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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손을 부러뜨렸습니다

유준의 마음이 어쩐지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

“내 어머니 일에 대해서, 아직 설명하지 않았잖아!”

“설명이요?”

하영은 피식 웃었다.

“좋아요! 해드리죠!”

하영은 유준을 향해 턱을 쳐들더니 그의 손바닥을 끌어다 자기 목에 올려놓았다.

“설명은 여기 있으니까 원하면 가져가세요!”

손끝으로 하영의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자 유준의 침울한 눈동자가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강하영, 나 자극하지 마!”

“자극?”

하영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잖아요! 정유준 씨, 그렇게 제가 한 짓이라고 단정한다면 차라리 저를 죽여요! 내 목숨따위 필요없다는 얘기는 그만하고! 몇 번이고 당신한테 의심받을 바에야 차라리 당신 손으로 죽여서 어머니 옆에 보내지 그래요? 제가 당신 어머니를 해쳤다고 직접 인정하길 원하시잖아요. 잘 들어요. 제가 일부러 그랬어요. 됐어요? 제가 일부러 당신한테 복수하려고 당신 어머니를 해친 거라구요. 당신이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요. 이제 만족해요?”

하영은 말끝마다 유준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유준이 몇 번이고 그의 어머니를 언급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영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그의 어머니가 돌아간 뒤에도 전혀 나아진 적이 없었다. 그녀도 이제 지쳤으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닥쳐!”

유준은 당장이라도 하영의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손을 거두어 들이려 했지만, 하영이 그런 그의 손을 꽉 잡았다.

어쩌면 취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하영은 이때 거의 이성을 잃은 듯 했다.

“정유준 씨, 차라리 절 죽여줘요!”

화가 잔뜩 나 있는 유준의 눈은 점점 붉게 충혈되기 시작했다.

“닥쳐! 닥치라고 했잖아!”

“어차피 저한테 믿음이 없잖아요. 그럼 이렇게 괴롭히지 말고 통쾌하게 죽여주세요!”

하영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유준을 향해 실망스럽다는 듯 소리질렀다.

이어 유준의 손이 움츠러 들더니 빠르게 하영의 목을 잡아 당긴 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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