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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작가: 김평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10 19:00:00
김민식이 하현진의 가족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은소혜는 분노에 차올랐다. 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도하가 부상당한 지금, 혼자서 하현진의 가족들을 구출할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초조한 마음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진도하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미간을 찌푸린 채 엄청난 고통을 견디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상처 부위에서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은소혜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런데 진도하는 그 순간,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은소혜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은소혜는 무언가 말하려 입을 열었지만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 순간, 은소혜의 마음이 전에 없이 흔들렸다.

갑자기 진도하가 입을 열었다.

“김민식, 나를 데려가려던 거 아니었나? 가자.”

김민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야지. 상황을 잘 파악했군.”

그 말이 끝나자 김민식은 손짓으로 명령했고, 몇 명의 가면을 쓴 자들이 하현진의 가족들을 땅에서 끌어 올렸다.

하현진의 부모님과 누나, 동생은 모두 겁에 질려 울먹이기 시작했다.

가면을 쓴 자들 중 한 명이 그들을 거칠게 발로 차며 외쳤다.

“또 울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거야!”

하현진의 부모님과 누나, 동생은 두려움에 떨며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는 오직 공포만이 가득했다.

이 모습을 본 하현진은 슬픔에 몸을 떨며 그들을 구하려고 달려들었지만 은소혜가 그의 팔을 꽉 잡고 있었다.

그때 진도하는 가면을 쓴 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저들을 한 번만 더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어!”

가면을 쓴 자들은 비웃으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너 지금 기운도 못 쓰면서 우리한테 큰소리치는 거야? 우리가 널 먼저 처리할 수도 있어.”

진도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와봐. 어디 한번 해보자고. 네가 내 상대가 될 수 있는지!”

지금 진도하는 기운을 다룰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는 많은 비장의 카드가 있었고, 용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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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12화

    진도하가 하현진의 가족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김민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네가 얌전히 따라오면 저들을 확실히 풀어주지.”김민식은 진도하가 믿지 않을까 봐 덧붙였다.“믿어도 돼. 이번엔 진심이니까. 저들은 그냥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야. 나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내가 왜 죽이겠어?”진도하는 사실 김민식이 하현진의 가족들을 풀어줄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시간을 끌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냉소적으로 말했다.“당신 말이 사실이길 바라.”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스승님, 도대체 왜 이렇게 늦으시는 거죠?’태초서원은 여기서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이미 남궁 장로에게 연락했으니 지금쯤 도착해야 했다. 그러나 남궁 장로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마 무슨 일로 발이 묶였거나 그가 보낸 신호를 받지 못한 것일지도 몰랐다.하지만 진도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최악의 경우 나중에 기회를 봐서 용음검을 사용하면 될 테니까. 용음검이 독자적으로 움직일 때의 위력은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다.이때 김민식이 조금 짜증 난 듯한 표정으로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가자!”그러고는 몸을 돌렸다. 동시에 가면을 쓴 몇 명이 진도하를 둘러싸며 재촉했다.“빨리 가!”진도하는 태연하게 말했다.“가면 되잖아, 뭘 그렇게 재촉해?”가면을 쓴 자들은 짜증 섞인 눈빛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그를 공격하려는 듯했다. 진도하는 비웃으며 말했다.“뭐, 나랑 싸워보겠다고? 네가 나한테 손끝이라도 댈 수 있을 것 같아?”진도하의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가면을 쓴 자들은 잠시 주춤했다. 그 순간, 그들은 정말로 진도하를 건드리는 것을 주저했다.김민식이 화가 난 듯이 소리쳤다.“다들 그만하고 빨리 움직여!”김민식의 불쾌한 기색을 보자 가면을 쓴 자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진도하를 재촉했다.“대체 갈 거야, 말 거야?”“당연히 가야지.”진도하는 가면을 쓴 자들을 흘긋 보고는 앞으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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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13화

