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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그녀를 보았다

하영의 목소리를 들은 정유준의 눈빛이 순간 움찔했다.

“그쪽은 누구시죠?”

그 말에 강하영은 어이가 없었다.

‘미친 거 아냐? 낯선 사람한테 다짜고짜 누구냐고 물어봐?’

“저희가 아는 사이도 아닌데, 초면에 그런 말씀은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요?’

하영의 말에 정유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바꾸었다.

“제 아이가 여기 유치원에 다니거든요. 그저 얼굴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수상한 여자가 있으니, 제 아이의 안전을 위해 물어볼 자격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말이지 빈틈없는 핑계였다.

“죄송합니다! 최근 얼굴에 알레르기 증상이 있어서 괜히 다른 사람들이 놀랄까 봐 숨긴 거예요. 만약 제가 누군지 궁금하시면 원장님께 여쭤도 상관없어요.”

그 말을 끝으로 강하영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어차피 신청 서류에는 다른 이름을 기재했고, 거주지도 가짜로 적었으니, 정유준이 알아내도 크게 겁날 게 없었다.

하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정유준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강하영과 너무 많이 닮았어.’

정유준은 급히 유치원에서 빠져나와 차에 오른 뒤 허시원을 보며 분부했다.

“희민이와 같은 반 학생과 그 학부모의 자료를 조사해 봐.”

그 말에 허시원은 깜짝 놀랐다.

“대표님, 위험한 사람입니까?”

“그녀를 봤거든!”

‘그녀?’

정유준의 낮은 목소리에 허시원은 여전히 의아했다.

“대표님, 그녀가 누굽니까?’

“강하영 말이야!”

허시원은 순간 멍해졌다가 차마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강하영 씨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시신 확인했어?”

정유준이 차가운 눈빛으로 백미러를 통해 허시원을 바라봤다.

“아니요.”

“강하영이 죽은 그날 밤, 우인나가 하영의 시신을 바로 화장한 뒤 묻었다고 했어.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왜 우리한테 미리 알리지 않았을까?”

정유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분석하기 시작하자 허시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님이 5년 동안 이 일을 벌써 몇 번이나 언급했는지 모른다. 심지어 사람을 시켜 우인나 쪽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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