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은 후, 세준은 바로 수하들에게 전화를 걸어, 가장 빠른 시간내에 헬리콥터로 나미정을 데려오라고 분부했고, 이어 도 경호원에게 빨리 나가서 찹쌀을 사오라고 했다.“찹쌀?” 희민이 세준에게 물었다.“찹쌀로 뭘 할 건데?”세준은 나미정의 말을 그들에게 알렸다. 사람들이 분분히 눈을 크게 떴다.“그럼 아파 죽을지도 몰라요!!” 인우는 마음이 아파서 울 지경이었다.“누나는 아픈 것을 제일 무서워하잖아요!!”“이 방법밖에 없어!!” 세준은 낮게 소리를 쳤다.그의 격노한 모습에 인우는 목이 움츠러들었다. 세준의 말에 시현은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는 오늘 밤 세희를 데리고 간 곳이, 세희의 등살을 태반이나 잃게 할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내가 왜 세희를 데리고 그런 곳에 갔을까?!’시현은 가슴이 아팠고, 자책을 하며 눈빛은 응급실에 떨어졌다.‘세희가 무사히 깨어날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난 세희에게 빚졌고, 평생 다 갚지 못할 거야! 어쩌면 평생 이 죄를 갚을 수밖에 없을지도 몰라!’30분 후에 경호원이 찹쌀 한 봉지를 가지고 돌아왔다.세준은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의사를 부르라고 한 뒤 찹쌀을 의사에게 건넸다.의사는 이해하지 못하고 세준을 쳐다보았다.“둘째 도련님, 이것은...?”세준은 방법을 의사에게 알렸다.의사는 의아하게 세준을 쳐다보았다.“둘째 도련님, 이런 것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 아가씨는...”“그냥 시킨대로 하세요!!”세준은 또다시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한 마디만 더 물어보면, 당장 병원에서 꺼져요!”의사는 놀라서 얼른 찹쌀을 들고 돌아갔다.그리고 잠시 후, 희민이 얼른 앞으로 나아갔다.“우리들 줄 한 사람이 들어갈 순 없나요?”의사가 또 어찌 감히 그들에게 미움을 사겠는가, 한쪽의 간호사에게 방균복을 입히라고 한 뒤, 그들 모두 데리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수술 침대에 누운 세희는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등의 상처는 끔찍했고, 그 검은 피부는 심지어 썩기 시작했다.세
세준의 말을 듣고 의사는 메스를 들고 세희의 등의 썩은 고기를 베어낼 수밖에 없었다.그럴 긁을 때마다, 세희는 아파서 온몸을 발버둥치며 계속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눈물까지 끊임없이 굴러 떨어졌다.세준은 참지 못하고 앞에 있는 간호사를 밀치고, 세희의 병상 옆에 쪼그리고 앉아 세희의 손을 꼭 잡았다.“세희야, 오빠 여기 있어. 조금만 참아!”세희는 세준의 말을 들은 듯, 눈을 뜨지는 않았지만 아프다고 외치는 빈도를 줄였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출혈로 얼굴이 지나치게 창백해졌다.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세준은 세희가 지금 이미 죽었다고 생각할 것이다.자신의 여동생이 이러는 것을 보고도 그녀의 어떤 아픔을 분담할 수 없었기에, 세준은 자신의 마음이 깨질 것 같았다.인우는 이미 울음을 터뜨렸고ㅡ 희민을 안고 더는 세희의 지금의 참상을 보지 못했다.희민은 양쪽을 챙길 수 없어, 인우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세희를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시현은 제자리에 서서 두 눈이 붉어졌다. 그도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세희를 도와 적을 해결할 방법이 하나도 없었다.그것은 그가 접촉할 수 없는 차원이었고, 무력감이 점차 커졌다.썩은 살을 다 베어낸 다음, 세희는 완전히 기절했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무균실로 밀려들어 관찰을 했다. 그러나 세희의 몸에 꽂은 기계들은 매우 불안정하여, 심지어 심장박동수가 떨어지고 있었다.세준은 창가에 서서 세희를 쳐다보며 떠나려 하지 않았다.희민은 그의 옆으로 가서 탄식했다.“세준아, 너 먼저 앉아서 쉬어. 미정 할머니가 오시기 전에 먼저 쓰러지지 말고.”“아니.” 세준은 냉담하게 거절했다.“세희가 깨어나지 않으면, 난 떠나지 않을 거야.”인우는 묵묵히 두 사람의 뒷모습을 주시하다가, 한참 뒤 의기소침한 시현에게 시선을 돌렸다.“고 과장님.” 인우는 목이 쉬어 입을 열었다.“우리 누나는 어디에서 이런 일을 당한 거예요?”시현은 눈을 돌려 인우를 바라보았는데, 그가 진지하게 묻는 것을 보고 물었다
