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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가면을 쓴 자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발을 움직이려 했지만 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들뿐만 아니라 김민식과 다른 사람들까지도 모두 움직일 수 없었다.

이 상황을 본 진도하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마음속에 기쁨이 피어올랐다.

“이게 무슨 일이야?”

김민식은 화를 내며 외쳤다.

“누가 장난을 치고 있는 거야?”

그 순간, 한 인물이 김민식 앞에 나타났다. 바로 진도하의 스승, 남궁 장로였다.

남궁 장로는 김민식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

“민식아, 오랜만이구나. 나도 몰라보겠느냐?”

김민식은 남궁 장로를 보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남궁... 장로님!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허허... 내가 안 왔으면 내 제자가 자네한테 죽을 뻔하지 않았나?”

남궁 장로는 평온한 얼굴을 유지했지만 그 표정 아래에 깊은 분노가 담겨 있음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었다.

남궁 장로는 진도하가 영적 기운을 자신의 영패에 주입한 순간, 진도하에게 위험이 닥친 것을 감지하고 즉시 이곳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그는 성급히 행동하지 않고, 진도하의 저택 근처에서 김민식 일행이 지나갈 길목에 절대 영역을 펼쳤다.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절대 영역에 들어오게 되면 남궁 장로는 그들을 조종해 안전하게 김민식이 인질로 잡은 사람들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진도하가 걸어가면서 낯익은 느낌을 받았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남궁 장로의 절대 영역에 무의식적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이제 진도하의 마음속에서 쌓였던 긴장이 모두 풀렸다. 반면 김민식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는 진도하를 찾아오기 전에 이곳의 상황을 철저히 조사했다. 남궁 장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사람을 보내 주변을 봉쇄하기까지 했지만 남궁 장로가 결국 나타난 것이다.

남궁 장로는 김민식을 흘끗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진도하에게 다가가 말했다.

“넌 정말 바보구나. 저놈이 하라는 대로 다 하다니, 왜 날 기다리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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