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이가 왜 경찰서에 가야 하는 거죠?” 세희는 영문을 몰랐다.“우빈은 피해자 아니에요?”“안 가도 되지만, 다들 바빠서 우빈을 찾아 조서를 쓸 시간이 없거든. 내가 경찰서에 데려다 주면, 조서를 다 한 다음, 바로 집으로 보낼 수 있으니 시간을 절약한 셈이지.”말이 끝나자 시현은 우빈을 바라보았다.우빈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의견 없어요.”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세희를 향해 말했다.“세희야, 지금 집에 갈 거야?”“기사 아저씨에게 먼저 수지를 집으로 보내라고 할게요.”“그럼 이따가 내가 전화할까?” 시현은 웃으며 말했다.“아직 널 데리고 그곳으로 가지 않았잖아!”말이 떨어지자, 우빈은 고개를 휙 돌리며 세희를 바라보았다. 그의 담담하고 고운 눈에는 의혹과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세희는 우빈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지금 아직도 그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이미 약속했으니까! 남자는 말하는 대로 해야 하고, 못하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해.”“그래요.” 세희가 말했다. “난 먼저 수지를 데려다줄 테니까, 시현 오빠는 우빈이 데리고 먼저 가서 일 봐요. 그럼 이따 다시 연락해요.”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우빈을 부축하고 일어서서 먼저 떠났다.도중에 우빈은 세희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겠다는 시현의 말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조서를 하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릴 테고,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한 시간 넘게 걸리지 않나요?”시현은 우빈의 생각을 알아들었다.“지금 내가 세희를 데리고 나가겠다는 말이 신경 쓰이는 거야?”“이렇게 늦은 시간에 세희를 데리고 나가는 것은 타당한 결정이 아니에요.”시현은 발걸음을 멈추고 우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빈아, 난 경찰이야.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무슨 일을 하면 안 되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어. 너도 아직 세희를 얻지 못했으니, 나와 세희 사이의 일에 관여할 자격이 없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우빈은 눈을 들어 시현을 똑바로 쳐다보았다.“당신이 세희를
세희는 일의 경과를 대충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희원은 듣고 가슴이 조였다.“그 사람은 잡혔어?”“네.” 세희는 수지를 밀며 말했다.“안심하세요. 수지는 다치지 않았으니, 나도 들어가지 않을게요. 나도 지금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어야 해서요.”이따가 시현과 만나야 했기에, 세희는 예복을 입고 돌아다닐 수 없었다.“그래, 그럼 혼자 조심히 돌아가.”“네.”세희는 몸을 돌려 차에 올라서 창문을 내리며 희원과 수지에게 인사를 했다.별장을 나서자마자, 세희는 시현의 문자를 받았다.[우리 방금 경찰서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넌? 친구를 집에 데려다준 거야?]세희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방금 수지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오는 길이에요. 먼저 집에 가려고요.][예복은 확실히 그리 편리하지 않지. 나랑 같이 담을 넘어야 하거든.]세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담을 넘는다고요? 도대체 날 데리고 뭘 하려는 거예요?][비밀이니까, 이따가 알게 될 거야.][그래요. 시현 오빠가 말하는 대로 해요.][별장에 도착하면, 경호원에게 미리 인사 좀 해줘. 그럼 나도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거든.][차 번호 알려줘요.]시현은 차 번호를 세희에게 말했고, 세희는 마인하우스 문 앞에 도착할 때, 그 번호를 경호원에게 알려주었다.집에 돌아간 후, 하영과 유준은 마침 외출을 하려 했다.세희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하영이 물었다.“왜 이렇게 일찍 돌아온 거야? 무도회 벌써 끝났어?”“무도회는 무슨.” 세희는 지쳐서 한숨을 내쉬었다.“안 좋은 일이 생겼거든요.”하영과 유준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일?” 세희는 이미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설명을 하면, 두 사람은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피며 어디 다치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것이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나가시려고요?”하영이 대답했다.“인나 이모가 저녁에 네 아빠 술집에 가서 모이자고 해서. 오늘 저녁에 돌아오지 않을 거야.”그들이