“인우야.” 희민이 인우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이제 그런 말 하지 마. 지금 중요한 건 세희의 안전이야. 그리고... 엄마 아빠 쪽엔 아직 연락 안 했어.”“연락하지 마요!”인우는 즉시 반박했다.“엄마 아빠에게 연락하면... 마치 누나가...”인우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을 피했다.“헬리콥터는 어디에 도착한 거지?” 시현은 세준을 보고 물었다.세준은 손목시계를 들어 한 번 보았다.“6시간이 걸리니까, 지금은 이미 오는 길일 거야.”세준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숨이 막혔다.그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 데다, 세희의 상태가 또 이렇게 불안정했다.‘세희는 버틸 수 있을까?’시간은 아주 빠리 지나갔고, 당직 간호사도 왔다갔다하며 세희의 상황을 살폈다.날이 다시 밝아졌다.모두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때, 세준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보더니, 경호원의 전화인 것을 보고 바로 연결버튼을 눌렀다.“말해.”[둘째 도련님, 저희는 이미 병원 꼭대기층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시죠? 지금 바로 어르신을 모시고 가겠습니다.]“중환자실!”세준은 나지막이 말했다.“가능한 한 빨리!”[예.]10분도 안 되어 경호원은 나미정을 부축하며 급하게 달려왔다. 밤새 쉬지 않아 나미정의 표정도 그리 활기차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미간에 조급함을 띠고 있었고, 발걸음을 조금도 늦추지 않았다.그녀를 보자 모두 일어섰다.나미정이 가까이 오자, 세준은 일어서서 인사했다.“할머니, 세희는...”나미정은 손을 들었다.“알아, 내가 시킨 일은 다 끝냈지?”“네. 다만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요.”나미정은 창문 앞으로 걸어가서 안에 누워 있는 세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한 무리의 귀신들이 붙잡고 있으니까 그렇지! 너희들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해. 오늘 밤 12시가 지나도 깨어나지 못하면, 세희는 완전히 깨어나지 못할 거야.”이 말을 듣자, 모두들 가슴이 덜컥 내
“손가락을 물어.” 나미정이 말했다.인우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아픔을 참으며 고분고분 손가락을 물었고, 피가 나는 손가락을 나미정에게 건네주었다.나미정은 그의 손가락을 잡아당겨 세희의 이마에 그었다. 그 다음은 인중, 그리고 턱.인우는 영문을 몰랐다.“할머니, 이건 무엇을 위한 거죠?”“세희는 혼을 하나 잃었는데, 귀신들에게 잡혔어. 네 피는 그 귀신들을 물리칠 수 있거든.”“귀신한테 잡혔다뇨??”인우는 여전히 알아듣지 못했다.나미정은 인우를 바라보았다.“얘야, 네 누나가 어떻게 기절했는지 나에게 말해줄래?”인우는 시현이 알려준 일을 그대로 나미정에게 전해주었다.“그래서 세희는 부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분열해서 무언가를 감지했구나. 그리고 그 귀신들은 지금 세희의 영혼 옆에 있어.”인우는 눈을 부릅떴다.“그래서 누나를 다치게 한 귀신이 아직도 누나에게 매달리고 있단 말이네요?!”“음.”인우는 다급하게 말했다.“내 피를 이용하여 그 귀신들을 죽이면 누나가 깨어나는 거 아니에요?”“넌 뭐 하러 가니?” 나미정이 말했다.“네가 네 누나의 귀신을 볼 수 있는 부적을 가지고 가도, 그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야.”인우는 그제야 반응했다.“하긴, 누나가 귀신이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싶다면, 우리는 절대로 볼 수 없다고 했어요.”“그래.” 나미정이 말했다.“우리는 해야 할 일만 잘하고, 나머지는 네 누나에게 맡기자고.”“그럼 이제 다 된 거예요?” 인우는 세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만약 네가 없었다면, 난 다른 일을 좀 더 해야겠지. 그러나 네가 있으니, 내가 그런 부적을 쓰는 것보다 효과가 훨씬 좋아.”“그럼 이제 기다리면 되는 거예요?” 인우는 또 물었다.“아니, 세희를 불러야 해.”“지금요?'나미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 때가 아니야. 좀 더 있다가 불러야 해...”말이 끝나자 나미정은 세희의 안색을 주시하며 침묵에 빠졌다.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것은, 인우가 자신의 피를 세희의 이마에 묻혔을
세희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부적은 비록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여전히 강렬한 양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세희는 숨을 들이마신 다음 천천히 일어섰다. 그 순간, 옆에서 놀던 그 귀신들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모두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들의 시선을 알아챈 세희도 눈을 돌려 귀신들을 보았다.‘또 이런 느낌이야! 이곳을 못 나가게 하는 그런 느낌!’세희는 밀려오는 공포를 참으며 용기를 내어 문 앞으로 걸어갔다.문과 가까워질수록 주위의 음기는 더욱 강렬해졌다. 심지어 세희는 자신의 영혼이 억압된 느낌을 받았다.“누나, 무서워하지 마요!!”“세희야! 용기를 내서 그곳에서 나와! 그 귀신들은 널 건드리지도, 널 다치게 하지도 못할 거야!”“누나! 나랑 형들이랑 그리고 고 과장님이 여기서 누나를 기다리고 있어요!”