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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대체 뭘 원하는 건지 말해봐.”

진도하가 물었다. 그는 지금 극도로 차분했으며 몸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동시에 김민식을 향한 살의가 그의 전신에 가득했다.

김민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별다른 건 없어. 지금 나와 함께 가기만 하면 저들을 풀어줄 거야.”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당신과 함께 갈게.”

어차피 이 일은 진도하가 벌인 일이었고 하현진과 그의 가족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절대 그들을 끌어들이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김민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네가 나와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무슨 일인데?”

진도하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는 김민식이 좋은 말을 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김민식은 미소를 지으며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간단해. 네가 너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돼.”

이 말을 듣자 진도하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꿈도 꾸지 마!”

김민식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공을 폐하지 않아도 돼.”

그는 진도하에게 단검을 하나 던지며 말했다.

“이걸 네 어깨뼈에 찔러 넣기만 하면 되지.”

진도하는 단검을 받아 들고 한 번 살펴보았다. 그 단검은 온통 검은색이었으며 특히 단검 몸체에서 일정한 에너지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이 단검이 일반적인 단검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진도하는 찌푸린 채로 물었다.

“내가 찌르지 않으면 어쩔 건데?”

쓱! 네 명의 가면을 쓴 자들이 동시에 칼을 힘껏 내리눌렀고, 하현진 가족의 목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힘을 주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죽을 상황이었다.

하현진은 그 순간, 눈에 핏발이 서며 가면을 쓴 자들을 노려보았다.

“우리 부모님을 놔줘! 당장 놔줘!”

그는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었지만 은소혜가 하현진을 막아서며 고개를 저었다. 하현진은 무력하게 땅에 주저앉았다.

은소혜가 말했다.

“진아, 걱정하지 마. 우리가 반드시 네 가족을 구해낼 거야. 조금만 진정해.”

하현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소혜는 칼을 움켜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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