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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떠보다

“아니야.”

예준은 씁쓸한 웃음을 머금었다.

“내가 너무 쓸모없어서 그래. 그 사람을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 심지어 하영이 이 일로 유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난 복수를 위해 하영더러 유준을 찾아가라고 했어. 따지고 보면 내가 너무 병신이라서 그래.”

“아니에요.”

주희는 생각하다 말했다.

“정 대표님과 하영 언니는 정말 천생연분 같지 않나요?”

예준은 약간 멈칫했다.

“넌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오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거예요?”

주희는 그에게 물었다.

“난 이렇게 생각해요. 오빠는 하영 언니의 마음속에 여전히 정 대표님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언니더러 정 대표님을 찾아가라고 한 거예요. 그나저나 오빠는 줄곧 하영 언니의 생각을 물어봤겠죠? 조금도 강요하지 않았잖아요?”

예준은 눈을 드리웠다.

“너 지금 날 위해 변명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게 아니에요.”

주희가 말했다.

“오빠는 정 대표님이 하영 언니에게 잘해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또 정 대표님이 하영 언니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게다가... 오빠도 은근히 그들을 떠보고 싶은 거겠죠?”

예준은 여전히 자신이 그때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하영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몰랐다.

“이제야 알겠네요. 오빠는 정창만 어르신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하영 언니에게 미안해서 그런 거예요!”

주희는 일어서더니 우유를 예준에게 건네주었다.

예준은 침묵했다. 그는 확실히 하영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그래서 요 며칠 줄곧 자신을 집에 가두며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여 이 일을 해결하려 했다.

예준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주희는 계속 말했다.

“예준 오빠, 사실 오빠는 하영 언니에게 미안할 필요가 없어요. 오빠는 단지 언니에게 미래를 선택할 권리를 주었을 뿐이니까요.”

예준은 여전히 침묵했고, 주희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 이 일은 언젠가 해결될 테니까 이제 우리 나가서 밥 먹어요!”

예준은 멍해졌다.

“먹을 거 가득 사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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