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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잠시 얘기 좀 해요

“아닙니다. 환자와는 어떤 관계죠?”

유준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애들 아빠입니다.”

말을 마친 유준은 속으로 스스로를 비웃었다. 그 외에 어떻게 자신을 소개해야 할 지 몰랐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환자가 병원에 실려온 원인은 무엇이죠?”

……

아크로빌.

세준과 세희는 불안한 마음으로 휴대폰으로 기사를 보고 있었고, 세희가 울먹이며 물었다.

“어떡하지? 엄마가 많이 다쳤을까?”

“나도 몰라.”

세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내가 삼촌한테 전화해서 물어볼게.”

하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세준이 전화하는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신호음이 한참 울리고나서야 세준의 피곤에 젖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세준아.”

“삼촌, 지금 어디세요?”

세준이 다급하게 물었고, 예준은 애들이 전화해서 물어볼 것을 예상한 듯 솔직하게 얘기했다.

“지금 병원이야.”

“엄마는 어때요? 혹시 다쳤어요?”

“그래, 조금 다치긴 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아니야. 그러니까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그때 세희가 휴대폰을 뺏아들었다.

“삼촌, 엄마랑 얘기하고 싶은데,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아요.”

“세희야, 엄마는 지금 휴식이 필요해.”

예준이 부드러운 어조로 다독이자, 세희가 의아한듯 물었다.

“엄마 지금 잠들었어요?”

“그래, 깨어나면 제일 먼저 너희들한테 전화하라고 할게.”

“네, 삼촌도 푹 쉬세요.”

“그럴게.”

전화를 끊은 위에도 두 녀석은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세희야!”

그때 아래층에서 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세희는 얼른 슬리퍼를 신고 방을 나섰다.

“주희 언니, 무슨 일이에요?”

“너희들 진석 아빠가 오셨어.”

“진석 아빠가 오셨대!”

세희가 고개를 돌려 세준을 바라보았다.

“오빠, 진적 아빠한테 엄마가 있는 곳으로 데려달라고 얘기해 볼까?”

그 말에 세준의 눈이 반짝였다.

“좋은 생각이야!”

상의를 마친 두 녀석은 1층으로 내려가 진석을 찾았다.

만나자 마자 세희는 진석의 품으로 뛰어들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부탁했다.

“진석 아빠, 부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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