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우는 서서히 눈을 떴다.눈앞에는 홍빈 밖에 없다.포화 소리는 여전히 세상을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우르릉-방 정체가 떠나갈 정도로 울리고 있다.홍빈은 즉시 앞으로 나가 몸을 굽혀 손을 뻗어 서현우 몸 위를 가렸다.다행히도 이 집은 견고하여 지붕이 갈라졌지만 함몰되지 않았다.씽씽-서현우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그것은 대공 미사일 소리였다.매우 확실할 수 있다.어디까지나 남강 총사령관이니 이는 기본이다.“나 얼마나 기절한 거야?”서현우는 허약한 소리로 물었다.이 소리는 포화 소리보다 천만 배나 약하다!홍빈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입 모양을 보고 알아차렸다.“하루입니다! 지금은 밤 11시 33분 54초입니다.”서현우도 홍빈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입 모양을 보고 알았다.손을 들어 보려고 힘을 썼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발을 들고 싶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그래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싶었다.하지만 고개도 움직이지 않았다.“나 움직일 수 없어.”“남강은 무너졌어?”“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 있습니다.”“나 좀 일으켜 줘. 나가서 봐야겠어.”“총사령관님...... .”“시간이 없어, 얼른!”“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고 싶어.”홍빈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홍빈은 이를 악물고 서현우를 부축하여 휠체어에 앉혀 두꺼운 외투를 덮어주었다.서현우는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앞만 보고 있다.몸이 몹시 허약해지고 있는 것을 뼛속까지 느꼈다.그 무서운 혈살의 힘이 몸 여기저기를 쏘다녔다.생명이 흘러가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밖으로 좀 가자.”“네.”홍빈은 눈물을 흘리며 서현우를 밀고 나갔다.쿵쾅-하늘에서 무수한 불꽃이 터지고 있다.불꽃마다 전투기 한 대의 파멸을 대표한다.양쪽 전투기 무리가 모두 고공을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하여 서현우의 눈앞에는 불꽃이 끊이지 않고 있다.살성이 진동하며 총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온 세상을 뒤덮었다.적들은 필사
피바다가 된 전쟁터에서는 햇빛조차도 먼지가 자욱해 보인다.서현우는 숨이 점점 가빠지고 있다.신체적인 이유가 아니라 이 공기 중에 피비린내가 너무 짙다.모두가 선혈에 잠긴 듯 숨이 막힐 지경이다.씽씽씽...... .포탄이 끊임없이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다.포탄이 폭발하고 나면 검은 기름이 천지를 뒤덮고 쏟아지는데 마치 비가 내리는 것과 같았다.쾅-불빛이 솟아오르는 순간이 마치 혀를 내두르며 미친 듯이 달리는 악견과 같았다.폭발점을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다.휙휙-칼 같은 바람이 불길을 더욱 키우고 있다.남강 방어선 밖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시체가 소각되어 악취가 진동하며 풍겼다.그러나 며칠간의 잔혹한 전쟁을 거쳐 전사들은 이미 여러 가지 냄새에 익숙해졌다.맹렬한 불은 아주 멀리까지 휩쓸었다.남강 내에는 지장이 없고, 남강 밖의 적군이 주둔하는 캠프도 지장이 없다.200리에 걸쳐 이어진 불길은 예나 지금이나 보여주기 어려운 극단적인 화면을 조성하고 있다.큰불은 한참을 태우고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얼마나 많은 시체가 있는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불길에 물든 강인한 얼굴에 슬픔이 떠올랐다.전쟁 중에 사람의 목숨은 값어치가 없다.너무 많은 사람이 여기에서 죽었다.그리고 누군가는 계속 죽을 것이다.‘내가 다음 차례인가?’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이 물음을 떠올리고 있다.그러나 그들은 죽는 이가 자신이라도 단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서현우의 숨결은 이 뜨거운 불 속에서 점점 가라앉았다.자신에게 시간이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다.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못 버틸지도 모른다.‘용국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이 문제는 아마도 저세상에서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생전에 이미 최선을 다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안타깝게도 청현이가 살아 돌아왔는지 알지 못했다.청현은 전체를 내다보는 능력이 훌륭하고 군사와 함께 협력한다면 좋을 것 같다.두 사람이 부디...... .서현우는
