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는 차 열쇠를 꺼내 임수진에게 건네주었다.“그럼 아이들은 임 비서에게 부탁할게. 집에 도착하면 꼭 나한테 전화하고!”임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캐리가 급히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임수진은 손에 든 차 열쇠를 천천히 움켜쥐었다.‘내가 원하는 기회가 바로 이거야.’‘아무도 없고 오직 나만이 두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임수진은 서류를 내려놓고 사무실을 나섰다. 하지만 그녀는 경호원을 찾지 않고 스스로 떠났다.임수진이 차에 오르기 전, 마침 금방 돌아온 소정에게 발각되었다.소정은 별다른 생각없이 얼른 차에 올라타더니 임수진의 차를 뒤따라갔다.‘사장님께서 꼭 임 비서를 잘 주시하라고 분부하셨지.’학교 앞.임수진은 선생님들과 함께 나온 세준과 세희를 보며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아이들은 임수진을 알기 때문에 그녀를 따라 떠날 때,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차 안.세희는 임수진에게 물었다.“비서 이모, 캐리 아저씨는요?”임수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급하게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너희들을 데리러 올 시간이 없었어.”“그래요, 데려와줘서 고마워요, 비서 이모!”임수진은 백미러를 힐끗 바라보더니 눈빛이 어두워졌다.“괜찮아.”집으로 가는 도중에 세희는 세준에게 다가갔다.“오빠, 엄마도 없으니 나한테 밀크티 한 잔만 사주면 안 돼? 딱 한 잔만!”세준은 세희를 힐끗 보았다.“넌 엄마 앞에서 그렇게 부지런히 날 일러바쳤는데, 지금 나보고 밀크티를 사주라고?”세희는 앵두 같은 입술을 뾰족 내밀더니 세준의 작은 팔을 껴안았다.“오빠, 한 잔만 사줘. 제발. 나 정말 마시고 싶단 말이야.”“내가 사줄게.” 이때 임수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요 앞에 디저트 가게가 하나 있는데, 안에 밀크티 팔거든.”임수진의 말에 세희는 바로 눈을 크게 떴다.“정말요? 비서 이모! 정말 세희에게 사줄 수 있어요?”“그럴 필요 없어요.” 세준은 임수진의 호의를 거절했다. “이따 그 디저트 가게에 차 좀 세워요. 내
임수진은 멈칫하더니 머릿속에 갑자기 여동생의 모습이 떠올랐다.임수진의 여동생은 그녀보다 다섯 살 어렸는데, 분명히 여린 몸이었지만 항상 의롭게 곳곳에서 그녀를 보호하려 했다.그들이 성인으로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그렇지 않으면 동생은 임수진을 밀어내고, 자신이 차에 치여 날아갈 리가 없었다.임수진은 눈시울이 점차 붉어졌다. 그녀는 세희를 한쪽에 내려놓더니 일어서서 말했다.“내가 가서 다시 주문해줄게.”“고마워요, 비서 이모.”임수진은 프론트에 가서 밀크티 하나를 더 주문했다.그녀가 돌아올 때, 세희는 이미 자리에 없었고, 옆에서 바닥을 닦던 종업원이 말했다.“따님 방금 화장실에 들어갔어요.”임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앞에 있는 밀크티를 쳐다보며, 그녀는 양다인의 피가 든 병을 손에 쥐었다.‘나도 이렇게 하는 것이 도대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모르겠어...’멀지 않은 곳에서, 소정은 임수진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었다.그녀는 임수진의 손에 든 물건을 보았을 때, 순식간에 눈살을 찌푸렸다.‘임 비서 지금 뭐 하려는 거지?’‘대체 컵 안에 무엇을 넣은 거야??’저녁.정씨 집안 본가.정주원은 접대에서 곤드레만드레 취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자, 양다인이 바닥에 누워 잠든 것을 보고 그는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정주원은 양다인 앞에 가서 몸을 웅크리더니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양다인은 놀라서 깨어났고, 정주원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자 두 눈을 부릅떴다.“뭐, 뭐 하려고요?!”양다인은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그러나 정주원은 오히려 웃었다.“너 지금 정말 내가 기르는 개와 같아.”양다인은 이를 악물었지만, 또 감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다.“많이 취한 것 같네요, 주원 씨.”“그래, 나 취했어!” 정주원의 눈 밑에 음산한 기운이 감돌았다.“정유준 그 자식이 뜻밖에도 내 프로젝트를 중단했어!”정주원은 양다인의 턱을 놓아주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에 손을 얹었다.“왜 그
