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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하현진은 웃으며 말했다.

“단순히 청혼하는 거라면 이렇게까지 소문이 퍼질 리 없었겠죠. 중요한 건 청혼이 거의 성공할 때쯤 독고 청의 씨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 말에 원장님 따님이 화가 나서 거리를 쫓아다니며 독고 청의 씨를 죽이려 했다는 거예요. 이게 바로 큰 화제가 된 이유예요.”

하현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듣자하니 청의 씨가 원장님 따님에게 제대로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진도하와 은소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런 일은 독고 청의가 아니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청의 씨가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원장님 따님이 청의 씨를 죽이려고 쫓아다녔을까?”

진도하가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분명 좋은 말은 아니었을 거야.”

은소혜가 대답했다.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야. 이번 일을 겪고 나면 청의 씨도 이제는 말을 가려서 하지 않을까 싶어.”

“누가 알겠어.”

은소혜는 별다른 반응 없이 대답했지만 독고 청의에 큰 믿음이 없는 듯했다.

진도하는 은소혜와 논쟁하고 싶지 않아 화제를 바꾸며 하현진에게 말했다.

“너 빨리 가서 수련이나 해.”

“알았어요!”

하현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빠르게 방을 나섰다.

하현진이 떠난 후 방 안에는 다시 진도하와 은소혜 두 사람만 남았다.

은소혜가 말했다.

“좀 쉴래?”

“아니야. 침대에 누워 있는 게 너무 불편해.”

진도하가 대답했다.

만약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었다면 침대에 누워 있는 게 편했겠지만 지금처럼 어쩔 수 없이 누워 있어야 한다면 아무리 좋아하는 침대라 해도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진도하는 자꾸만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침대에서 일어나 보려고 시도했다.

“일어나지 마!”

은소혜가 말했다.

“남궁 장로님께서 며칠 더 쉬라고 하셨잖아.”

“아니야. 차라리 쉬지 말고 청의 씨가 가져온 이 책이나 빨리 읽어보고 이 용골도 정련해 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

진도하는 그렇게 말하며 이불을 젖혔다.

이불을 젖히자마자 온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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