“그럴 필요 없어도 돼.” 세준이 말했다.“내가 시현을 네 곁에 붙인 것은, 이 세상에 남자는 진우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야.”세희는 웃었다.“그럼 이미 성공했는데!”세준은 입술을 구부리고 웃기 시작했다.“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이미 진우빈을 내려놓은 거야?”“그런 셈이야. 그런데 나도 궁금한 일이 하나 있어.“말해.”“우빈이 싫은 이상, 왜 그때 날 우빈이 있는 대학에 보낸 거야?” 세희는 이해할 수 없어서 세준에게 질문을 했다.세준은 손을 들어 세희의 이마를 쿡쿡 찔렀다.“그렇게 간단한 도리를 모르는 거야?”세희는 이마를 비비며 말했다.“네 생각이 너무 깊어서 그래. 내가 어떻게 알아맞힐 수 있겠어.”“내가 진우빈이 있는 학교에 가라고 한 건, 두 사람이 오해를 풀라고 그런 거야. 오해가 풀려야만 넌 매일 이 사람을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세희야, 넌 이미 스무 살이 되었으니, 전의 기억 속에 잠길 수는 없어. 지금 진우빈을 좋아하는 것은, 너희들이 어렸을 때 잘 어울렸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래까지 보장되는 건 아니잖아. 너도 자신에게 물어봐. 지금의 진우빈이 어릴 적의 진우빈과 같은지를.”세희는 세준의 말을 진지하게 생각했다.“다르다고 하자니, 사실 또 똑같은 것 같아. 그런데 똑같다고 하자니, 또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뭐가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어. 물론 확신할 수 있는 건... 우빈과 함께 있으면 내가 너무 힘들다는 거야.”“그걸로 충분해.” 세준이 말했다.“지금부터 널 힘들게 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넌 앞으로 더욱 몸과 마음이 지칠 거야.”“나도 알아. 이런 감정 때문에 자신의 행복을 버릴 정도는 아니야. 됐어, 나 먼저 올라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을게.”말이 끝나자, 세희는 위층을 향해 달려갔다. 세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침묵에 잠겼다.‘세희가 방금 한 그 말은 단지 날 위로하고 있을 뿐이지.’자신의 친여동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세준은 어떻게 모를 수 있
시현이 말했다.“안심해. 난 세희에게 그 어떤 더러운 생각도 하지 않을 테니까. 이제 겨우 스물이잖아.”세희는 세준 뒤에 서서 어이가 없었다.‘이 두 사람은 지금 날 공기로 취급하는 거야??’세희는 한쪽으로 걸어가면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두 사람 들어가서 얘기하지 그래?”“난 시현과 할 말이 없어.” 세준은 이 말을 남기고 몸을 돌려 별장으로 들어갔다.시현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세희에게 웃으며 말했다.“네 오빠는 성질이 정말 고약해.”세희는 웃으며 시현의 어깨를 두드렸다.“이 말은 찬성이에요! 얼른 가요!”“좋아.”두 사람은 차에 올라타고 다시 학교 쪽으로 향했다.30분 뒤, 두 사람은 학교 앞에 도착했다.시현은 이미 경호원에게 인사를 했기에, 두 사람이 들어가도 막지 않았다.교정에 들어선 다음, 서쪽으로 한참을 걷더니, 시현은 갑자기 세희의 손을 잡았다.세희는 바로 손을 거두려 했다. 시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설명했다.“난 너한테 수작을 거는 게 아니니까 안심해. 여긴 길이 어둡고 울퉁불퉁해서 많이 위험하거든.”세희의 시선은 시현의 넓고 따뜻한 손에 떨어졌고, 심장은 자신도 모르게 빨리 뛰기 시작했다.그녀는 귀까지 붉어졌다.“나, 난 밤길을 걷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괜찮아요.”“내가 있으니, 앞으로 너 혼자 밤길을 걷게 하지 않을 거야.”시현은 시선을 거두며 손을 놓지 않았다.세희는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고, 시현은 눈치를 채고도 놓지 않았다.그러나 시현이 말한 대로, 서쪽으로 갈수록 길은 더욱 어두워졌다. 발밑의 돌멩이도 아주 많아서, 세희는 비록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었지만, 여전히 비틀거렸다.시현은 줄곧 세희를 꼭 잡으며, 발걸음을 늦추어 그녀와 함께 천천히 걸었다.녹이 슬어 얼룩덜룩한 철 난간 앞에 도착하자. 시현은 그제야 발걸음을 멈추었다.세희도 따라서 멈추었고, 철제 난간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았다.