이제 겨우 6시밖에 안 됐고, 하영은 힘없이 말했다.“대표님도 아직 주무시고 있겠지. 이렇게 일찍 나간다면, 남의 집에서 몇 시간 기다리라는 거야?”“이건 성의야!”캐리가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서 계약서 가져다줘!”“대표님은 내가 사인받고 튀려는 줄 알겠어!” 하영은 몸을 뒤척였다.“그렇게 비위를 맞출 필요 없어.”캐리는 잠시 침묵했다.“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됐어, 그럼 좀 더 자. 서류 복사하는 거 잊지 말고!”“알았어.”전화를 끊고 나니, 하영은 잠이 도무지 오지 않았다.캐리의 의도에 대해 그녀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극단적이었다.하영은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 세수를 하려고 했고, 이때 휴대전화가 또 울렸다.이번에는 유준에게서 온 전화인 것을 보고 하영은 한숨을 내쉬었다.‘하나둘씩 나 깨우려고 작정을 했구나?’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유준 씨.”하영의 정신이 든 목소리에 유준은 흠칫 놀랐다.“아주 일찍 깼나 봐?”하영은 다시 침대에 앉았다.“캐리가 방금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끊자마자 당신의 전화가 들어왔네요.”“나도 단지 너에게 알려주고 싶은 일이 있어서. 오늘 아이들 데리고 난원에 갈 거야. 캐리가 데리고 있는 게 안심이 되지 않아서.”“좋아요.” 하영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캐리도 요즘 바빠서 시간이 없으니 당신이 데리고 있는 게 더 좋을 거예요.”“어젯밤에 양다인이 병원에 실려갔어.” 유준은 담담하게 말했다.“다행이야, 네가 정주원을 선택하지 않아서.”하영은 멍해졌다.“병원에 실려 가요? 왜요?”“정주원에게 맞아서 병원에 들어갔는데, 이마에 다섯 바늘이나 꿰맸어.”하영은 잠시 침묵했다.“정주원은 원래 좋은 사람이 아니었으니 이런 일을 한 것도 놀라울 게 없네요.”“응.” 유준은 목소리가 좀 답답했다.“넌 어때? 언제 돌아올 수 있어?”하영은 하품을 했다.“염 대표님이 급하게 계약서를 체결하고 싶다고 하셔서 오늘이면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오
주강은 하영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미안해요, 강 사장, 아침에 너무 바빴네요.”하영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덕분에 F시 구경을 마음껏 했어요.”“미안해요, 내가 강 사장 데리고 같이 구경을 했어야 했는데. 다음에 온다면 내가 대접을 더 잘 할게요.”“대표님 별말씀을.”“오늘 계약서를 가지고 왔나요? 한 번 확인할 수 있을까요?”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 안의 계약서를 건네주었다.주강은 훑어본 뒤 눈살을 찌푸렸다.“한 벌에 가격이 4만 원도 안 된다뇨? 내가 알기로는 의류 재료의 가격이 결코 싸지 않은 것 같은데.”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하지만 저희는 대표님과 장기적으로 합작할 의향이 있기 때문에 이윤을 많이 양보할 수 있어요.”“가격부터 고치죠.”주강은 계약서를 다시 하영에게 돌려주었다.“이렇게 하면 강 사장은 정말 너무 큰 손해를 보니까요. 게다가 난 공장의 평소 생산 시간까지 점용한 것과 다름없죠.”“그건 괜찮아요.”하영이 말했다.“저희도 두 번째 공장을 세울 계획이에요.”그러나 주강은 집요하게 말했다.“강 사장, 당신들이 몇 개의 공장을 세울지는 나와 관계가 없어요. 합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윈윈이니 이렇게 하면 나도 양심이 찔릴 것 같아서요.”“그러실 필요 없어요. 결국 저희 회사가 마음에 드신 것도 의류의 가성비가 높아서 그런 거잖아요.”하영이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주강은 오히려 정색했다.“그건 그렇지만, 강 사장, 사소한 이익을 탐내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에요.”주강이 계속 이렇게 말하자, 하영은 잠시 생각해 보았다.“그럼 이렇게 하죠. 공장의 작업복은 제가 이윤을 좀 더 올릴게요. 그러나 일반 직원들의 유니폼은 돈을 많이 받지 않는 걸로 하죠. 어때요?”주강도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그래요, 하지만 공장의 작업복은 반드시 제대로 만들어야 해요.”“품질 방면에 대해 안심하세요. 저희는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샘플을 보낼 거예요.”“그래요.”주강 그룹을 떠난 후, 하영은 차를
