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캐리가 대답했다. 이때 하영이 물었다.“아이들은?”“어제 오후에 변호사 찾느라 너무 바빠서 임수진더러 아이들 데리러 가라고 했어. 그리고 아침에는 내가 아이들을 등교시켰고.”“임수진에게 아이들을 부탁했다고?!” 하영은 목청을 높였다.“그럼 아이들 다치게 하는 일 안 했어?!”“아니!”캐리가 말했다.“내가 집에 돌아온 후, 곳곳을 검사해봤는데, 아이들 모두 멀쩡해. 세희는 임수진이 밀크티까지 사주었다고 했고.”하영은 마음은 점차 내려놓았다.“그래...”“너 너무 걱정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 사람 아이들을 해칠 생각이 없을지도 몰라.”캐리가 말했다.“공장에 불을 짚인 거 보면, 임수진의 목적은 아마 회사일 거야. 그러나 만약 정말 그녀가 범인이라면, 사주한 사람은 또 누구일까?”“나도 몰라. 이 일 때문에 골치가 너무 아프네.”말을 마치자 하영은 갑자기 소정이 생각났다.“캐리, 나 먼저 끊을게. 소정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려고.”“아, 그래.”전화를 끊기 전, 하영은 한 마디 덧붙였다.“오늘 오후에 유준 씨가 아이들 데리러 올 거야. 넌 아이들을 그에게 맡기면 돼.”“내가 못 미더운 거야?” 캐리는 실망했다. “난 아이들을 내 친자식처럼 대했단 말이야!”“그런 거 아니야.”하영은 얼른 설명했다.“네가 회사일로 너무 힘드니까 아이들 때문에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캐리가 끙끙거리며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화가 좀 풀리네!”“그래.” 하영은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그래, 가서 전화나 해.”전화를 끊은 후, 하영은 바로 소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전화가 연결되었다.“네, 사장님.”“소 비서, 이제 돌아온 거야?”“네, 사장님.”소정이 말했다.“어제 오후에 임 비서를 잠깐 미행했습니다.”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래, 무슨 이상한 짓 하지 않았어?”소정은 잠시 생각했다.“네. 아이들 데리고 밀크티 마시러 갔는데,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습
세희는 놀라서 목을 움츠리더니 억울하게 고개를 숙였다.“잘... 잘못 부른 거야...”유준은 오히려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역시, 아이들은 모두 내가 바로 그들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있어.’‘세준의 표정과 세희가 무의식적으로 한 말이 모두 이 사실을 설명하고 있고.’유준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희가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 괜찮아.”세희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대답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묵묵히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은 냉담하게 말했다.“가자! 얼른 차에 타!”차에 오르자, 시원은 고개를 돌려 세준과 세희에게 인사했다.“작은 도련님, 작은 아가씨.”세희는 시원을 아주 좋아해서 다정하게 그에게 인사를 했다.“시원 아저씨도 있었어요!”세준은 그저 담담하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저씨.”“오늘 작은 도련님과 작은 아가씨가 교복을 입으니 정말 보기 좋네요.”세희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지금 희민 오빠 데리러 가는 거예요?”시원은 뒤따라 들어온 유준을 바라보았다.“대표님, 지금 아크로빌로 갈까요?”“음, 희민이 데리러 가자.”“네.”20분 후, 그들은 아크로빌에 도착했다.차가 정원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들은 캐리가 희민을 데리고 정원에서 차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다.선글라스를 낀 두 사람이 벤치에 누워 있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쾌적해 보였다.세희는 차창을 내리며 희민을 향해 소리쳤다.“희민 오빠, 이제 우리 난원으로 가자!”희민은 일어서서 선글라스를 벗더니 세희에게 말했다.“그래, 지금 바로 갈게.”말이 끝나자 그는 선글라스를 캐리에게 건네주었다.“아저씨, 나 이제 가야 해요.”“그래.”캐리도 일어나더니 희민의 손을 잡고 차 앞으로 걸어갔다.차 문을 연 후, 캐리는 허리를 굽혀 유준을 바라보았다.“아이들 잘 부탁할게요. 내가 요즘 좀 바빠서.”유준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그렇게 바쁜 것 같지 않은데.”“하!” 캐리는 거만하게 턱을 치켜세웠다.“이제부터 아주
