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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나더러 제자를 받으라고?”

임지환의 표정이 묘해졌다.

전에 소태진이 제자 타령하더니 이번엔 이민재가 이러네...

임지환은 이 노인들이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 건지 궁금해졌다.

“안 받아!”

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민재는 임지환이 이렇게 단칼에 거절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해 잠시 멍해졌다.

이래 봬도 명의라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한 자기가 어디를 가든 분명 환영받고 존중받을 정도인데 임지환에게 이토록 매정하게 거절당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거절하는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이민재는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다.

“넌 너무 늙었고 못생겼잖아. 내가 원하는 건 미인이란 말이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한테 관심이 생기겠어?”

임지환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네?”

이민재는 입이 떡 벌어져 말을 잇지 못했다.

설마 자기가 단호하게 거절당한 이유가 늙고 못생긴 데다 미인이 아니기 때문일 줄이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청월이 옆에서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영감, 내가 좋은 방법 하나 알려줄까?”

“무슨 방법인데요?”

이민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외국에 가서 성전환 수술하고 얼굴 리프팅까지 하고 오면 돼. 그러면 내가 임지환에게 널 제자 삼으라고 말해볼게.”

이청월은 말을 마치자마자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렸다.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허청열과 화도윤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체면을 생각해서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

“당신들... 이건 너무하잖아요! 제자를 안 받는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사람을 모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이민재는 눈을 부라리며 씩씩댔고 분노가 가득 찬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평생 힘들게 쌓아온 명성이 오늘 하루 만에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널 제자로 안 받는 이유는 네가 미인이 아니거나 늙어서도 아니야.”

임지환은 조금 모자란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을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도대체 왜 안 받는 겁니까?”

이민재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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