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희는 멍해졌고, 시현의 말 때문에 엄청난 슬픔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그녀도 시현의 얼굴에서 무력함과 슬픔을 처음 보았다.이는 평소의 시현과 무척 달랐다.“내가 도와줄까요?” 세희는 한참 뒤에 물었다.“근처에 있는 귀신을 찾아서?”시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 알아도 난 그들에게 말할 방법이 없잖아?”“그 사람을 찾아서...”세희는 말을 반쯤 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됐어요, 말해도 아무 의미가 없죠.”“그래.”시현이 말했다.“지금 이미 저승에서 모였으니, 틀림없이 많은 일을 알았을 거야. 내가 말하든 말하지 않든 달라지는 건 없어. 알아도 단지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을 뿐이니까. 그러나 난 이 일이 내가 이런 사건을 수사하려는 동력이 될 줄은 정말 몰랐어.”이 화제는 너무 무거워서, 세희는 더 이상 토론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화제를 바꿨다.“우리 들어가 볼까요?”시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점차 생각을 가라앉혔다.“좋아, 담을 넘어가자.”말이 끝나자, 시현은 철문 아래로 걸어가 한쪽 무릎을 꿇고 세희에게 말했다.“내 어깨를 밟아, 내가 널 올려보낼게.”세희는 눈가를 실룩거렸다.“그럼 옷이 더러워질 거예요.”“그게 뭐가 어때서? 난 상관없어. 옷이야 깨끗이 빨면 되지.”“그래요, 그럼 좀 참아요!”말이 끝나자, 세희는 철제 난간을 잡고 시현의 어깨를 밟았다.다행히 문은 그리 높지 않았다. 시현이 일어서자 세희는 쉽게 문 위에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는 몸을 돌려 뛰어내렸다.시현은 눈썹을 들더니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세희야, 좀 뒤로 물러서.”세희는 얼른 옆으로 두 발짝 움직였다.곧이어 시현은 단숨에 스퍼트를 하며 위로 뛰어올라 단숨에 가장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날렵해서 철제 난간을 넘었다.세희는 참지 못하고 칭찬을 했다.“대단하네요!!”시현은 웃으며 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이게 뭐라고! 범인을 잡을 때 이렇게 담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세희는 아낌없이 계속 칭찬했다.“경찰
세희는 몸을 휙 돌리더니, 앞에서 귀신 그림자가 날아왔다. 그 귀신이 향하는 곳은 그녀가 아니라 옆에 서 있는 시현이었다.세희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들어 시현을 밀어냈다. 그 귀신은 날카로운 긴 손톱으로 세희의 등을 세게 긁었다.“아..”세희가 습격당하자, 등에 화끈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러나 그녀는 망설이지 못하고 주머니에서 부적 한 장을 꺼내 달려드는 귀신을 향해 던졌다.촤악 하는 소리가 나자, 세희는 고통스럽게 어깨를 감싸고 비명을 지르는 귀신을 보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귀신의 어깨는 세희의 부적 때문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혼백까지 덩달아 투명해졌다.세희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잠시 숨을 돌리려 했지만 또 몇 개의 엄청난 음기가 사방팔방에서 뛰쳐나왔다.세희는 얼른 돌기둥에 등을 기대고 경계하며 사방을 바라보았다. 밀려난 시현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 세희를 쳐다보았다.“세희야? 어떻게 된 일이야?”세희가 준 부적은 귀신을 막는 것이지, 귀신을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시현은 방금 세희가 부적을 꺼내 공기를 때리는 것을 보았고, 곧이어 공기 중에 갑자기 검은 기운이 몇 가닥 뿜어져 나왔다.그 검은 기운이 바로 귀신일 것이다.세희는 얼른 말했다.“가까이 오지 마요!”말이 끝나자, 세희는 또 주머니에서 부적 한 장을 꺼내 시현의 발옆으로 던졌다.“이 부적을 붙이고 그대로 있어요!!”시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세희의 말투에서 지금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세희의 말에 따라 부적을 주워 자신의 몸에 붙이고 그대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세희는 시현에게 부적을 던져준 다음, 재빨리 주머니에서 몇 장을 꺼내 손끝에 끼웠다.음기가 도처에 숨어 있었고, 그 음흉하고 교활한 놈들은 나타나려 하지 않았다.세희는 사방을 향해 엄하게 호통을 쳤다.“능력 있으면 나와요! 뒤에 숨어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게 뭐가 대단하다고?! 길이 있어도 가지 않고, 기어코 제