캐리는 곰곰이 생각했다.“Give라고 한 것 같은데, 뜬금없이 왜 이걸 물어봐요?”‘바치다는 뜻이 있는 Give라...’유준은 멈칫했다.‘그러니까, 자신이 줄곧 바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나와 사귀었을 때, 줄곧 자신의 감정을 바쳐서?’‘아니면, 모든 것을 바쳐 예전의 부모님을 먹여 살려서?’‘하영이 정말 G였다면, 왜 진작에 나에게 말하지 않았을까?’‘아니, 하영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내가 물어본 적이 없었던 거야.’‘참 잘도 숨겼군. 자신의 이렇게 대단한 신분을 숨기며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다니.’하영은 분명히 이 이름으로 자신의 회사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한사코 자신의 능력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싶었다.‘도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정말 마음이 아플 정도로 강한 것 같군.’유준은 캐리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몸 돌려 차에 올랐다.캐리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이 남자 대체 돼 그래??’난원으로 돌아간 후, 세 아이는 놀이방으로 들어가 놀기 시작했다.유준은 서재에 들어왔고, 잠시 생각을 하다 휴대전화를 꺼내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하영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유준 씨.”유준은 침을 삼키며 애써 말했다.“Give가 도대체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말해줘.”하영은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누가 말해준 거예요?”“캐리가 오늘 실수로 널 언급했어. 그래서 내가 알아맞혔고, 그도 네가 G라는 것을 인정했어.”유준은 침착하게 말했다.‘캐리 이 자식은 정말 입이 너무 싸구나!’‘흥분해서 말실수를 한 게 분명해.’“그래서,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유준이 몰아붙였다.“그걸 알아서 뭐하게요?” 하영이 되물었다.“그냥 간단한 영어 단어일 뿐, 생각나서 이름으로 쓴 거예요.”“내가 이런 졸렬한 핑계를 믿을 것 같아?”“그럼 도대체 뭘 알고 싶은 거예요?”유준은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는 사실 하영이 모든 것을 바친 그 사람이 자신인지 아닌지가 알고 싶었던 것이다.‘하영은 도대체 언
문을 여는 순간, 하영은 그제야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이 유준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염주강이었다.하영은 멍해졌다. “염 대표님?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죠?”주강의 얼굴에는 담담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저녁에 접대가 있어서 강 사장에게 밥을 사주지 못했는데. 개의치 않는다면 같이 야식 먹으러 갈래요?”하영은 잠시 생각한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주강은 잠옷을 입고 있는 하영을 바라보더니, 잘생긴 얼굴이 약간 빨개졌다.“미안해요, 밖에서 기다릴게요.”하영도 어색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았다.옷을 입을 때, 하영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내가 어떻게 대표님의 목소리를 유준 씨로 착각한 거지?’‘유준 씨는 분명 오늘 아이들 데리고 난원으로 돌아간다고 했으니 또 어떻게 여기에 나타나겠어?’하영은 심호흡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문을 열었다.주강은 줄곧 밖에서 조용하게 기다리고 있었다.하영이 나오자, 그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가요.”“그래요.”호텔에서 나오자, 하영은 주강의 차에 올라탔고, 남자는 물었다.“평소에 뭐 좋아하죠?”“대표님이 결정하시면 돼요. 저는 음식을 가리지 않아서.”“F시에 왔으니 우리 이곳의 해산물과 바비큐 꼭 먹어 봐요.” 주강은 웃으며 소개했다.하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대표님이 이런 음식을 좋아할 줄은 몰랐네요.”“나도 사람이라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인지상정이죠.”하영은 담담하게 웃었다.“대표님은 다른 CEO와 많이 다른 것 같네요.”‘유준 씨처럼 말이야. 그 사람은 이런 음식을 입에 대려 하지 않았지. 더럽고 양념 냄새가 너무 심하다면서.’“개인 취향이 다르니까요.”“그러네요.”그러나 그들이 호텔을 떠나자마자, 유준이 도착했다.그는 성큼성큼 호텔로 들어가더니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서 하영을 찾으려 했다.전에 하영은 이미 유준에게 호텔 이름과 방 번호를 말한 적이 있었다.문 앞에 도착한 후, 유준은 문을 두드
