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일 그만 내려놔! 나한테 좋은 소식이 있어!!!” 캐리는 흥분한 표정으로 하영에게 다가갔다.그러나 캐리의 목소리는 문 밖의 임수진에게 전해졌다.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더니 다시 문 앞으로 걸어가 자세히 듣기 시작했다.사무실 안.하영은 머리를 안으며 캐리를 바라보았다.“깜짝이야, 너 때문에 놀라죽을 뻔했네.”캐리는 하영의 물컵을 들고 꿀꺽꿀꺽 마셨다.“G, 주강 그룹의 대표님이 널 만나고 싶대!!”“주강 그룹?” 하영은 자세히 생각하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캐리를 바라보았다.“주강 석유를 말하는 거야?!” 하영은 놀라서 물었다.캐리는 흥분해서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바로 이거야!! 지금 우리를 찾아 대량의 복장을 주문하고 싶대! G! 우리 이제 대박 났어! 대박 났다고!”하영은 멈칫하더니 테이블 위에 놓은 손까지 떨렸다.그녀는 주강 그룹이 뜻밖에도 자신을 찾아와 합작할 줄은 몰랐다.주강 그룹은 비록 김제의 회사가 아니지만, 그것은 아시아 석유계를 횡령하는 존재였다. 그들의 공장 직원까지 모두 합치면 족히 수백만 명에 달했다. 게다가 주강 그룹 대표님의 재력은 심지어 유준과 맞설 수 있었다.유준의 명의로 된 분야는 비록 넓지만 유독 석유 업계가 없었다. 그리고 염주강은 석유 만으로 재벌로 거듭난 것이었다.하영은 놀라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고, 잠시 후 캐리를 쳐다보았다.“너... 확실해? 정말이야?”“정말이라고!” 캐리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G, 우리 이제 대박 난 거야!! 어마어마한 주문이 들어왔는데, 우리 회사 설립 이래 가장 큰 주문이라고!! 앞으로 모든 주문은 이것보다 더 클 순 없을 거야!! 장기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면, G! 우리 진짜 큰돈을 벌 수 있다고!!!”하영도 따라서 코가 시큰거렸다.“응! 나도 알아! 그럼 넌 염 대표님의 비서와 만날 시간부터 상의해 봐!”“다음 주 월요일이래!”캐리가 말했다. “이미 상의 끝냈어! 넌 일요일에 출발하면 돼!”하영
MK 그룹.유준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예준이 보낸 영상을 여러 번 재생하고 있었는데,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이 증거들을 그냥 경찰에게 넘기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 같아. 범인이 직접 자신이 이 일을 했다고 인정하면 좋을 텐데.’그러나 이것은 무척 어려웠다.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유준은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을 바라보았는데, 양다인에게 걸려온 전화인 것을 보고, 그의 눈 밑에 갑자기 혐오감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든 순간, 유준은 바로 끊으려고 했다.하지만 양다인이 본가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그는 또 전화를 받았다.유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양다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유준 씨, 제발 나 살려줘...”유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사람 잘못 찾은 것 같은데!”“아니야!” 양다인은 급히 대답했다.“지금 날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정주원 그 사람은 완전히 사이코패스라고...”양다인은 어젯밤에 발생한 일을 유준에게 말했다.그녀는 지금 도움이 필요했고, 그 사람이 누군든, 그녀에게 무슨 일을 시키든, 정주원의 손에서 자신을 구할 수만 있으면 됐다. 유준은 눈빛이 차가워졌다.“이것도 다 네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어!”“그럼 넌 자신의 아버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 양다인은 유준이 전화를 끊을까 봐 얼른 본론을 얘기했다.아니나 다를까, 유준은 멈칫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양다인은 숨을 들이마시며 조심스럽게 방문을 바라보았다.“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 그런데 집사가 어젯밤 어르신에게 무슨 말을 했는데, 안색이 싹 변한 거 있지! 유준 씨, 어르신은 널 어떻게 대했는데, 넌 어르신이 밉지도 않는 거야? 그리고 정주원 씨는 네 어머니를 그렇게 괴롭혔는데, 넌 아무런 느낌도 없는 거냐고?!”유준은 코웃음을 쳤다.“지금 나 부추기려고?”“아니야!”양다인은 부인했다.“난 단지 네가
