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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계약서

저녁 먹은 후, 하영은 서재로 가서 예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울리자마자 예준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오빠?”

하영이 말했다.

“지금 어디예요?”

예준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좀 피곤해서 오후에 잠깐 눈 좀 붙였는데, 왜 그래?”

“오빠, 사실대로 말해봐요. 도대체 무슨 일 있는 거예요?”

예준은 일부러 홀가분하게 웃었다.

“쓸데없는 생각하네, 오빠한테 무슨 일 있겠어?”

“오빠가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주희가 무슨 얘기 했니?”

“무슨 일 있으면 우리 다 같이 해결하면 안 돼요? 왜 꼭 혼자서 감당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난 이 일을 마음에 두지도 않았는데, 오빠 왜 자책하고 그래요?”

“내가 무능하면 그만이지만, 너까지 끌어들인 것 같아서.”

예준이 말했다.

“계속 이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정말 오빠한테 실망할 거예요. 이건 결코 큰 일이 아니고, 게다가 나도 유준 씨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예준은 멈칫했다.

“정유준과 이미 만난 거야?”

“네.”

하영이 대답했다.

“그리고 유준 씨의 대답도 정말 날 놀라게 했고요...”

하영은 유준이 한 말을 한 번 더 반복했다.

“난 정유준이 승낙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가 이렇게 시원하게 대답할 줄은 몰랐어.”

“그러니까 오빠도 이제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소진 그룹으로 돌아간 거예요?”

“준비하고 있어.”

“좋아요.”

하영은 웃으며 말했다.

“더 이상 이 일로 괴로워하지 마요.”

“알았어.”

일주일 후, 월요일.

캐리는 하영을 공항으로 데려다주었고, 대합실에서 캐리는 핸드폰으로 하영에게 약 이름을 한가득 보냈다.

하영은 어이가 없었다.

“왜 약 이름을 이렇게 많이 보내는 거야? 김제에서 다 살 수 있잖아?”

“나한테 사주라는 게 아니라,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스스로 사러 가라고. 네가 그곳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아플까 봐 걱정돼서 그래.”

“그래도 이렇게 많은 약을 먹을 필요는 없잖아.”

“아이고, 약명 뒤에 설명이 다 쓰여 있잖아? 어젯밤에 내가 진석한테 물어봐서 정리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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