 문자를 빤히 바라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우리 지금 비뇨기과로 갈 건데 도준 씨 차가 이런 곳에 나타났다가 만약 누구한테 발각되기라도 하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 어떡해요.]

‘하, 쪼그만 게 말은 잘한다니까. 혀를 잘라버려도 계속 이렇게 재밌을지 모르겠네.’

민도준은 글로브 박스 안에 넣어두었던 가위를 꺼내 손가락에 낀 채 빙빙 돌렸다.

메스 소재로 된 날은 유난히 날카로웠고 날 경계에는 검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건 오래된 핏자국이 말라붙은 거였다.

그 핏자국을 본 순간 민도준의 눈은 마치 흥분에 젖은 듯 반짝거렸고 체내에 숨어 있던 잔인한 DNA가 기승을 부리며 날뛰었다.

한편, 길 건너편에서 강수연은 차에서 내리기 바쁘게 백안에 있던 선글라스를 꺼내 눈을 가리고 턱을 스카프 안으로 파묻었다.

“여기서 기다려.”

“저…….”

그녀는 권하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 문을 닫고 병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 순간 권하윤은 얼른 핸드폰을 꺼내 민도준에게 전화했다.

몇 초간 울리는 연결음에도 그녀의 속은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윽고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그녀는 다급하게 말을 내뱉었다.

“도준 씨?”

“응.”

느긋한 목소리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하지만 권하윤은 조심스럽게 병원 입구를 힐끗거리며 가장 묻고 싶었던 걸 물었다.

“갔어요?”

“왜? 보고 싶어?”

‘보고 싶긴!’

너무 긴장된 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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