세희의 말이 떨어지자,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빠르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나타났다. 곧이어 그 그림자는 세희의 곁에서 걸음을 멈추었다.세희의 등이 피로 붉어지자, 캐리는 눈을 크게 떴다.“어떻게 된 거야?!”캐리가 묻자 세희는 마음속의 억울함이 분수처럼 솟아나기 시작했다.“앞의 이 여자 귀신이 부하들 시켜서 나와 시현 오빠를 기습했어요. 난 시현 오빠를 밀어냈지만, 스스로 다쳤어요.”세희의 말을 들은 캐리는 붉은 옷을 입은 처녀귀신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몸의 음기도 순식간에 불어난 상태였다.그는 두말없이 그 여자 귀신을 향해 뛰어갔다.그리고 한 방을 날렸을 뿐인데, 그 여자 귀신은 바로 날아갔다.세희는 놀라서 입술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고 했고, 체내에서 피 냄새가 솟구쳤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세희야!!”이 상황을 본 시현은 전혀 다른 것을 신경 쓸 새가 없었고, 쓰러진 세희를 붙잡았다.그리고 세희의 등을 받치는 순간, 촉촉함을 느꼈는데, 심지어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까지 났다.시현은 온몸을 떨며 자신의 손을 보았는데, 피인 것을 보고 눈시울도 따라서 붉어졌다.“세희야?” 시현의 목소리에는 양심의 가책이 가득했다.“도대체 왜 그래?”세희는 허약하게 고개를 저으며 처녀귀신을 때리고 있는 캐리에게 시선을 멈추었다. 근처에 귀신이 나타나자, 세희는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았다.모든 귀신은 목과 가슴에 어느 정도의 상처가 있았다.세희는 시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시, 시현 오빠, 날 좀 일으켜줘요...”“안돼!” 시현이 말했다.“지금 바로 구급차를 부를 테니 움직이지 마. 내가 병원에 데려다 줄게!”“구급차 부르지 마요...”세희는 그를 막으며 피를 삼켰다.“소, 소용없어요, 일단 날 일으켜줘요...”시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얼굴이 창백해지는 세희를 바라보았다.“뭘 할 건지 말해봐, 내가 안아줄게. 움직이지 마, 알았지? 네 등에서 피가 많이 났어.”‘난 방금 왜 제때에 발견하지
시현은 세희가 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세희가 힘들어할까 봐, 몸을 숙여 그녀를 안고 마지막 교실로 걸어갔다.이때의 캐리는 이미 여자 귀신이 사라질 정도로 때렸다. 그는 눈빛으로 여자 귀신과 다른 귀신을 경고하고는 얼른 시현과 세희를 따라갔다.캐리가 있으면 그 귀신들도 감히 앞으로 다가가지 못했다.시현은 세희를 안고 마지막 교실 입구까지 걸어간 다음, 다리를 들어 문을 걷어찼다.교실에는 책상이 없었고, 짙은 먼지와 알 수 없는 냄새만 가득했다.세희는 시현의 손을 두드리며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표시했다.시현은 그대로 했지만 여전히 세희를 부축했다. 세희는 등이 심하게 찢어지는 통증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교실 한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갔다.그녀는 부적 한 장을 꺼내 천천히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부적을 바닥에 붙이고 먼지가 가득한 바닥을 손으로 만졌다.몇 초 만에 세희는 갑자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곧이어 온몸이 옆으로 기울어지더니, 시현이 미처 반응하지 않을 때, 땅바닥에 세게 쓰러졌다.세희는 기절한 것이 아니라 부적이 그때의 교실로 데려갔기 때문이다. 그녀는 교실의 강단 옆에 서 있었는데, 여섯 명의 남자와 여자 학생이 한 책상 옆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탁자 위에는 불을 붙인 촛불 두 개가 놓여 있었고, 촛불 중간에는 흰색 종이가 놓여 있었으며, 그 위에는 글이 적혀 있었다.여섯 명의 학생 중 두 명의 학생이 손을 내밀어 두 손으로 펜을 꼭 쥐었다. 그리고 분신사바를 중얼거렸다.잠시 중얼거리다가, 세희는 빨간 옷을 입은 여자 귀신이 교실에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이 붉은 옷을 입은 여자 귀신이 바로 그녀가 만난 여자 귀신이었다. 그녀가 나타나자, 한 남학생 뒤에 서서 음기로 그들을 지휘하며 글을 쓰도록 했다.그리고 그녀는 그들을 비웃고 있었다.답을 얻은 학생은 또 다른 두 학생으로 교체했는데, 묻고 나서 또 바꾸었다.이렇게 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처음에 그 두 학생 중 한 여학생이 비웃음을 터뜨렸다.“이건 가짜야! 이