“그래.” 캐리가 대답했다. 이때 하영이 물었다.“아이들은?”“어제 오후에 변호사 찾느라 너무 바빠서 임수진더러 아이들 데리러 가라고 했어. 그리고 아침에는 내가 아이들을 등교시켰고.”“임수진에게 아이들을 부탁했다고?!” 하영은 목청을 높였다.“그럼 아이들 다치게 하는 일 안 했어?!”“아니!”캐리가 말했다.“내가 집에 돌아온 후, 곳곳을 검사해봤는데, 아이들 모두 멀쩡해. 세희는 임수진이 밀크티까지 사주었다고 했고.”하영은 마음은 점차 내려놓았다.“그래...”“너 너무 걱정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 사람 아이들을 해칠 생각이 없을지도 몰라.”캐리가 말했다.“공장에 불을 짚인 거 보면, 임수진의 목적은 아마 회사일 거야. 그러나 만약 정말 그녀가 범인이라면, 사주한 사람은 또 누구일까?”“나도 몰라. 이 일 때문에 골치가 너무 아프네.”말을 마치자 하영은 갑자기 소정이 생각났다.“캐리, 나 먼저 끊을게. 소정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려고.”“아, 그래.”전화를 끊기 전, 하영은 한 마디 덧붙였다.“오늘 오후에 유준 씨가 아이들 데리러 올 거야. 넌 아이들을 그에게 맡기면 돼.”“내가 못 미더운 거야?” 캐리는 실망했다. “난 아이들을 내 친자식처럼 대했단 말이야!”“그런 거 아니야.”하영은 얼른 설명했다.“네가 회사일로 너무 힘드니까 아이들 때문에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캐리가 끙끙거리며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화가 좀 풀리네!”“그래.” 하영은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그래, 가서 전화나 해.”전화를 끊은 후, 하영은 바로 소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전화가 연결되었다.“네, 사장님.”“소 비서, 이제 돌아온 거야?”“네, 사장님.”소정이 말했다.“어제 오후에 임 비서를 잠깐 미행했습니다.”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래, 무슨 이상한 짓 하지 않았어?”소정은 잠시 생각했다.“네. 아이들 데리고 밀크티 마시러 갔는데,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습
세희는 놀라서 목을 움츠리더니 억울하게 고개를 숙였다.“잘... 잘못 부른 거야...”유준은 오히려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역시, 아이들은 모두 내가 바로 그들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있어.’‘세준의 표정과 세희가 무의식적으로 한 말이 모두 이 사실을 설명하고 있고.’유준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희가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 괜찮아.”세희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대답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묵묵히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은 냉담하게 말했다.“가자! 얼른 차에 타!”차에 오르자, 시원은 고개를 돌려 세준과 세희에게 인사했다.“작은 도련님, 작은 아가씨.”세희는 시원을 아주 좋아해서 다정하게 그에게 인사를 했다.“시원 아저씨도 있었어요!”세준은 그저 담담하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저씨.”“오늘 작은 도련님과 작은 아가씨가 교복을 입으니 정말 보기 좋네요.”세희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지금 희민 오빠 데리러 가는 거예요?”시원은 뒤따라 들어온 유준을 바라보았다.“대표님, 지금 아크로빌로 갈까요?”“음, 희민이 데리러 가자.”“네.”20분 후, 그들은 아크로빌에 도착했다.차가 정원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들은 캐리가 희민을 데리고 정원에서 차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다.선글라스를 낀 두 사람이 벤치에 누워 있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쾌적해 보였다.세희는 차창을 내리며 희민을 향해 소리쳤다.“희민 오빠, 이제 우리 난원으로 가자!”희민은 일어서서 선글라스를 벗더니 세희에게 말했다.“그래, 지금 바로 갈게.”말이 끝나자 그는 선글라스를 캐리에게 건네주었다.“아저씨, 나 이제 가야 해요.”“그래.”캐리도 일어나더니 희민의 손을 잡고 차 앞으로 걸어갔다.차 문을 연 후, 캐리는 허리를 굽혀 유준을 바라보았다.“아이들 잘 부탁할게요. 내가 요즘 좀 바빠서.”유준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그렇게 바쁜 것 같지 않은데.”“하!” 캐리는 거만하게 턱을 치켜세웠다.“이제부터 아주
