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부서질 것만 같은 고통에 장이명은 어느새 얼굴까지 새빨개졌다.“뭐야. 이거 당장 안 놔?”그제야 손에 힘을 푼 임지환이 짐짓 모르는 척 어깨를 으쓱했다.“아, 죄송합니다. 풍문으로만 듣던 분을 실제로 뵙게 되어 제가 잠깐 흥분했나 봅니다.”“야, 너 진짜 죽고 싶어?”어느새 깡마른 중년 남자 뒤에 숨은 장이영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아저씨, 저 자식 하는 꼴 봤지? 어떻게 좀 해봐!”장이영의 소란에 지금까지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던 박군영이 스르륵 눈을 떴다.그리고 그 순간, 눈빛에서 뿜겨져나오는 기가 날카로운 칼날처럼 임지환의 얼굴을 스쳤다.깡마른 몸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에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자부하는 진운도 저도 모르게 눈길을 피하고 말았다.‘아... 이번에야말로 지환 씨... 꽤 위험해지겠는걸...’이런 생각과 함께 조심스레 임지환을 돌아본 진운, 하지만 놀랍게도 임지환은 여전히 무덤덤한 모습이었다.‘뭐지? 내가 잘못 봤을 리가 없는데? 방금 그건 분명 공격이었어.’깜짝 놀란 건 박군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를 담은 눈빛 한 번에 나름 강자라고 자부하는 이들도 바로 첫 기싸움에서 밀리는 게 보통인데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이 청년에게는 조금의 타격도 입히지 못했으니 놀랄 만도 했다.‘설마... 종사급 고수인 건가?’박군영이 의아해 하던 순간, 천천히 한발 앞으로 내딛은 임지환이 온몸의 영기를 두 눈에 모았다.슈욱!그리고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기운이 박군영을 향해 날아갔다.게다가 놀랍게도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그의 눈빛 한 번에 마치 수천, 수만 개의 바늘이 눈을 마구잡이로 찌르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으악!!”결국 기싸움에서 밀린 박군영이 눈을 감싸쥐며 비명을 내질렀다.“목격술이 이 정도라니 나름 대단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거 배우셨죠? 오늘 일로 큰 교훈을 얻으셨길 바랍니다.”무덤덤하게 한 마디 내뱉은 임지환이 발걸음을 옮기려하자 가만히 숨어있던 장이영이 그의 발목을 잡았
씁쓸한 미소와 함께 박군영이 손을 펼치자 섬뜩한 붉은 피가 그대로 드러났고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한 장이영이 기겁하며 비틀거렸다.‘아니... 서로 대놓고 공격을 한 적도 없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그래도 이렇게 물러날 거야? 그게 말이 돼?”박군영의 상태를 보고 임지환과 육체적으로 싸워선 승산이 없다는 걸 인지한 상황이었지만 이대로 물러난다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장이영이었다.“아까 대화하는 걸 들어보면 저쪽도 불멸의 옥초를 노리고 경매에 참석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그 약초를 낙찰받는다면 그거야말로 복수죠. 오늘 있었던 일은 제가 어르신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도련님, 불멸의 옥초는 어르신의 목숨이 달린 약초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낙찰받으셔야 합니다.”“아, 진짜. 나도 알아. 아저씨는 얼른 가서 보고나 드려.”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연신 당부의 말을 전하는 박군영을 향해 장이영은 귀찮다는 얼굴로 선을 저었다.이에 고개를 끄덕인 박군영이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얼른 치료를 받아야 해. 이러다간 정말 실명할지도 몰라.’한편, 경매장에 들어선 장이영은 주위를 쭉 둘러보았다.6번 방으로 들어가는 걸 임지환을 노려보던 장이영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소 대표, 대어가 미끼를 물었어.”“아, 장 대표님, 미끼를 물었다면 다 끝난 거나 마찬가지네요. 미리 축배라도 들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수화기 저편에서 소원용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건방 떨지 마. 상대는 종사급 고수야. 네 시체 거둬줄 자비 따윈 베풀지 않을 테니까 방심하지 말라고.”차가운 얼굴로 전화를 끊은 장이영은 굳게 닫힌 6번 방 문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두고 봐. 불멸의 옥초만 손에 넣으면 모든 치욕을 10배로 갚아줄 테니까!”말을 마친 장이영은 1번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경매장 꼭대기층 6번 방.“제가 예약한 방인데 마음에 드십니까?”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임지환을 보고 있자니 어딘가 불안해지는 진운이었다.“잘하셨어요. 솔직히 말해서 기대 이