그러나 너무 어두워서 이에 그리 높지 않은 건물이 있다는 것만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말이 끝나자, 시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일부러 농담을 했다.“많이 웃기지? 전혀 해낼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난 이것을 내 꿈으로 삼았어.”“하나도 웃기지 않아요.”세희는 천천히 눈을 들어 별하늘을 바라보았다.“만약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가족을 잃은 슬픈 사람들을 위해서 이렇게 생각한 거겠죠.”“그래!” 시현은 말투가 약간 무거워졌다.“그들은 시시각각 우리가 전화를 해주길 기다리고 있거든.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말을 들으려고. 세희야, 너 그거 알아? 난 한 피해자의 집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남자 때문에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세희는 곁눈질로 시현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 일어났죠?”“그 사람은 겨우 스물여덟 살이었다.”시현이 천천히 말했다.“당시 그 사람의 딸은 겨우 다섯 살이었고, 뜻밖의 질식사로 죽었어. 우리는 방에 설치된 CCTV를 보았지만, 그 아이는 잠을 자는 상황에서 질식한 거야. 그러나 그 남자는 나에게 자신의 딸이 전혀 아프지 않다고 말했어. 이 말 때문에, 법의관은 사망감정을 했고, 도대체 아이가 어떻게 사망했는지를 진일보로 조사했어. 검사 결과, 아이는 정상적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었고, 목구멍에 긴 바늘 세 개가 발견됐어.”세희는 경악했다.“긴 바늘이 세 개가 있었다고요?! 그렇게 어린 아이에게 누가 그런 짓을 한 거죠?”시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 부부 두 사람은 우리가 가장 빠른 시간내에 혐의를 배제시켰지만, 그들의 집 근처의 CCTV를 보면 의심스러운 살인자도 없었어. 이 사건은 벌써 5년이나 지났어, 내가 경찰서에 출근했을 때, 처음으로 접한 사건이기도 해. 애석하게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어. 그 부부는 매일 우리를 찾아왔지만, 뒤에 이르러 아내는 너무 상심하여 세상을 떠났어. 그리고 남자는 그 이후로 이부자리를 들고 매일 경찰서에서 잠을 자며 소식을 기다렸고. 그 사람의 머리카락은 점점 하얗게 변했어.”“누가 감시 카메라에 손을 댄 게 분명해요. 이걸 주의한 적 있나요?”“응
세희는 멍해졌고, 시현의 말 때문에 엄청난 슬픔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그녀도 시현의 얼굴에서 무력함과 슬픔을 처음 보았다.이는 평소의 시현과 무척 달랐다.“내가 도와줄까요?” 세희는 한참 뒤에 물었다.“근처에 있는 귀신을 찾아서?”시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 알아도 난 그들에게 말할 방법이 없잖아?”“그 사람을 찾아서...”세희는 말을 반쯤 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됐어요, 말해도 아무 의미가 없죠.”“그래.”시현이 말했다.“지금 이미 저승에서 모였으니, 틀림없이 많은 일을 알았을 거야. 내가 말하든 말하지 않든 달라지는 건 없어. 알아도 단지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을 뿐이니까. 그러나 난 이 일이 내가 이런 사건을 수사하려는 동력이 될 줄은 정말 몰랐어.”이 화제는 너무 무거워서, 세희는 더 이상 토론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화제를 바꿨다.“우리 들어가 볼까요?”시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점차 생각을 가라앉혔다.“좋아, 담을 넘어가자.”말이 끝나자, 시현은 철문 아래로 걸어가 한쪽 무릎을 꿇고 세희에게 말했다.“내 어깨를 밟아, 내가 널 올려보낼게.”세희는 눈가를 실룩거렸다.“그럼 옷이 더러워질 거예요.”“그게 뭐가 어때서? 난 상관없어. 옷이야 깨끗이 빨면 되지.”“그래요, 그럼 좀 참아요!”말이 끝나자, 세희는 철제 난간을 잡고 시현의 어깨를 밟았다.다행히 문은 그리 높지 않았다. 시현이 일어서자 세희는 쉽게 문 위에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는 몸을 돌려 뛰어내렸다.시현은 눈썹을 들더니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세희야, 좀 뒤로 물러서.”세희는 얼른 옆으로 두 발짝 움직였다.곧이어 시현은 단숨에 스퍼트를 하며 위로 뛰어올라 단숨에 가장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날렵해서 철제 난간을 넘었다.세희는 참지 못하고 칭찬을 했다.“대단하네요!!”시현은 웃으며 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이게 뭐라고! 범인을 잡을 때 이렇게 담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세희는 아낌없이 계속 칭찬했다.“경찰