캐리는 곰곰이 생각했다.“Give라고 한 것 같은데, 뜬금없이 왜 이걸 물어봐요?”‘바치다는 뜻이 있는 Give라...’유준은 멈칫했다.‘그러니까, 자신이 줄곧 바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나와 사귀었을 때, 줄곧 자신의 감정을 바쳐서?’‘아니면, 모든 것을 바쳐 예전의 부모님을 먹여 살려서?’‘하영이 정말 G였다면, 왜 진작에 나에게 말하지 않았을까?’‘아니, 하영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내가 물어본 적이 없었던 거야.’‘참 잘도 숨겼군. 자신의 이렇게 대단한 신분을 숨기며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다니.’하영은 분명히 이 이름으로 자신의 회사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한사코 자신의 능력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싶었다.‘도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정말 마음이 아플 정도로 강한 것 같군.’유준은 캐리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몸 돌려 차에 올랐다.캐리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이 남자 대체 돼 그래??’난원으로 돌아간 후, 세 아이는 놀이방으로 들어가 놀기 시작했다.유준은 서재에 들어왔고, 잠시 생각을 하다 휴대전화를 꺼내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하영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유준 씨.”유준은 침을 삼키며 애써 말했다.“Give가 도대체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말해줘.”하영은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누가 말해준 거예요?”“캐리가 오늘 실수로 널 언급했어. 그래서 내가 알아맞혔고, 그도 네가 G라는 것을 인정했어.”유준은 침착하게 말했다.‘캐리 이 자식은 정말 입이 너무 싸구나!’‘흥분해서 말실수를 한 게 분명해.’“그래서,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유준이 몰아붙였다.“그걸 알아서 뭐하게요?” 하영이 되물었다.“그냥 간단한 영어 단어일 뿐, 생각나서 이름으로 쓴 거예요.”“내가 이런 졸렬한 핑계를 믿을 것 같아?”“그럼 도대체 뭘 알고 싶은 거예요?”유준은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는 사실 하영이 모든 것을 바친 그 사람이 자신인지 아닌지가 알고 싶었던 것이다.‘하영은 도대체 언
문을 여는 순간, 하영은 그제야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이 유준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염주강이었다.하영은 멍해졌다. “염 대표님?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죠?”주강의 얼굴에는 담담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저녁에 접대가 있어서 강 사장에게 밥을 사주지 못했는데. 개의치 않는다면 같이 야식 먹으러 갈래요?”하영은 잠시 생각한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주강은 잠옷을 입고 있는 하영을 바라보더니, 잘생긴 얼굴이 약간 빨개졌다.“미안해요, 밖에서 기다릴게요.”하영도 어색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았다.옷을 입을 때, 하영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내가 어떻게 대표님의 목소리를 유준 씨로 착각한 거지?’‘유준 씨는 분명 오늘 아이들 데리고 난원으로 돌아간다고 했으니 또 어떻게 여기에 나타나겠어?’하영은 심호흡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문을 열었다.주강은 줄곧 밖에서 조용하게 기다리고 있었다.하영이 나오자, 그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가요.”“그래요.”호텔에서 나오자, 하영은 주강의 차에 올라탔고, 남자는 물었다.“평소에 뭐 좋아하죠?”“대표님이 결정하시면 돼요. 저는 음식을 가리지 않아서.”“F시에 왔으니 우리 이곳의 해산물과 바비큐 꼭 먹어 봐요.” 주강은 웃으며 소개했다.하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대표님이 이런 음식을 좋아할 줄은 몰랐네요.”“나도 사람이라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인지상정이죠.”하영은 담담하게 웃었다.“대표님은 다른 CEO와 많이 다른 것 같네요.”‘유준 씨처럼 말이야. 그 사람은 이런 음식을 입에 대려 하지 않았지. 더럽고 양념 냄새가 너무 심하다면서.’“개인 취향이 다르니까요.”“그러네요.”그러나 그들이 호텔을 떠나자마자, 유준이 도착했다.그는 성큼성큼 호텔로 들어가더니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서 하영을 찾으려 했다.전에 하영은 이미 유준에게 호텔 이름과 방 번호를 말한 적이 있었다.문 앞에 도착한 후, 유준은 문을 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