“네, 배우고 싶습니다!”진운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눈빛 하나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니. 저것만 마스터하면 웬만한 적은 문제도 아니지.’“목격술은 수련기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수행을 하려면 무예 실력이 일정 경지에 올라야 하죠.”잠깐 멈칫하던 임지환이 진운을 쭉 훑어보았다.“진운 씨는 근골이 너무 약해 무예 수련에 적합한 몸이 아닙니다.”“근골이 약하다... 그럼 따로 이를 보완할 방법은 없는 겁니까?”진운이 집요하게 물어왔다.솔직히 임지환을 알기 전까지만 해도 진운에게 무예 수련자들은 육체만 튼튼하고 머리는 단순무식한 작자들일 뿐이었다.하지만 초능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임지환의 실력을 직접 목격한 뒤에는 강함에 대한 열망이 점차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방법이야 있지만 굉장히 어렵습니다.”애초에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기에 진운은 오히려 활짝 미소를 지었다.털썩.어느새 털썩 무릎을 꿇은 진운이 말했다.“부디 제게 무예 수련의 길을 알려주십시오. 평생 지환 씨를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단단한 눈빛의 진운을 빤히 바라보던 임지환은 그를 부축하여 일으킨 뒤 어깨를 토닥여주었다.“좋습니다. 지금은 일단 불멸의 옥초를 손에 넣는 데 집중하도록 하죠.”“걱정하지 마십시오. 가산을 탕진하는 한이 있어도 낙찰받을 테니까요.”말을 마친 진운은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오늘 이 경매를 위해 정말 전 재산을 동용한 진운을 바라보던 임지환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경매장 입구.“아니, 초대장도 진짜라면서 왜 입장 불가인거죠?”오프숄더 스타일의 블랙드레스를 입은 배지수가 다급하게 물었다.“설명은 충분히 드렸잖습니까. 귀하께서 소지하신 건 1인용 초대장이라 1장에 한 명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경매장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지만 유옥진은 여전히 억지를 부렸다.“우린 진운 대표가 초대한 귀빈이야. 우릴 이렇게 문전박대 해도 정말 괜찮겠어?”“그러니까. 초대장이면 초대장이지 뭐 따로 레벨을 나
“1인용 초대장? 살다 살다 그딴 소리는 처음 들어보네. 보아하니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어디서 어른한테 눈을 동그랗게 뜨고.”유옥진의 앙칼진 목소리에 경매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들에게 쏠렸다.“엄마.”쪽팔린 마음에 배지수가 엄마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뭐 그런 말씀까지 하세요.”한편, 그제야 배지수의 얼굴을 확인한 안양인은 두 눈을 번뜩이더니 침까지 꿀꺽 삼켰다.‘하아... 이런 미인이. 내가 이렇게 예쁜 여자를 놓칠 리가 없는데 말이지. 희한하구만. 몸매며, 얼굴이며... 연예인 못지 않아.’특히 배지수 특유의 여리여리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안양인이었다. ‘저런 여자를 품을 수 있다면... 내 수명 몇 년 정도 내줘도 괜찮을 것 같은데...’이런저런 생각끝에 안양인이 한발 앞으로 나섰다.“아, 전 승천 경매장 안양인 회장입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 들어봐도 될까요? 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사람 좋은 친절한 미소에 배지수의 경계심도 어느 정도 풀렸다.“아, 왕 회장님. 저는 진운 대표님 초대로 경매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 초대장도 그분이 보내주신 거고요.”안양인에게 해명하면서도 배지수의 시선은 경매장 입구 쪽을 향했다.진운이 먼저 다가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 나름 첫 데이트부터 지각하는 꼴은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진운 대표 친구라고요?”진운의 초대를 받고 왔다는 말에 주책맞은 설렘으로 부풀어올랐던 마음이 추욱 꺼져버렸다.“그런 거면 진 대표님께 전화 한 통 하면 될 텐데요.”“아... 그게. 제가 그분 연락처가 없어서요. 회장님께서 대신 걸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방금 전까지 친구라고 해놓고 연락처가 없다는 말을 하자니 왠지 얼굴이 뜨거워졌다.“아, 별일도 아닌데요 뭐.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배지수를 힐끗 바라보던 안양인이 휴대폰을 꺼냈다.‘진운... 어쩐지 웬만한 여자들은 쳐다도 안 보더라니. 저 정도 여자는 되어야 눈에 들어온다 이건가? 응? 통화중이네?’전화를
