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16화 머리가 왜 그렇게 둔해

유준은 천천히 손을 내밀더니 하영의 이마에 흩어진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고, 부드럽고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난 네가 모든 방비를 내려놓고 나와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모습이 좋아.”

하영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그의 말에 심장이 맹렬하게 뛰고 있었다.

유준의 차가운 손가락이 하영의 피부에 떨어지자, 그 순간 그녀의 모든 이성을 휩쓸었다.

하영은 이 어색함을 깨뜨리려고 입술을 움직였지만 목구멍은 솜으로 가득 찬 듯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녀가 차마 이 분위기를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유준의 시선은 하영의 붉고 윤기가 번지르르한 입술에 떨어졌다, 그의 손도 따라서 하영의 턱을 매만졌다. 점점 다가가는 동시에 그는 길쭉한 손가락에 힘을 주며 하영의 얼굴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익숙한 기운이 덮쳐오자, 하영의 숨결도 따라서 가빠졌다.

유준의 입술이 가볍게 그녀의 입술에 떨어진 순간, 모든 오해와 미움은 마치 이 순간 사라진 것 같았다.

가벼우면서도 진한 키스였다.

애매한 감정이 감돌기 시작하자, 유준은 한 손으로 하영의 몸을 받치더니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고개를 약간 기울였고, 입술은 하영의 귓가에 떨어졌다. 잠기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하영아, 다신 내 곁을 떠나지 마.”

다음날.

주희가 집에 없었기 때문에 모두들 해가 중천에 뜰 때에야 일어났다.

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나 세수를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지만, 서재와 거실에서 하영을 보지 못했다.

세희는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나는 배를 주물렀다.

“엄만 어디 갔지? 나 너무 배고픈데...”

세준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

“아직도 자고 있겠지, 우리 얼른 올라가보자.”

희민과 세희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세준과 다시 위층으로 되돌아갔다.

하영의 방 앞에 도착한 다음, 세준은 문을 두드렸다.

“엄마, 깨어났어요?”

잠시 기다렸지만 아이들은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 세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손잡이를 덥석 잡고 방문을 열었다.

그는 고개를 내밀었는데,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