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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민도준한테 심부름시키다

잠시 눈이 마주치고 난 뒤 민도준의 눈빛에 압도당한 권하윤은 한민혁한테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며 속으로 포기했다.

하지만 그때 민도준이 핸드폰을 도로 호주머니에 넣으며 아리송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굳이 나를 부려 먹어야겠어?”

“어…….”:

“그래. 꼭 기억해 둬.”

권하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쿡 찌르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가 차 키를 집어 들고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권하윤은 믿기지 않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갔나?’

그 뒤로 약 반 시간이 흘렀을 때 민도준이 봉투에 각종 브랜드의 생리대를 하나씩 사 들고 돌아왔다.

그사이 샤워를 하고 나온 권하윤은 눈앞에서 벌어진 믿기지 않는 일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정도면 슈퍼에 있는 거 다 쓸어온 거 아니야?’

“멍해서 뭐 해? 내가 도와줄까?”

잠깐 넋이 나가 있던 권하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권하윤은 재빨리 화장실로 다시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나타났을 때는 이미 정상적인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그 덕에 그녀는 마침내 안전감을 되찾은 것 같았다.

그 시각 민도준은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각도로 내려다보니 마침 절반만 정교하게 가꿔진 정원이 보였다.

전처럼 무질서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민씨 가문 본가처럼 틀에 짜이지도 않아 그저 전보다는 조금 보기에 편안해진 느낌이었다.

민도준이 정원을 쳐다보는 모습을 본 권하윤은 순간 창밖에 버려두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민도준과 몇 걸음 떨어진 안전한 거리에 다다르자 더 이상 그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비록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갓 샤워하고 나온 바디워시 냄새가 뜨거운 열기 때문에 사방으로 흩어지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민도준은 고개를 돌려 꿈쩍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그녀를 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이리 와.”

하지만 권하윤이 약간 망설이자 그의 얼굴에 드러났던 미소가 조금 옅어졌다.

“말 안 들을래?”

상대방의 협박을 눈치챈 권하윤은 할 수 없이 천천히 민도준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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