하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세쌍둥이인데, 올해 벌써 다섯 살이에요.”주강은 흠칫 놀라더니 하영의 마른 몸매를 힐끗 훑어보았다.“강 사장이 세쌍둥이를 낳았는데도 몸 관리를 이렇게 잘할 수 있었다니, 정말 대단하군요.”“대표님 농담도 참.”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하영은 보리차를 한 모금 마셨다. “참, 대표님, 계약서는 이미 다 고쳤는데, 내일 오전에 시간 되시나요?”“그럼요.”주강이 말했다.“기사 시켜 아침 일찍 호텔로 가라고 할게요. 강 사장은 평소 언제쯤 일어나죠?”“저는 좀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서, 7시쯤이면 깰 거예요.”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하영은 매일 아침 7시에 깨어나야 했다. 너무 피곤한 날이면 그녀는 가끔 좀 더 자곤 했다.“그래요, 그럼 기사더러 6시 30분에 호텔 앞에서 기다리라고 할게요.” 주강이 말했다.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대표님.”“이제 날 대표님이라 부르지 마요. 너무 남 같아서 그래요.”주강이 말했다.“우리는 협력 관계이기도 하지만 친구로 될 수도 있잖아요. 어떻게 생각해요?”하영은 입술을 오므리며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이를 본 염주강은 담담하게 웃었다.“이름 불러도 괜찮나요, 하영 씨?”하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대표님이 어떻게 제 이름을 아신 거죠?”“협력하려면 나도 먼저 상대방의 상황을 똑똑히 조사해야 하거든요. 조심하고 신중해야 내 직원들의 건강과 회사를 책임지는 것이니 양해해 줬으면 하네요.”“그럼요. 옛말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잖아요. 대표님... 어, 주강 오빠도 그런 걱정할 필요 없어요.”하영이 부른 호칭을 듣자, 주강은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깔끔하고 잘생긴 얼굴은 밝고 깨끗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하영은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이렇게 부르면 너무 실례겠죠? 난 대표님이 나보다 5살 위라서 이렇게 부른 건데...”설명할수록 하영은 더욱 어색해졌다.‘난 방금 대표님을 주강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됐는데.’주강은 웃으
세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세희의 곁에 앉아 있었고, 작은 손으로 세희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응, 오빠도 알아.” 세준이 말했다.“좀 이따 주사 맞으면 나아질 거야.”희민은 침대 머리맡의 따뜻한 물을 들고 왔다.“세희야, 물 좀 더 마실래?”세희는 고개를 저었다.“싫어, 안 마실래. 아, 토할 것 같아... 우웩...”말을 마치자마자 세희는 즉시 입을 막고 일어나더니 희민을 밀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세준과 희민도 얼른 세희를 따라서 화장실로 달려갔다.세희가 얼굴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토하는 것을 보며, 희민은 어젯밤 세희가 무엇을 먹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회상했다.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어젯밤 세희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몰랐다. 그와 세준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까.곧 하녀가 시원을 데리고 들어왔다.시원은 화장실에 걸어갔는데, 세희가 샛노란 물을 많이 토한 것을 보고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그는 얼른 세희의 작은 등을 두드려 주었다.“작은 아가씨? 제가 병원에 데리고 갈게요.”세희는 울면서 고개를 들었다. “흑흑... 너무 괴로워, 너무 아파...”시원은 마음이 아팠다.“아저씨도 알아요. 그러니까 지금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갈게요.”시원은 휴지로 세희의 입을 닦아 준 후, 그녀를 안고 재빨리 방을 나섰다.그리고 하인의 곁을 지날 때, 시원은 분부했다.“김 비서더러 작은 도련님을 학교로 모시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그러고 나서 시원은 세희를 병원에 데려다주었다.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는 바로 세희의 체온을 측정했는데, 이미 고열의 상태였다.“38.8도네요. 어젯밤에 추위라도 탔나요?”시원은 어젯밤 세희가 이불을 잘 덮었는지 전혀 몰랐기에 그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의사는 시원을 노려보았다.“아빠가 되는 사람이 대체 아이를 어떻게 돌본 거예요?”