인우와 나미정의 목소리를 듣고, 세희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가깝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다가갈 수 없는 문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세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부적이 그려진 손을 들어 다시 시도했다.이번에 그 귀신들은 섬뜩하게 웃기 시작했다. 세희가 문손잡이에 손을 얹으려 하자, 그들은 재빨리 앞으로 돌진했다.이때, 매몰찬 음기가 덮쳐왔고, 세희는 부적이 있는 그 손을 들고 돌아섰다.그 귀신들은 하마터면 세희의 영혼과 닿을 뻔했다. 그러나 세희의 손에서 나는 강렬한 양기가 서려 있는 부적을 감지한 그들은 표정이 돌변했다.세희는 뒤로 물러섰고, 등이 문에 닿는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 문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연 후, 그녀는 즉시 뛰쳐나갔다.이때, 줄곧 병상에 누워있던 세희는 눈을 번쩍 뜨더니 숨을 들이마셨다.세희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인우는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누나!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그러나 세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눈을 천천히 감았다.인우는 완전히 멍해지더니 당황해진 표정으로 나미정을 바라보았다.나미정은 아주 침착하게 대답했다.“별일 아니야, 피곤해서 그런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오자, 시현은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눈을 뜨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난 세희가 하는 일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데. 그럼 세희를 보호하려면 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지?’생각하다 시현은 핸드폰을 꺼내 세준에게 톡을 보냈다.[그 할머니 지금 어느 호텔에 계시는 거지?]얼마 지나지 않아, 세준은 시현에게 나미정이 지내고 있는 호텔 주소와 방번호를 보냈다.[고마워, 세준아.]세준은 이 문자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세희의 일, 난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야.][날 때리고 싶든, 죽이고 싶든 네 마음대로 해. 다 내 잘못이니 나도 변명할 말이 없어.]이 문자를 보낸 후, 더 이상 답장이 들어오지 않았다.시현도 더 이상 아무것도 보내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호텔로 갔다.30분 후, 시현은 나미정이 있는 룸 앞에 도착했는데, 잠시 심사숙고한 다음,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곧 안에서 나미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기다려.”문을 열자, 시현이 문밖에 서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약간 의아해했다.“네가 바로 병원에 있었던 그 총각인가?”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머니. 저와 잠깐 얘기를 좀 나누시면 안 될까요?”“그래.” 나미정은 몸을 비키며 말했다. “들어와서 말하자꾸나.”시현은 들어가서 소파에 앉았고, 나미정은 그의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무슨 일로 날 찾는 거지?”시현은 긴장이 돼서 두 손을 비볐다.“할머니, 저도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대체 어떻게 해야 세희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평범한 사람이라...”나미정은 웃기 시작했다.“왜, 네가 보기에 우리와 같은 무당은 평범하지 않은 건가?”시현은 멈칫하더니 얼른 설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무튼 저희보다 강하고 특수한 능력이 있으시잖아요.”“그것도 다 하늘이 내려준 신기일 뿐이지.”나미정이 말했다.“그러나 우리도 평범한 사람들이야. 밥을 먹어야 하고, 또 때가 되면 죽는 법이니
