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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진도하가 하현진의 가족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김민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네가 얌전히 따라오면 저들을 확실히 풀어주지.”

김민식은 진도하가 믿지 않을까 봐 덧붙였다.

“믿어도 돼. 이번엔 진심이니까. 저들은 그냥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야. 나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내가 왜 죽이겠어?”

진도하는 사실 김민식이 하현진의 가족들을 풀어줄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시간을 끌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당신 말이 사실이길 바라.”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스승님, 도대체 왜 이렇게 늦으시는 거죠?’

태초서원은 여기서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이미 남궁 장로에게 연락했으니 지금쯤 도착해야 했다. 그러나 남궁 장로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마 무슨 일로 발이 묶였거나 그가 보낸 신호를 받지 못한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진도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나중에 기회를 봐서 용음검을 사용하면 될 테니까. 용음검이 독자적으로 움직일 때의 위력은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다.

이때 김민식이 조금 짜증 난 듯한 표정으로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가자!”

그러고는 몸을 돌렸다. 동시에 가면을 쓴 몇 명이 진도하를 둘러싸며 재촉했다.

“빨리 가!”

진도하는 태연하게 말했다.

“가면 되잖아, 뭘 그렇게 재촉해?”

가면을 쓴 자들은 짜증 섞인 눈빛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그를 공격하려는 듯했다. 진도하는 비웃으며 말했다.

“뭐, 나랑 싸워보겠다고? 네가 나한테 손끝이라도 댈 수 있을 것 같아?”

진도하의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가면을 쓴 자들은 잠시 주춤했다. 그 순간, 그들은 정말로 진도하를 건드리는 것을 주저했다.

김민식이 화가 난 듯이 소리쳤다.

“다들 그만하고 빨리 움직여!”

김민식의 불쾌한 기색을 보자 가면을 쓴 자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진도하를 재촉했다.

“대체 갈 거야, 말 거야?”

“당연히 가야지.”

진도하는 가면을 쓴 자들을 흘긋 보고는 앞으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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