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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은소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민식과 진도하의 시선이 동시에 그녀에게로 향했다. 은소혜는 여전히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내가 이 일을 해도 되겠죠?”

김민식은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그런 터무니없는 말로 나를 속이려 하지 마. 진도하 대신 네가 하겠다는 거잖아? 그런 건 통하지 않아!”

진도하 역시 서둘러 소리쳤다.

“소혜야, 당장 진이랑 같이 저쪽으로 물러나! 내 일에 너희가 끼어들 필요 없어.”

은소혜가 다시 말하려 하자 진도하가 덧붙였다.

“너 진이 가족을 죽게 만들 생각이야?”

이 말을 들은 은소혜는 망연자실했다.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던 그녀는 결국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인 채 하현진을 끌어당겨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현진은 붉어진 눈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진도하는 손을 흔들어 그를 막았다. 이때 김민식은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다.

“진도하, 마지막으로 세 번을 셀게. 네가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그땐 정말로 저들을 가만두지 않겠어!”

김민식의 말이 끝나자마자 가면을 쓴 네 명이 다시 하현진의 가족들 목에 무기를 바짝 들이댔다. 이 모습을 본 진도하는 분노로 치를 떨며 소리쳤다.

“당장 그만둬! 내가 지금 바로 할 테니까!”

하지만 김민식은 진도하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셋!”

“둘!”

바로 그 순간, 진도하는 주저 없이 손에 든 단검을 자신의 어깨뼈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그가 만약 망설인다면 김민식이 하현진의 가족 전부를 죽이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한 명은 죽여 자신을 압박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절대로 하현진의 가족이 다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망설임 없이 단검을 찔렀다.

푹! 진도하의 어깨뼈가 단검에 의해 관통되었다. 뼈를 뚫고 전신으로 전해지는 날카로운 통증이 그를 엄습했다. 그는 즉시 체내의 기운을 동원해 어깨뼈의 통증을 줄이려 했지만 그 순간 단검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진도하는 놀라서 물었다.

“이건 뭐지?”

그러자 그는 단검에 어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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