그는 세희를 바라보며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시원은 확실히 세희를 아주 귀여워했지만, 어떻게 감히 대표님의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양다인의 몸을 흔들며 그녀를 깨웠다.몇 번 흔들었지만 여자가 여전히 깨어나지 않자, 집사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때려서라도 깨워!”경호원은 손을 들어 양다인의 얼굴에 뺨을 내리쳤다.옆에 있던 환자들은 이를 보고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중 한 사람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으로 가서 그들을 말렸다.“왜 환자를 이렇게 대하는 거예요? 이 아가씨도 많이 불쌍해 보이는데.”집사는 가볍게 웃더니 옆에 있는 환자 가족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는 단지 범죄자를 깨우고 있을 뿐이에요.”그 환자 가족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양다인을 바라보았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돌아서서 더 이상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않았다.양다인은 처음에 깨어나지 못했는데, 두 번째 뺨을 맞자 바로 깨어났다.그녀는 온몸을 벌벌 떨며 눈을 떴다. 그리고 집사를 보았을 때, 갑자기 눈을 크게 뜨더니 놀라서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뭐 하려는 거예요?!”집사는 그 두 명의 경호원을 바라보더니 그들더러 커튼을 내리라고 눈짓했다.경호원은 그의 말대로 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이를 본 시원은 세희를 안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다른 환자들은 의아함에 그를 쳐다보았지만 시원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커튼 안에서 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설마 이대로 얻어맞아 죽고 싶은 건 아니겠죠?”양다인은 머리의 통증을 참으며 이를 갈았다.“당신들 악마야!! 악마라고!!”집사는 피식 웃었다.“아가씨는 계속 개 노릇을 하고 싶은 가봐요.”“도대체 어떻게 해야 그만둘 건데요?!”“어르신의 조건을 승낙하기만 한다면, 자연히 어르신의 보호를 받아 조용한 나날을 보낼 수 있겠죠.”양다인은 집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래, 나도 더 이상 정주원에게 이렇게 학대당하고 싶지 않아!’‘난 정유준과 소예준의 힘을 빌려 살아남아야 해!’양다인은 분노를 억지로 참았다.“좋아요, 약속할게요! 그럼 당신들도 더 이상 약속 어기지 마요! 주원 씨더러 더 이상 날
유준은 하영을 대신해서 뭐라도 분담하려고 했는데 뜻밖에 일을 그르쳤다.‘이제 하영에게 어떻게 설명하지?’병상에 누운 세희는 깊이 잠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꼬마야, 정신 좀 차려봐.” 가벼운 목소리가 세희의 귀에 들어왔다.세희는 눈을 굴렸지만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누구지?’‘누가 내 귓가에 대고 말하고 있는 거지?’“너 왜 안 깨어나는 거야? 그러면 재미없는데.” 여자가 계속 말했다.‘뭐가 재미없단 거야?!’‘내가 뭘 어쨌다고?!’세희는 화가 나서 눈을 뜨려고 애를 썼다.그렇게 눈을 뜨자마자 세희는 침대 옆에 앉아 자신을 지키고 있는 유준을 보았다.그리고 유준의 뒤에는 환자복을 입은 한 여자가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세희를 향해 기괴하게 웃고 있었다.이 여자는 아주 예뻤지만 너무 말랐다. 그리고 눈빛도 꽤 무서웠다.세희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유준은 즉시 부드럽게 물었다.“세희야? 어디 아픈데 없어?”유준의 말이 떨어지자, 여자는 고개를 돌려 유준을 쳐다본 다음 다시 세희를 바라보았다.“이 남자가 네 아빠야? 정말 잘생겼네.”“뭐 하려고요??” 세희는 낯선 여자가 자신의 아빠를 말하자 많이 불쾌해졌다. “그게 아줌마랑 무슨 상관인데요! 정말 시끄러워요!”여자는 가볍게 웃더니 유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그러나 유준은 어리둥절해진 채 세희를 바라보았다.“세희야? 그게 무슨 말이야?”세희는 정신을 차리더니 유준에게 말했다.“방금 아저씨한테 한 말 아니에요. 난 이 사람과 말하고 있었어요.”말하면서 세희는 손을 들어 유준의 뒤쪽을 가리켰다.유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몸을 돌려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그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는 걱정을 금치 못하며 고개를 돌렸다.‘열 때문에 아이가 지금 막말을 하고 있는 건가??’그는 떠보며 물었다.“그럼 내 뒤에 있는 그 사람, 남자야 여자야?”“여자예요.” 세희는 침을 삼키며 말했다. “아주 예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