간호사는 응답을 한 다음, 황급히 응급실을 나갔다.응급실 밖에는 정씨 삼 형제와 시현이 있었다.간호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세준은 즉시 다가가서 물었다.“내 여동생은 어떻게 됐나요?”“출혈이 심한 상황이에요. 그리고 상처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동시에 심지어 검은 피가 나기 시작했고요. 지금 혈액은행에 가야 하는데, 시간을 더 이상 끌 수 없어요!”말이 끝나자 간호사는 다급하게 떠났다. 그 말을 듣고 네 사람은 얼굴이 또 약간 하얗게 질렸다.시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세준은 분노에 눈을 부릅뜨고 시현을 바라보더니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제 와서 사과하면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거야?! 일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빨리 말하라고!!”시현은 입술을 오므렸다.“그 상처들은 아마 귀신 때문에 생긴 것일 거야.”세준은 또 무슨 말을 하려다가, 희민이 말렸다.“세준아, 지금은 화낼 때가 아니야. 귀신에게 다친 이상, 음기가 묻은 것이 틀림없어. 그리고 방금 그 간호사도 상처 입은 피부가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잖아.”세준은 화를 누르려고 애썼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지금 어떻게 해야 되는데?!”“의사는 음기를 잘 처리하지 못할 것 같은데...”“음기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지철 할아버지밖에 없어!” 세준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하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잖아!”“저기...”옆에 있던 인우가 입을 열었다.“누나가 지철 할아버지처럼 능력이 있는 분을 언급했었는데.”세준과 희민은 그를 바라보았다.“누군데?!”“미정 할머니라고 부른 것 같아요. 누나의 핸드폰에는 연락처가 있을 거예요.”세준은 시현을 바라보았다.“세희의 핸드폰, 너한테 있지?”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에서 세희의 휴대전화를 꺼내 세준에게 건네주었다. 세준은 잠금을 풀고 주소록에 있는 번호를 뒤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미정 할머니라는 연락처를 보았다.세준은 얼른 전화를 했고, 나미정이 전화를 받기를 애타게 기
전화를 끊은 후, 세준은 바로 수하들에게 전화를 걸어, 가장 빠른 시간내에 헬리콥터로 나미정을 데려오라고 분부했고, 이어 도 경호원에게 빨리 나가서 찹쌀을 사오라고 했다.“찹쌀?” 희민이 세준에게 물었다.“찹쌀로 뭘 할 건데?”세준은 나미정의 말을 그들에게 알렸다. 사람들이 분분히 눈을 크게 떴다.“그럼 아파 죽을지도 몰라요!!” 인우는 마음이 아파서 울 지경이었다.“누나는 아픈 것을 제일 무서워하잖아요!!”“이 방법밖에 없어!!” 세준은 낮게 소리를 쳤다.그의 격노한 모습에 인우는 목이 움츠러들었다. 세준의 말에 시현은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는 오늘 밤 세희를 데리고 간 곳이, 세희의 등살을 태반이나 잃게 할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내가 왜 세희를 데리고 그런 곳에 갔을까?!’시현은 가슴이 아팠고, 자책을 하며 눈빛은 응급실에 떨어졌다.‘세희가 무사히 깨어날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난 세희에게 빚졌고, 평생 다 갚지 못할 거야! 어쩌면 평생 이 죄를 갚을 수밖에 없을지도 몰라!’30분 후에 경호원이 찹쌀 한 봉지를 가지고 돌아왔다.세준은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의사를 부르라고 한 뒤 찹쌀을 의사에게 건넸다.의사는 이해하지 못하고 세준을 쳐다보았다.“둘째 도련님, 이것은...?”세준은 방법을 의사에게 알렸다.의사는 의아하게 세준을 쳐다보았다.“둘째 도련님, 이런 것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 아가씨는...”“그냥 시킨대로 하세요!!”세준은 또다시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한 마디만 더 물어보면, 당장 병원에서 꺼져요!”의사는 놀라서 얼른 찹쌀을 들고 돌아갔다.그리고 잠시 후, 희민이 얼른 앞으로 나아갔다.“우리들 줄 한 사람이 들어갈 순 없나요?”의사가 또 어찌 감히 그들에게 미움을 사겠는가, 한쪽의 간호사에게 방균복을 입히라고 한 뒤, 그들 모두 데리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수술 침대에 누운 세희는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등의 상처는 끔찍했고, 그 검은 피부는 심지어 썩기 시작했다.세