    가면을 쓴 자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발을 움직이려 했지만 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들뿐만 아니라 김민식과 다른 사람들까지도 모두 움직일 수 없었다.이 상황을 본 진도하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마음속에 기쁨이 피어올랐다.“이게 무슨 일이야?”김민식은 화를 내며 외쳤다.“누가 장난을 치고 있는 거야?”그 순간, 한 인물이 김민식 앞에 나타났다. 바로 진도하의 스승, 남궁 장로였다.남궁 장로는 김민식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민식아, 오랜만이구나. 나도 몰라보겠느냐?”김민식은 남궁 장로를 보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남궁... 장로님!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허허... 내가 안 왔으면 내 제자가 자네한테 죽을 뻔하지 않았나?”남궁 장로는 평온한 얼굴을 유지했지만 그 표정 아래에 깊은 분노가 담겨 있음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었다.남궁 장로는 진도하가 영적 기운을 자신의 영패에 주입한 순간, 진도하에게 위험이 닥친 것을 감지하고 즉시 이곳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그는 성급히 행동하지 않고, 진도하의 저택 근처에서 김민식 일행이 지나갈 길목에 절대 영역을 펼쳤다.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절대 영역에 들어오게 되면 남궁 장로는 그들을 조종해 안전하게 김민식이 인질로 잡은 사람들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진도하가 걸어가면서 낯익은 느낌을 받았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남궁 장로의 절대 영역에 무의식적으로 들어온 것이었다.이제 진도하의 마음속에서 쌓였던 긴장이 모두 풀렸다. 반면 김민식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는 진도하를 찾아오기 전에 이곳의 상황을 철저히 조사했다. 남궁 장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사람을 보내 주변을 봉쇄하기까지 했지만 남궁 장로가 결국 나타난 것이다.남궁 장로는 김민식을 흘끗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진도하에게 다가가 말했다.“넌 정말 바보구나. 저놈이 하라는 대로 다 하다니, 왜 날 기다리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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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14화

    남궁 장로는 진도하의 어깨에서 단검을 뽑아 들고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된단 말이냐?”“죽을 거라고요!”진도하는 온몸의 통증을 참으며 대답했다.“이 단검에 문제가 있어요. 제 영적 기운을 억누르는 것 같아서, 기운을 전혀 쓸 수가 없단 말입니다.”남궁 장로는 아무 대꾸도 없이 진도하의 상처에 몇 번 손가락을 빠르게 짚었다.그 순간 진도하는 몸속의 영적 기운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진도하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는 감격스러운 눈으로 스승님을 바라보았다.남궁 장로는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몸속의 영적 기운을 다시 쓸 수 있을 게다.”그러고는 방금 뽑아낸 단검을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던지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이 정도는 별거 아니지.”진도하는 그제야 스승님이 처음부터 단검의 이상을 눈치채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망설임 없이 단검을 뽑아낸 것이었다.진도하는 몸속의 영적 기운을 시험 삼아 조금 조절해 보았다. 역시나, 그 익숙한 느낌이 돌아왔다.단전 속 작은 금인이 다시금 빛나고 있었다.진도하는 스승님을 향해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남궁 장로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아직 좋아하긴 일러. 지금은 잠시 회복한 것일 뿐이야. 완전히 회복하려면 특별한 약재와 기회를 찾아야 할 게다.”방금 내려놨던 진도하의 마음이 다시 불안해졌다. 그는 남궁 장로를 바라보며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남궁 장로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우선 저들을 구해내야 하지 않겠느냐.”남궁 장로는 얼굴에 가면을 쓴 이들이 하현진의 가족을 붙잡고 있는 곳을 가리켰다.진도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곧장 가면 쓴 자들의 곁으로 달려가 그들의 손을 비틀어 하현진의 가족들을 풀어주었다.하현진의 부모와 누나는 풀려나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정말 감사드립니다. 우리 가족을 구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하현진의 부모는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진도하와 남궁 장로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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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15화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려 했다. 그때 남궁 장로가 다가와 말했다.“복용해. 그 단약이 네 상처에 아주 효과가 있을 거야.”은소혜도 덧붙였다.“우리 사이에 무슨 사양이야, 얼른 먹어.”진도하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은소혜가 건넨 단약을 받아 들고 단숨에 삼켰다.단약을 삼키자마자 진도하는 단전 속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급히 내관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 보니, 단전 속에서 맹렬한 불꽃이 일어나 있었다.이 불꽃은 단전 속 작은 금인을 완전히 감싸고 있었으며 작은 금인은 그 불꽃 속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었다.진도하는 이 순간, 은소혜가 준 단약이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나중에 진도하는 은소혜가 그 단약을 대부경 9단계를 돌파하여 귀일경에 이를 때 사용하려고 준비해 둔 것임을 알게 되었다.“가자. 우선 여기서 나가.”남궁 장로가 갑자기 말했다.“알겠습니다.”진도하와 은소혜는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세 사람은 남궁 장로의 절대 영역에서 나왔다. 이때 하현진도 부모와 누나, 동생의 감정을 달래고는 진도하에게 달려와 말했다.“도하 형님, 감사합니다. 제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하현진은 말하면서 눈가가 붉어졌다.진도하는 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이 일은 내 잘못이야. 내가 너의 가족을 끌어들였기 때문이야.”하현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형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탓할 사람은 오직 김민식이에요. 그가 너무 비겁했을 뿐이죠.”진도하는 다시 한번 하현진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김민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김민식과 그의 부하들은 여전히 남궁 장로의 절대 영역 안에 갇혀 있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말조차 할 수 없었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뿐이었다.김민식은 눈에 불꽃을 담고 진도하를 노려보았다.진도하는 그런 김민식을 무시하며 남궁 장로에게 물었다.“스승님, 저들을 어떻게 처리할까요?”남궁 장로는 되물었다.“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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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16화