세희는 몸을 휙 돌리더니, 앞에서 귀신 그림자가 날아왔다. 그 귀신이 향하는 곳은 그녀가 아니라 옆에 서 있는 시현이었다.세희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들어 시현을 밀어냈다. 그 귀신은 날카로운 긴 손톱으로 세희의 등을 세게 긁었다.“아..”세희가 습격당하자, 등에 화끈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러나 그녀는 망설이지 못하고 주머니에서 부적 한 장을 꺼내 달려드는 귀신을 향해 던졌다.촤악 하는 소리가 나자, 세희는 고통스럽게 어깨를 감싸고 비명을 지르는 귀신을 보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귀신의 어깨는 세희의 부적 때문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혼백까지 덩달아 투명해졌다.세희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잠시 숨을 돌리려 했지만 또 몇 개의 엄청난 음기가 사방팔방에서 뛰쳐나왔다.세희는 얼른 돌기둥에 등을 기대고 경계하며 사방을 바라보았다. 밀려난 시현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 세희를 쳐다보았다.“세희야? 어떻게 된 일이야?”세희가 준 부적은 귀신을 막는 것이지, 귀신을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시현은 방금 세희가 부적을 꺼내 공기를 때리는 것을 보았고, 곧이어 공기 중에 갑자기 검은 기운이 몇 가닥 뿜어져 나왔다.그 검은 기운이 바로 귀신일 것이다.세희는 얼른 말했다.“가까이 오지 마요!”말이 끝나자, 세희는 또 주머니에서 부적 한 장을 꺼내 시현의 발옆으로 던졌다.“이 부적을 붙이고 그대로 있어요!!”시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세희의 말투에서 지금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세희의 말에 따라 부적을 주워 자신의 몸에 붙이고 그대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세희는 시현에게 부적을 던져준 다음, 재빨리 주머니에서 몇 장을 꺼내 손끝에 끼웠다.음기가 도처에 숨어 있었고, 그 음흉하고 교활한 놈들은 나타나려 하지 않았다.세희는 사방을 향해 엄하게 호통을 쳤다.“능력 있으면 나와요! 뒤에 숨어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게 뭐가 대단하다고?! 길이 있어도 가지 않고, 기어코 제
세희의 말이 떨어지자,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빠르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나타났다. 곧이어 그 그림자는 세희의 곁에서 걸음을 멈추었다.세희의 등이 피로 붉어지자, 캐리는 눈을 크게 떴다.“어떻게 된 거야?!”캐리가 묻자 세희는 마음속의 억울함이 분수처럼 솟아나기 시작했다.“앞의 이 여자 귀신이 부하들 시켜서 나와 시현 오빠를 기습했어요. 난 시현 오빠를 밀어냈지만, 스스로 다쳤어요.”세희의 말을 들은 캐리는 붉은 옷을 입은 처녀귀신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몸의 음기도 순식간에 불어난 상태였다.그는 두말없이 그 여자 귀신을 향해 뛰어갔다.그리고 한 방을 날렸을 뿐인데, 그 여자 귀신은 바로 날아갔다.세희는 놀라서 입술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고 했고, 체내에서 피 냄새가 솟구쳤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세희야!!”이 상황을 본 시현은 전혀 다른 것을 신경 쓸 새가 없었고, 쓰러진 세희를 붙잡았다.그리고 세희의 등을 받치는 순간, 촉촉함을 느꼈는데, 심지어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까지 났다.시현은 온몸을 떨며 자신의 손을 보았는데, 피인 것을 보고 눈시울도 따라서 붉어졌다.“세희야?” 시현의 목소리에는 양심의 가책이 가득했다.“도대체 왜 그래?”세희는 허약하게 고개를 저으며 처녀귀신을 때리고 있는 캐리에게 시선을 멈추었다. 근처에 귀신이 나타나자, 세희는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았다.모든 귀신은 목과 가슴에 어느 정도의 상처가 있았다.세희는 시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시, 시현 오빠, 날 좀 일으켜줘요...”“안돼!” 시현이 말했다.“지금 바로 구급차를 부를 테니 움직이지 마. 내가 병원에 데려다 줄게!”“구급차 부르지 마요...”세희는 그를 막으며 피를 삼켰다.“소, 소용없어요, 일단 날 일으켜줘요...”시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얼굴이 창백해지는 세희를 바라보았다.“뭘 할 건지 말해봐, 내가 안아줄게. 움직이지 마, 알았지? 네 등에서 피가 많이 났어.”‘난 방금 왜 제때에 발견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