양다인이 반박하려 하자 정창만은 계속해서 말했다.“만약 나가고 싶다면 앞으로 다시 돌아올 생각하지 마라. 물론 네가 나간 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도 장담할 수 없거든.”정창만은 양다인이 스스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가 만약 나간다면, 그는 양다인이 사람을 죽인 그 일을 기자들에게 털어놓을지도 모른다.정창만이 지금 이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양다인이 아직 정주원의 장남감이기 때문이다. 정주원이 만약 기분이 좋다면, 그녀를 바로 풀어줄지도 모른다.양만인은 두 눈에 한이 가득 맺혔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이를 악물며 방으로 돌아갔다.마네폴리 별장.주희는 오늘도 많은 물건을 사서 예준을 보러 왔다.별장에 들어오자, 그녀는 예준이 소파에 누워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팔은 두 눈을 가리고 있었다. 그의 몸, 그리고 바닥에는 심지어 많은 종이와 사진이 있었다.‘자료를 보다 잠들었구나.’주희는 예준의 곁에 걸어가서 정리해 주려 했지만, 예준이 갑자기 손을 내려놓더니 눈을 떴다.주희를 보자, 예준은 얼른 일어나 몸에 떨어진 자료를 한데 모아 뒤로 숨겼다.“왜 말도 하지 않고 찾아온 거야.” 예준은 다시 바닥에 있는 자료들을 치우기 시작했다.주희는 침묵하며 예준을 바라보다가 그가 물건을 모두 숨긴 후에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예준 오빠, 왜 날 이토록 경계하는 거예요?” 주희는 이해가 안 가서 그에게 물었다.예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어젯밤에 이미 말했잖아. 널 이런 일에 참여시키고 싶지 않다고.”“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요?” 주희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전에 회사를 이전한 일까지 내 도움이 필요했으면서, 이번에는 왜 나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거죠? 난 오빠의 적이 아니란 말이에요! 나한테 말하면 나도 같이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줄 수 있잖아요? 오빠 지금 얼마나 힘들어 보이는지 알아요?”예준은 주희의 손에 든 도시락을 바라보며 말했다.“먹을 거 가지고 왔어? 나 배고프니까 얼른 밥 먹자.
“아니야.” 예준은 씁쓸한 웃음을 머금었다. “내가 너무 쓸모없어서 그래. 그 사람을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 심지어 하영이 이 일로 유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난 복수를 위해 하영더러 유준을 찾아가라고 했어. 따지고 보면 내가 너무 병신이라서 그래.”“아니에요.” 주희는 생각하다 말했다. “정 대표님과 하영 언니는 정말 천생연분 같지 않나요?”예준은 약간 멈칫했다.“넌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오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거예요?”주희는 그에게 물었다.“난 이렇게 생각해요. 오빠는 하영 언니의 마음속에 여전히 정 대표님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언니더러 정 대표님을 찾아가라고 한 거예요. 그나저나 오빠는 줄곧 하영 언니의 생각을 물어봤겠죠? 조금도 강요하지 않았잖아요?”예준은 눈을 드리웠다.“너 지금 날 위해 변명을 하고 있는 것 같아.”“그런 게 아니에요.”주희가 말했다.“오빠는 정 대표님이 하영 언니에게 잘해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또 정 대표님이 하영 언니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게다가... 오빠도 은근히 그들을 떠보고 싶은 거겠죠?”예준은 여전히 자신이 그때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하영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몰랐다.“이제야 알겠네요. 오빠는 정창만 어르신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하영 언니에게 미안해서 그런 거예요!”주희는 일어서더니 우유를 예준에게 건네주었다.예준은 침묵했다. 그는 확실히 하영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그래서 요 며칠 줄곧 자신을 집에 가두며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여 이 일을 해결하려 했다.예준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주희는 계속 말했다.“예준 오빠, 사실 오빠는 하영 언니에게 미안할 필요가 없어요. 오빠는 단지 언니에게 미래를 선택할 권리를 주었을 뿐이니까요.”예준은 여전히 침묵했고, 주희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자, 이 일은 언젠가 해결될 테니까 이제 우리 나가서 밥 먹어요!”예준은 멍해졌다.“먹을 거 가득 사지 않았어