세준의 말을 듣고 의사는 메스를 들고 세희의 등의 썩은 고기를 베어낼 수밖에 없었다.그럴 긁을 때마다, 세희는 아파서 온몸을 발버둥치며 계속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눈물까지 끊임없이 굴러 떨어졌다.세준은 참지 못하고 앞에 있는 간호사를 밀치고, 세희의 병상 옆에 쪼그리고 앉아 세희의 손을 꼭 잡았다.“세희야, 오빠 여기 있어. 조금만 참아!”세희는 세준의 말을 들은 듯, 눈을 뜨지는 않았지만 아프다고 외치는 빈도를 줄였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출혈로 얼굴이 지나치게 창백해졌다.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세준은 세희가 지금 이미 죽었다고 생각할 것이다.자신의 여동생이 이러는 것을 보고도 그녀의 어떤 아픔을 분담할 수 없었기에, 세준은 자신의 마음이 깨질 것 같았다.인우는 이미 울음을 터뜨렸고ㅡ 희민을 안고 더는 세희의 지금의 참상을 보지 못했다.희민은 양쪽을 챙길 수 없어, 인우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세희를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시현은 제자리에 서서 두 눈이 붉어졌다. 그도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세희를 도와 적을 해결할 방법이 하나도 없었다.그것은 그가 접촉할 수 없는 차원이었고, 무력감이 점차 커졌다.썩은 살을 다 베어낸 다음, 세희는 완전히 기절했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무균실로 밀려들어 관찰을 했다. 그러나 세희의 몸에 꽂은 기계들은 매우 불안정하여, 심지어 심장박동수가 떨어지고 있었다.세준은 창가에 서서 세희를 쳐다보며 떠나려 하지 않았다.희민은 그의 옆으로 가서 탄식했다.“세준아, 너 먼저 앉아서 쉬어. 미정 할머니가 오시기 전에 먼저 쓰러지지 말고.”“아니.” 세준은 냉담하게 거절했다.“세희가 깨어나지 않으면, 난 떠나지 않을 거야.”인우는 묵묵히 두 사람의 뒷모습을 주시하다가, 한참 뒤 의기소침한 시현에게 시선을 돌렸다.“고 과장님.” 인우는 목이 쉬어 입을 열었다.“우리 누나는 어디에서 이런 일을 당한 거예요?”시현은 눈을 돌려 인우를 바라보았는데, 그가 진지하게 묻는 것을 보고 물었다
“인우야.” 희민이 인우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이제 그런 말 하지 마. 지금 중요한 건 세희의 안전이야. 그리고... 엄마 아빠 쪽엔 아직 연락 안 했어.”“연락하지 마요!”인우는 즉시 반박했다.“엄마 아빠에게 연락하면... 마치 누나가...”인우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을 피했다.“헬리콥터는 어디에 도착한 거지?” 시현은 세준을 보고 물었다.세준은 손목시계를 들어 한 번 보았다.“6시간이 걸리니까, 지금은 이미 오는 길일 거야.”세준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숨이 막혔다.그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 데다, 세희의 상태가 또 이렇게 불안정했다.‘세희는 버틸 수 있을까?’시간은 아주 빠리 지나갔고, 당직 간호사도 왔다갔다하며 세희의 상황을 살폈다.날이 다시 밝아졌다.모두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때, 세준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보더니, 경호원의 전화인 것을 보고 바로 연결버튼을 눌렀다.“말해.”[둘째 도련님, 저희는 이미 병원 꼭대기층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시죠? 지금 바로 어르신을 모시고 가겠습니다.]“중환자실!”세준은 나지막이 말했다.“가능한 한 빨리!”[예.]10분도 안 되어 경호원은 나미정을 부축하며 급하게 달려왔다. 밤새 쉬지 않아 나미정의 표정도 그리 활기차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미간에 조급함을 띠고 있었고, 발걸음을 조금도 늦추지 않았다.그녀를 보자 모두 일어섰다.나미정이 가까이 오자, 세준은 일어서서 인사했다.“할머니, 세희는...”나미정은 손을 들었다.“알아, 내가 시킨 일은 다 끝냈지?”“네. 다만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요.”나미정은 창문 앞으로 걸어가서 안에 누워 있는 세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한 무리의 귀신들이 붙잡고 있으니까 그렇지! 너희들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해. 오늘 밤 12시가 지나도 깨어나지 못하면, 세희는 완전히 깨어나지 못할 거야.”이 말을 듣자, 모두들 가슴이 덜컥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