오늘 이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소항에서 으뜸가는 재벌가들과 정치가들이다.그 누구의 명함을 꺼내 들어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들이다.안양인은 내색을 하지 않고 머리를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차라리 이렇게 합시다. 먼저 이분들을 응접실에 가서 기다리도록 안배할게요. 이따가 배지수 씨가 둘째 도련님을 만나고 난 뒤 다시 이분들을 데리고 가도 늦지 않았어요.""자, 가시죠!"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수하의 직원들에게 눈짓을 했다.이 사람들은 모두 안양인이 직접 훈련시켰기에 당연히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유옥진과 배준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들은 두 사람의 곁으로 다가갔다.모신다고 했지만 사실 반은 위협적인 뜻도 있었다.이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이 어찌 감히 입을 열겠는가. 결국 달갑지 않게 응접실로 이끌려갈 수밖에 없었다."따라오세요!"안양인이 손을 휘저으며 앞장섰다."그래요!"그가 더 이상 지나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배지수는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양인의 뒤를 따라 경매장에 들어갔다.앞에서 걷고 있는 안양인은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가 배지수를 데리고 경매장에 들어간 것은 당연히 선의를 베풀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녀가 진운과 정말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만약 그녀가 정말 진운이 초대한 귀한 손님이라면.그가 이렇게 하는 것도 진운이 자신에게 신세를 지게 한 셈이다.만약 배지수가 얼렁뚱땅 지어낸 것이라면... 그 뒤에는 어떻게 그녀를 처리하든 모두 안양인의 손끝에 달려 있지 않은가?어떻게 하든 그는 이길 것이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둘째 도련님께 말씀을 드리고 난 후, 도련님께서 직접 데리러 오게 할 겁니다."안양인은 배지수를 꼭대기 층에 비어있는 룸으로 데리고 가서 바로 떠났다."꼭대기 층의 룸은 역시나 으리으리하네!"배지수는 투명한 천막 앞으로 걸어갔다.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보기만 하면 그녀는 경매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이런 V
"별일 없으면 저는 먼저 갈게요!"안양인은 비록 지금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얼굴에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지금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경매장에 쏠려있다.위층의 배지수가 둘째 도련님이 초대한 사람이 아니라면...그때가 되면 문만 닫으면 이 여자는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가 있다!"온 김에 좀 이따 가시죠. 잠시 후 안양인 씨가 힘을 써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몰라서요!"임지환이 담담하게 말했다.안양인은 임지환이 이곳에 머무르라는 말을 듣고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그는 원래 이 기회를 틈타 미녀와 함께 스킨십을 가지려 했다."임 선생님. 이건 조금 타당하지 않은 것 같네요! 저는 아무래도 주최측이니 이유 없이 자리를 비우면 아마도..."안양인은 애써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임지환은 그를 힐긋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가고 싶으면 가셔도 됩니다. 그러나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안양인은 멍해졌다."임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오늘의 경매에는 내가 원하는 물건이 있어요. 만약 안 회장님이 경제적으로 10억 원 정도를 도우신다면 아주 감사할 것입니다."임지환은 웃어 보였다."10억 원이요?"안양인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솟구쳤다.‘이 녀석, 아주 단단히 한몫 떼려는 거구나?’그리고 이내 진운이 웃는 듯 마는 듯 말을 이었다."안 회장, 천향각에서 임 선생님에게 부탁했던 일을 잊은 건 아니죠?""그건... 당연히 잊지 않았죠. 하지만 10억 원이라니 너무 많지 않나요?"안양인의 얼굴을 조금 일그러졌다.그는 비록 몇백억에 달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호텔이나 경매장, 그리고 고급차와 같은 고정 자산이다.카드의 유동 자금은 모두 합쳐 30억 원 정도다.그가 단번에 10억을 내놓으라 하는 것은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 괴롭다!명의상은 체당금이라 경매가 끝나면 그대로 돌려줘야 하지만 이곳에서 진운은 제외하고 임지환의 내력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소항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 임 선생에 대해 안양인은 정말 많은