인나는 놀라서 목까지 움츠러들었다.그녀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현욱에게 대들지 못했다. 그래서 인나는 몸을 돌려 그를 달랬다.“현욱 씨, 친구를 데리고 왔으니 그만해요. 이 일은 저녁에 다시 얘기해요, 먼저 친구 접대해야죠!”“기범이 상관할 필요 없어. 혼자 알아서 하겠지!”“그럼 내 체면을 봐서라도 그만하라고요!” 인나는 중얼거렸다.“친구 앞에서 어쩜 딸을 혼내는 것처럼 날 혼내냐고요.”기범도 현욱을 말렸다.“그래, 현욱아, 네 와이프랑 싸우지 마. 아이스크림 하나 가지고...”“닥쳐!” 현욱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아이가 아직 발육되지도 않았는데, 아이스크림 때문에 문제 생기면 네가 책임질 거야??”기범은 남의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았다.현욱은 화가 나서 쓰레기통을 내려놓더니, 주방에 들어가 인나에게 뜨거운 물 한 잔을 따라주었고, 그제야 기범을 바라보았다.“이리 와서 앉아. 집이 그리 크지 않으니까 좀 참고.”“괜찮아.” 기범은 인나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이건 네 와이프가 산 집이야?”“아니에요!”인나가 말했다.“이건 내가 세 들어 사는 집인데.”기범은 말문이 막혔다.“현욱아, 넌 네 와이프에게 집도 하나 안 사준 거야?”“그런 게 아니에요.”인나는 찻잔을 들고 말했다.“내가 이사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그리고 현욱 씨는 직접 3년의 집세를 대신 내줬고요.”“그렇군요.”기범이 말했다.“인나 씨는 강하영 씨의 절친 맞죠? 사이가 많이 좋아 보이는데.”인나는 듣는 순간 경계하기 했다.“갑자기 하영이 얘긴 왜 하는 거예요?”“아, 그런 게 아니에요.” 기범은 급히 설명했다.“강하영 씨가 지금 유준에 대해 아직 감정이 있는지가 궁금해서요.”인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시선은 기범에게서 현욱에게 떨어졌다.“현욱 씨가 나한테 물어보라고 시킨 거예요?”현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녀석이 기어코 따라오겠다고 했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인나는 헛웃음을 지었다.“미안
현욱은 얼른 인나를 달랬다.“흥분하지 마. 아이 놀라겠다. 나도 유준에게서 들었는데, 최근 이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 같아.”“어떻게 처리하려는 거죠? 설마 자신의 아버지를 도와 죄를 씻어내려고요?!”인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물었다.“아니야 그런 거,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야.” 현욱이 설명했다. “유준은 지금 어르신으로 하여금 마땅한 처분을 받게 하려고 하고 있어.”이 말을 듣자 인나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정유준 씨가 하영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인나는 감탄했다.기범은 기회가 온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우리도 유준을 위해 뭔가 해야 하지 않겠어요?”인나는 잠시 생각하다 결국 입을 열었다.“그럼 이렇게 해요, 내가 먼저 하영이에게 물어볼게요, 어때요?”“지금 물어보는 건 어떤가요?”인나는 어이가 없었다. 만약 지금 기범의 말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그는 아마 끊임없이 그녀에게 매달릴 것이다.그래서 인나는 탁자 위의 핸드폰을 들어 하영에게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영은 전화를 받았다.“인나야, 무슨 일이야?”“하영아, 너 지금 뭐해?”하영 쪽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세수하고 있어.”인나는 한숨을 쉬며 하영을 떠보왔다.“하영아, 나 현욱 씨에게 들었는데, 네 아버지가...”하영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응, 이 일로 정유준 씨와 이미 상의 마쳤어.”“어?” 인나는 일부러 놀란 척했다. “이미 정 대표님 찾아간 거야? 그 사람 뭐래?”“현욱 씨가 말 안 했어?” 하영은 의문이 들었고, 인나는 현욱을 한 번 보았다.“아니, 뭐라고 했는데?”“날 위해서 해결할 거라 말했어. 동시에 그의 어머니를 위해서이기도 해.”“대표님 정말 그렇게 말했어? 자신의 친아버지와 맞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그래.” 하영은 감탄했다. “나도 그 남자의 태도가 이렇게 확고할 줄은 몰랐어.”인나는 다리로 현욱을 걷어차며 탁자 위의 물을 건네달라고 했고, 현욱
