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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속이려 들다

환혼 무렵, 노을 진 하늘과 저물어 가는 햇빛이 유난히 나른하고 부드러운 빛을 뿜어냈다.

그 시각, 마침 별장에 들어선 민도준의 품을 누군가가 와락 껴안았다. 고개를 숙여 확인해 보니 다름 아닌 권하윤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든 채 민도준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맞이했다.

“도준 씨, 왔어요?”

그러면서 손을 그의 목을 두르며 그가 다른 곳을 볼 수 없게 했다.

훤히 드러난 그녀의 팔을 따라 스쳐보니 그녀는 실크로 된 슬립 원피스만 입고 있었다.

실크 원단 겉면은 어두운 빛 속에서 특이한 빛을 반사했고 부드러운 여자의 몸을 감싸 야릇하면서도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냈다.

“이렇게 야하게 입고 뭐 하려는 거지?”

눈썹을 치켜뜨며 자기를 빤히 보는 민도준의 눈길에 권하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눈앞에 닥친 상황에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이에 권하윤은 오히려 민도준에게 바싹 몸을 붙였다.

“마음에 안 들어요?”

민도준은 권하윤의 허리를 감았던 손으로 그녀의 옆구리를 문지르더니 가볍게 웃었다.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는 제대로 봐야 알겠는데…….”

말을 마친 그는 정말로 그녀를 자기 몸에서 떼어놓고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물론 그들이 있는 곳은 개인 별장이라지만 사방이 훤히 뚫린 정원이었고 시각적인 충격을 주기 위해 일부러 이런 옷을 입었다지만 상대방이 대놓고 뚫어지게 바라보자 권하윤의 몸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부끄럼을 타는 그녀의 모습은 오히려 그런 대담한 옷차림과 대비되어 더욱 유혹적이었다.

분명히 이런 옷을 입는 것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를 꼬시기 위하여 일부러 이렇게 입었다는 것만 생각하면 민도준은 웃음이 났다.

밖에 그렇게 한참을 서 있자 때마침 해가 저물며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와 동시에 민도준의 눈빛도 점점 어두워지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한 바퀴 돌아봐.”

권하윤은 그의 말에 잠시 멈칫하더니 그의 가슴에 폭 안기며 중얼거렸다.

“저 추운데 들어가서 돌면 안 돼요?”

“하긴, 몸이 얼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

“그럼 우리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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