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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사정

소예준은 3층에 도착하자마자 303호로 향하고 있는데, 다른 방에서 책상에 엎드린 채 쓰러져 있는 하영을 발견하고 얼른 겉옷을 벋어 하영의 몸에 덮어주었다.

하영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소예준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하영은 퉁퉁 부은 눈을 숨기려 했지만 결국 예준의 눈에 띄고 말았다.

“하영아, 왜 울었어?”

예준이 몸을 숙이고 묻자 하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거짓말을 했다.

“상처가 벌어져서 너무 아파서 울었어.”

하영은 정유준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예준이 또 당장 유준을 찾아가 싸울지도 모른다.

하영의 말에 예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가자, 병원에 데려다 줄게. 다음부터 무슨 일이 있든 말도 없이 빠져 나오면 안 돼.”

예준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엔 절대 거절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알았어.”

하영이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

소씨 집안.

양다인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백중을 끌고 함께 바둑을 두자고 했다.

그러자 소백중은 껄껄 웃으며 물었다.

“오늘따라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랑 바둑을 두려는 게야?”

양다인은 소백중에게 차를 따라주며 약간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그동안 제가 걱정 많이 끼쳐드렸죠? 차라리 할아버지께 폐를 끼쳐드리기 보다 국제 아파트로 돌아가 지내려고요.”

소백중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르 하는 거야? 집에 지낼 곳도 많고 돌봐줄 사람도 있는데 왜 굳이 나가서 살겠다는 거야?”

양다인은 차를 따라 소백중 앞으로 내밀었다.

“할아버지, 저는 그저 짐덩이잖아요.”

“네가 왜 짐덩이라는 거야?”

소백중은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설마 또 누가 너 괴롭혔어?”

그러자 양다인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제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소백중이 굳은 표정으로 찻잔을 내려놓자 양다인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할아버지, 삼촌네 식구들이 금방 돌아왔는데, 저를 반기지 않는 것 같아서요. 오빠가 지금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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