하영은 유준의 답장을 기다렸다.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유준은 여전히 답장을 하지 않았고, 하영은 문득 그가 지금 무엇을 망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할 말이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요]유준은 하영이 보낸 문자를 주시하며 또 생각에 잠겼다.‘어쩌면 숨기지 않는 게 맞을지도 몰라.’유준은 고민 끝에 문자를 보냈다.[양다인이 오늘 나한테 전화했는데, 그녀를 구해달라고 부탁했어.][???]‘양다인이 정유준 씨에게 자신을 구해달라고 하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유준은 간단하게 설명했다.[정주원이 자신을 학대했다며 나한테 구해달라고 애원했어. 그리고 우리 아버지의 상황을 대신 알아볼 수 있다고 했고.]하영은 얼떨떨해졌다.[양다인이 뭘 알아냈죠?]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타자하는 게 번거로워서 핸드폰으로 얘기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그는 생각을 하다 휴대전화를 접더니 외투를 들고 성큼성큼 서재를 나섰다.하영은 앉아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 유준의 문자를 기다리지 못했다.원래 좀 졸렸던 그녀는 유준의 이 말 때문에 졸음마저 사라졌다.그녀는 이불을 젖히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과일을 좀 먹으면서 답장을 기다리려고 했다. 그러나 슬리퍼를 신자마자 아래층에서 답답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하영은 멍해졌다.‘이 늦은 밤에 대체 누가?’그녀는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을 살펴보니 유준의 차라는 것을 발견했다.하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남자가 왜 갑자기 왔지??]유준이 차에서 내리자, 하영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소파 위에 던진 속옷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더니 얼른 속옷을 드레스룸에 던졌다.그렇게 허둥지둥 정리를 마치자, 문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하영은 즉시 가서 문을 열었고, 유준의 잘생긴 얼굴이 눈앞에 나타나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추운데 뭐 하러 나왔어요?”하영이 자신을 관심하는 것을 보고, 유준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계속 날 이렇게 벌 세울 거야?”하영은 몸을 비키더니 유준더러 들어가게
유준은 천천히 손을 내밀더니 하영의 이마에 흩어진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고, 부드럽고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난 네가 모든 방비를 내려놓고 나와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모습이 좋아.”하영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그의 말에 심장이 맹렬하게 뛰고 있었다.유준의 차가운 손가락이 하영의 피부에 떨어지자, 그 순간 그녀의 모든 이성을 휩쓸었다.하영은 이 어색함을 깨뜨리려고 입술을 움직였지만 목구멍은 솜으로 가득 찬 듯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그녀가 차마 이 분위기를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유준의 시선은 하영의 붉고 윤기가 번지르르한 입술에 떨어졌다, 그의 손도 따라서 하영의 턱을 매만졌다. 점점 다가가는 동시에 그는 길쭉한 손가락에 힘을 주며 하영의 얼굴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익숙한 기운이 덮쳐오자, 하영의 숨결도 따라서 가빠졌다.유준의 입술이 가볍게 그녀의 입술에 떨어진 순간, 모든 오해와 미움은 마치 이 순간 사라진 것 같았다.가벼우면서도 진한 키스였다.애매한 감정이 감돌기 시작하자, 유준은 한 손으로 하영의 몸을 받치더니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그는 고개를 약간 기울였고, 입술은 하영의 귓가에 떨어졌다. 잠기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하영아, 다신 내 곁을 떠나지 마.”다음날.주희가 집에 없었기 때문에 모두들 해가 중천에 뜰 때에야 일어났다.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나 세수를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지만, 서재와 거실에서 하영을 보지 못했다.세희는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나는 배를 주물렀다.“엄만 어디 갔지? 나 너무 배고픈데...”세준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아직도 자고 있겠지, 우리 얼른 올라가보자.”희민과 세희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세준과 다시 위층으로 되돌아갔다.하영의 방 앞에 도착한 다음, 세준은 문을 두드렸다.“엄마, 깨어났어요?”잠시 기다렸지만 아이들은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 세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손잡이를 덥석 잡고 방문을 열었다.그는 고개를 내밀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