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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진도하는 이들이 하현진의 가족임을 알고 난 뒤, 눈에서 분노가 뿜어져 나올 듯했다. 은소혜 또한 상황을 이해하고 칼을 들고 김민식을 노려보며 말했다.

“어서 당신 부하들에게 하현진의 가족을 풀어주라고 해요!”

김민식은 여전히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왜들 그렇게 서두르는지? 내가 그들을 풀어주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던가?”

그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모두 진정들 해. 나는 단지 내 아들의 복수를 위해 여기에 온 것뿐이야. 복수가 끝나면 하현진의 가족을 당연히 풀어줄 거고.”

여기까지 말한 김민식은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어. 너희들이 나와 협력해 줘야만 해. 협력만 한다면 하현진에게 절대 해가 없을 거야!”

그는 잠시 멈추더니 다시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만약 협력하지 않는다면, 그땐 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를 탓하지 마.”

김민식의 표정이 점점 더 잔인해지자, 하현진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네가 감히 저들을 다치게 하기라도 하면, 반드시 복수할 거야!”

김민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현진, 네 가족을 죽일지 말지는 내 손에 달린 게 아니야. 너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

하현진이 다시 무언가를 말하려 하자 진도하가 그를 막아섰다. 진도하는 하현진을 자신 뒤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진아, 걱정하지 마. 네 부모님은 내가 꼭 지켜낼 테니 날 믿어.”

하현진은 그의 말에 차츰 진정하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눈물은 겨우 참고 있었다.

하현진을 진정시킨 후 진도하는 김민식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서려 있었지만 얼굴은 평온하게 일그러지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물었다.

“김민식, 당신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김민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미 여러 번 말했잖아. 난 내 아들의 복수를 하러 왔을 뿐이라고.”

진도하가 소리쳤다.

“복수를 원하면 나를 상대해! 내가 여기 있잖아! 대체 저들을 왜 끌어들였지? 저들이 네 아들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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