    진도하는 냉랭한 눈빛으로 김민식을 바라보며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당장이라도 검을 들어 김민식을 찌르고 싶었지만 남궁 장로가 이미 고개를 저었기에 그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그때, 진도하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김민식은 청룡시의 부성주야. 네가 그를 공개적으로 죽이면 사대 주성에서 연합하여 널 추격할 거다. 나라는 스승이 있으니 두려워할 건 없지만, 대염의 단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러니 복수를 원한다면 그에게 정식으로 도전해. 그가 받아들인다면 너는 당당하게 그와 싸울 수 있어. 승패와 상관없이 사대 주성의 보복을 받지 않게 될 거야.”잠시 멈칫하던 진도하는 곧바로 남궁 장로가 자신에게 전언을 보낸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남궁 장로가 고개를 저은 이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이해했다. 남궁 장로는 사적인 감정으로 대염 수련자들의 단결에 영향이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진도하는 마음속 분노를 억누르고 김민식에게 말했다.“왜? 도망치려는 거야? 복수할 생각은 없는 거고?”김민식은 비웃으며 말했다.“남궁 장로가 여기 있다고 해서 내가 널 죽이지 못할 것 같아? 남궁 장로가 널 잠시 지킬 수는 있어도 영원히 지킬 순 없을 거야.”진도하는 무심한 눈빛으로 김민식을 보며 말했다.“스승님은 우리 두 사람의 원한에 개입하지 않으실 거야. 복수하고 싶지 않아? 지금 내가 공식적으로 도전을 제안할게. 3개월 후 청룡시 밖에서 결투해. 죽고 사는 건 그때 결정되겠지. 감히 받아들일 수 있겠어?”진도하의 말이 끝나자 김민식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김민식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크게 웃었다. 몇 번 웃고 나서 그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 말했다.“대부경 1단계 수련자 주제에 감히 나를 도전한다고? 네가 좀 재능이 있다고 해서 대부경 4단계의 사람을 이겼다고 자만하는 거야? 네가 내 경지를 알기나 해?”김민식은 그 말을 마치자마자 자신의 기운을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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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17화

    ‘하늘도 날 돕는구나!’남궁 장로가 한마디를 덧붙였다.“자네 따위는 내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네.”이 말이 나오자 김민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남궁 장로를 깊이 쳐다본 후 고개를 돌려 말했다.“가자!”그리고 나서 그는 가면을 쓴 무리를 이끌고 이곳을 떠났다.진도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김민식 일행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살기를 내뿜었다. 그러던 중 그는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다행히도 남궁 장로가 빠르게 그를 붙잡았다.이때 진도하는 아주 약간의 의식만 남아 있었다. 그는 은소혜가 다급하게 달려와 자신을 부르며 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았다. “도하야, 괜찮아? 도하야!”진도하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은소혜에게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진도하가 다시 의식을 되찾았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그는 은소혜가 자신의 침대 옆을 왔다 갔다 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너 뭐 하고 있어?”진도하는 머리가 깨질 듯 아픈 상태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힘이 없었다.은소혜는 진도하의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멈칫하더니, 곧바로 침대로 다가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깼어?”“응.”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물었다.“나 왜 쓰러진 거야?”“남궁 장로님이 말하시길, 네가 과다 출혈로 인해 기절한 거래.”은소혜가 대답했다.진도하는 고개를 숙여 자기 어깨뼈를 살펴보았다. 이미 붕대로 잘 감겨 있었다. 아마 김민식이 떠난 후 긴장이 풀리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힘이 빠져서 기절한 것 같았다.“그런데 내 스승님은 어디 가셨지?”그가 물었다.“남궁 장로님은 태초서원으로 돌아가셨어.”은소혜가 대답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물었다. “진이는?”“집으로 돌려보냈어.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게 하려고.”은소혜가 대답했다.이 말을 들은 진도하는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며 몸을 일으켰다.“너 어떻게 집으로 보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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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18화