안양인은 눈동자를 한 바퀴 굴리더니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임 선생님께서 사람을 보는 눈이야 당연히 틀리지 않았죠! 10억 원 정도야 드리면 그만입니다!"안양인은 재빨리 자신의 간판 웃음으로 표정을 바꾸었다.주지 않으려 해도 방법이 없다!그에게 백배의 용기를 준다 해도 그는 자신의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할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안 회장님은 역시나 시원시원하신 분이네요. 그럼 지금 바로 계좌 이체해 주세요!"진운은 이미 핸드폰을 꺼내 안양인의 곁으로 갔다."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어요?"안양인은 상대가 이렇게 독할 줄 몰랐기 때문에 조금 내키지 않았다."안 회장님, 안 회장님은 이 경매장의 대주주세요. 경매장의 규칙에 따라 먼저 낙찰을 한 후 나중에 돈을 갚을 수 있을까요?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이 돈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외상으로 하죠."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연히 안 됩니다!"안양인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이야?’만약 자신이 임지환에게 특혜를 준 사실을 끝난 후 장 씨 집안에서 알게 된다면 그의 경매장은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한다!승천 경매장은 그의 심혈이 가득 담겨있다.그는 절대로 아무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이곳을 건드리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럼 뭘 망설이는 거예요?"진운은 발을 내밀어 발 옆에 튀어나온 깨진 나무토막을 일부러 밟았다.말속에 담긴 위협의 뜻은 말을 하지 않아도 확실했다."방금은 그저 농담일 뿐입니다. 지금 이체할게요!"이 상황을 보고 안양인이 어찌 감히 망설일 수 있을까?그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진운에게 이체를 시작했다.몸값이 어마어마한 그들과 같은 재벌들은 하루 동안의 은행 이체 금액만 몇십억에 도달하니 당연히 한도제한은 없었다.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10억 원이라는 거액은 이미 진운이 임지환을 위해 따로 개설한 계좌에 입금되었다!"돈은 이체했으니 지금 가도 될까요?"안양인의 표정은 침울했고 마치 부모라도 잃은 모습이었다.그
그가 무예를 익히려는 생각은 또 적잖이 절박해졌다!아래층, 경매 현장."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 안녕하세요!""바쁜 와중에 저희 승천 경매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남녀 사회자가 입장하면서 이 경매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어여쁜 여 사회자는 말을 마친 뒤 말머리를 돌려 신비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이번 경매가 시작되기 전, 특별 게스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경매장의 관중들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경매장의 불빛은 갑자기 모두 꺼졌다.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매장은 순간 어둠 속에 빠졌다."경매장에서 경매는 안 하고 이렇게 요란스러운 것을 계획하다니. 무슨 의미가 있어?""우리는 경매에 참가하러 온 것이지 공연을 보러 온 것도 아니고. 특별 게스트는 개뿔!""..."순간 경매장에서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안 회장님. 또 몰래 음모를 꾸민 건가요?"룸에 있던 진운은 어둠에 빠진 경매장을 보며 불쾌한 표정으로 안양인을 바라보았다.진운의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진 안양인은 다급히 해명했다."둘째 도련님,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이번에 경매장을 홍보하기 위해 특별히 큰돈을 들여 인기 많은 톱스타를 모셨어요.""그리고 그녀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는 먼저 노코멘트하게 해주세요! 하지만 그녀가 나오고 나면 다들 이 짧은 기다림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와도 같은 그 여자의 얼굴을 생각하니 안양인은 저도 몰래 손을 비볐다."홍보에는 도가 텄네요?"임지환이 웃었다.‘탁!’경매장의 스포트라이트가 천천히 켜졌고 수많은 빛줄기가 한곳에 모였다.그 후 청순하고 아름다운 그림자가 무대 위에 나타났다.흰 망사가 덮인 드레스를 입은 청순한 미녀가 나풀나풀 춤을 추기 시작했고 긴 소매를 저으며 흐르는 물처럼 몸짓이 유연했다.날렵한 자태는 기러기가 날아가는 듯했고, 부드러운 움직임은 물속을 헤엄치는 용과도 같았다.궁중 무용이 끝나자 현장은 정적에 잠겼다.모두들 이 나비와도 같은 춤사위에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