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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충분히 향기로워

민도준에게 들킨 권하윤은 어색했는지 아예 국자를 집어 들고 국물을 홀짝거렸다.

하지만 이미 배부른 민도준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입가를 닦았다.

“다 먹었으면 꾸물거리지 말고 일어나.”

그의 말에 권하윤은 몸이 뻣뻣하게 굳더니 눈을 떼굴떼굴 굴렸다.

“저 먼저 샤워하고 올게요.”

“필요 없어.”

민도준은 그녀의 등 뒤까지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붙잡은 채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충분히 향기로워.”

그 말에 권하윤은 어깨를 움츠리며 당장이라도 고개를 땅에 박을 기세였다.

그때 민도준이 옆에 있던 의자 하나를 끌어당겨 그녀의 맞은편에 앉더니 고개를 숙인 그녀를 바라봤다.

“왜 그렇게 긴장해? 싫어?”

“아니요.”

시선이 허공에서 움직여댔지만 권하윤은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

그녀가 마침 본인이 얼마나 프로패셔널한 사람인지 증명하려고 할 때 민도준이 긴 다리로 그녀가 앉아있던 의자를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

그 때문에 권하윤은 앞으로 휘청이며 민도준의 다리 위에 엎드렸다.

그러자 또다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급할 필요 없어. 먼저 대화나 하자고.”

그의 말에 부끄러웠는지 권하윤은 벌떡 일어나며 웅얼거렸다.

“무슨 얘기요?”

“시영에 관한 얘기 어때? 지난번 계획이 틀어지고 걔가 또 하윤 씨 찾아왔었어?”

“…….”

남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발갛게 달아올랐던 권하윤의 얼굴이 점점 원래의 색을 찾았고 부드럽고 온화하던 분위기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잠시 침묵한 끝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며 민도준을 바라봤다.

“왜 갑자기 그건 물어보세요?”

민도준은 손을 권하윤의 다리 위에 올려놓더니 일정한 힘으로 그녀의 다리를 문질러댔다.

“하윤 씨 시영이 말 듣고 내 심기 건드린 거잖아. 걔 성격으론 하윤 씨한테 전에 일에 대해 설명하고 또 다른 미끼를 던졌을 것 같은데.”

두세 마디 말로 본인들의 대화를 대충 추리해 낸 민도준의 모습에 권하윤은 마치 적이라도 만난 모습이었다.

‘설마 내가 시영 언니랑 만난 거 알고 일부러 물어보는 건가?’

그녀의 심장은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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