    은소혜가 작은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잠시 후 그녀는 손에 직사각형 상자를 들고 돌아왔다. 그녀는 상자를 진도하에게 건네며 말했다.“이건 남궁 장로님이 태초서원에서 직접 가져온 거야. 이거 너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래.”진도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상자를 받아 들고 물었다.“이게 뭐야?”은소혜는 웃으며 말했다.“남궁 장로님이 뭐라고 말씀하진 않으셨어. 직접 열어보면 알 수 있잖아.”진도하는 순간 당황하며 웃음을 지었다. 상자를 열어보면 될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는 생각에 그는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린 후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뼈 한 조각이 들어 있었다.뼈의 표면은 오래된 듯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진도하는 뼈를 손에 들어 살펴보았다. 그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이 들며 마치 무언가 두려운 존재가 자신을 응시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진도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이거 무슨 뼈야? 왜 이렇게 강한 기운이 느껴지지?”은소혜가 옆에서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세상에, 이거 용골이야! 용의 뼈라고!”“용골?”“맞아! 이건 정말 귀한 물건이야!”은소혜는 흥분한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남궁 장로님이 어깨뼈를 치료해 주시려고 태초서원의 유일한 용골을 가져오셨어.”진도하는 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용골이 그렇게 대단해? 정말 귀한 거야? 태초서원에 딱 하나밖에 없어?”은소혜는 진도하의 질문에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귀하지. 태초서원에 딱 하나, 아니, 대염 전체에 이 한 조각밖에 없어!”은소혜의 말에 진도하는 큰 충격을 받았다.“대염에 단 하나뿐이라고?”“맞아! 그 유일한 용골이 태초서원에 보관되어 있었어. 그것도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는 거였는데, 남궁 장로님이 너를 구하려고 그걸 꺼내오셨어.”은소혜는 깊은 감동을 받으며 말했다.진도하는 남궁 장로가 자신을 위해 용골을 가져왔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남궁 장로가 자신을 아끼고 있음을 알았지만 대염에서 유일한 용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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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고 청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며 진도하는 마음속에 따뜻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저 정말 괜찮아요, 큰 부상은 아니에요.”“에이, 저를 속이려고 하시면 안 되죠.”독고 청의는 진도하를 한 번 흘겨보며 말했다.“3개월 후에 김민식과 대결하신다는 소식이 온 동네에 퍼졌습니다. 어깨 부상도 다들 알고 있더라고요.”“그런가요? 그렇게 크게 소문이 났나요?”진도하는 코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독고 청의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알리지 않았는데 이미 소문이 퍼진 상황이었다.독고 청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요. 태초서원의 신입생이자 대부경 1단계로 청룡시 부성주인 대부경 6단계를 도전하는데, 당연히 떠들썩할 수밖에 없죠.”진도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음을 지었다.분명히, 김민식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은 너무도 큰 이슈여서 조용히 넘어갈 수 없을 일이었다.“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어깨뼈는 괜찮으신가요? 수련자에게 어깨뼈가 다치는 건 단전이 손상되는 것만큼이나 심각한 일이잖아요.”독고 청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진도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정말 괜찮아요. 어깨뼈는 이제 문제없어요.”독고 청의는 아직 할 말이 남아 있는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진도하는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그건 그렇고,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어요?”독고 청의가 대답했다.“기부 사람 한 명을 매수했더니 도하 씨가 어디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죠.”진도하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이어 독고 청의는 품속에서 책 한 권을 꺼내 진도하에게 건넸다.“이건 무슨 책인가요?”진도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이건 연화술에 관한 책이에요. 남궁 장로님께서 나에게 이 책을 찾아서 도하 씨에게 전해달라고 하셨어요.”독고 청의는 말을 마치고 책을 진도하의 베개 옆에 놓았다.“확인해 보세요. 만약 필요한 책이 아니면 다른 걸 찾아볼게요.”진도하는 책을 펼쳐 몇 장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곧 자신이 필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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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1화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0화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9화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8화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7화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6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5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4화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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