시현은 세준 그들에게 돌아가서 쉬라고 한 다음, 혼자 의자에 앉아 멀리서 세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아주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고, 숨을 고르게 쉬고 있었다.이때 간호사가 걸어왔다. 시현은 그녀를 보며 얼른 일어나 물었다.“선생님.”간호사는 그를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시죠?”“세희는 언제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있는 거죠?”“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요 며칠 더 관찰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가씨는 제가 본 여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엄중한 상처를 입으신 환자라서요. 잘못하면 흉터가 남을 텐데... 어휴...”말이 끝나자, 간호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시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또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이번 생은 철저히 세희에게 빚진 셈이네.’사흘 후, 세희는 중환자실에서 나왔고, 이 일을 알게 된 하영과 유준도 얼른 병원에 찾아왔다.세희가 침대에 엎드려 멍을 때리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은 가슴이 아팠다.하영은 허리를 굽혀 세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세희야, 미안해. 네 오빠들이 아침에 금방 이 일을 알려줘서, 엄마와 아빠도 이제야 달려온 거야.”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엄마. 이거 봐요, 나 아직 멀쩡하잖아요?”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걱정 마. 무슨 방법을 써서더라도 네 등의 흉터를 치료할 테니까.”“사실 난 이런 거 신경 안 써요. 등일 뿐이니, 평소에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 자신도 볼 수 없으니까,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없어요.”“네가 꾸미길 좋아한다는 거, 여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 세준은 벽에 기대며 말했다.세희는 고개를 돌려 세준을 보려 했지만, 상처가 땅기는 바람에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세준은 마음이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좀 움직이지 마. 나도 안 비웃을게.”유준은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아, 너희들은 외국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좋은 성형과 의사를 찾아. 세희의 등에 절대로 흉터 남지 않게.”세준은
시현은 말을 이어받으며 오른손을 들었다.“그때 내 오른손에 피가 가득 묻은 거 있지? 심지어 의사가 네 등의 썩은 살을 모두 베어낸 것을 직접 봤는데, 며칠째 잠을 못 잤어.”“에이, 그건 간단하죠!” 세희는 히죽거리며 말했다.“수면제 처방받으면 편안하게 잘 수 있지 않겠어요?”시현은 웃으며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세희야, 날 원망하고 싶지 않아?”“원망이요?” 세희는 시현의 뜻을 잘 몰랐다.“내가 왜요?”시현은 콧등을 긁적였다.“내가 널 데리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너도 이렇게 다치지 않았을 거야.”세희는 눈을 부라리며 시현을 바라보았다.“그건 시현 오빠 탓이 아니에요. 그 귀신들이 겁도 없이 나한테 덤빈 것뿐이니까요. 다 회복되면 그 귀신들 전부 잡아버릴 거예요!”“또 그곳에 가려고?” 시현은 경악하며 물었다.“그럼요!” 세희는 손을 내밀었다.“일곱 명의 귀신을 전부 다 데려갈 수 있다면, 염라대왕님은 좋다고 박수를 치실지도 몰라요.”시현은 세희의 얼굴에 나타난 즐거운 미소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난 오히려 네가 날 욕하면서 분풀이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홀가분한 말투로 말하는 거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그럼 너무 재미없죠! 난 시현 오빠 돈 뜯어먹는 게 더 좋은 거 같은데? 내가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으면, 날 데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오케이!” 시현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세준 오빠가 그러던데, 미정 할머니를 찾아갔다면서요?”시현은 숨김없이 대답했다.“응, 가서 어떻게 해야 널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쭤봤어.”“하하하.” 세희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날 보호한다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시현 오빠는 귀신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귀신과 싸우려는 거예요? 정의감과 용기로 귀신을 제압하려고요?”“내가 만약 내 정의감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엔 귀신이 없을 거야?”세희는 웃으며 말했다.“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