“홍빈...... 홍빈...... .”서현우는 홍빈의 이름을 미친 듯이 부르고 있다.하지만 홍빈는 대답하지 않고 서현우의 발밑에 쓰러졌다.그리고 홍빈이 입고 있는 군복에서는 성홍색의 꽃으로 번졌다.“홍빈...... .”서현우의 부릅뜬 눈에 핏발이 서서히 떠올랐다.‘죽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라고!’홍빈이 몸으로 막지만 않았다면...... .깊은 원한이 눈에서 미친 듯이 뛰고 있다.목에 난 상처에서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그 눈부신 피들은 목을 타고 흘러내려 서현우의 목에 걸린 옥에 스며들었다.이 옥은 모양이 잎사귀처럼 순백하고 흠이 없으며 중간에 틈이 하나 있긴한데, 겉보기에는 꽤 이상하다.이 옥은 서현우 어머니의 유품인데, 서태훈한테서 건네받은 후부터 줄곧 목에 걸고 다녔다.지금 순백의 옥에 서현우의 선혈이 묻어버렸다.사고가 정지된 서현우는 이 옥이 피에 물든 후 갑자기 미약한 핏빛을 발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그 선혈은 마치 주동적으로 옥에 흡수되는 것 빠른 속도로 스며들어 갔다.성홍색이 옥에 만연하여 순백함을 대체하였다.핏빛으로 변해버린 붉은 옥의 중간 틈은 서서히 확장되어 눈처럼 보였다.흑흑흑...... .잠시 응고된 전장은 공격의 나팔 소리에 깨졌다.포효하는 소리가 순식간에 사방을 휩쓸었다.적들은 진격의 나팔 소리에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덤벼! 죽여!”“무너진 곳을 사수하거라!”우르릉...... .전쟁터라는 제육기 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총알이 빗발치고 포화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하지만 서현우는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서현우의 눈은 점점 붉어졌다.지금 누군가 서현우를 주목하면 서현우의 눈동자에서 성홍색의 피망울이 보일 것이다.목에 걸고 있던 옥도 소리 없이 녹듯이 서현우의 몸에 스며들었다.두근두근-콩닥콩닥-서현우의 심장은 짧은 경련 후에 유달리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귓가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채 천둥 치는 듯한 심장 박동 소리만 남았다.심장이 뛸 때마다
“씁...... .”적국, 술변성.체어스는 스크린을 통해 거대하기 짝이 없는 검을 보고 들숨을 내쉬었다.마음속에는 참지 못하고 이따금 절망이 용솟음쳤다.‘저게 뭐야?’난공불락의 남강 방어선 성벽과 수천만 명의 병사들에게 무수한 중화력을 쏟아부어도 뚫을 수 없었는데, 이 검 아래서 두부처럼 으깨지고 말았다.성지...... .성국...... .그 신비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령이다!오직 신령만이 하늘과 땅을 파괴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체어스는 혈색이 전혀 없을 정도로 창백했다.마치 파괴된 것은 남강의 방어선이 아니라 적국의 것 같았다.체어스는 슬픈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토끼가 죽고 여우가 슬퍼하는 느낌이 마음속에 퍼졌다.“북도문의 장발 칼잡이도 이 정도야?”“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적국도 저렇게 될 수 있는 거잖아?”사람이 아무리 많더라고 그들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하찮은 개미, 단숨에 죽여 버릴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하하하하...... .”체어스는 정신을 놓은 듯이 크게 웃었다.웃음소리에는 슬픔이 가득하고 고통과 절망이 넘쳤다.‘신한테 저항하려고 했다니...... 내가 너무 어리석고 헛된 망상만 했어!’한참이 지나서야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멈추었다.그리고 눈물 한 방울이 탁자 위에 뚝 떨어졌다.체어스는 그것을 닦고 힘없이 손을 들어 버튼을 눌렀다.잠시 후 십여 명의 장군들이 몰려들어 일자로 늘어섰다.“총사령관님!”장군들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체어스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내 명을 전하거라! 대군은 즉시 남강을 향해 진격한다!”“드디어 참전하는 겁니까?”“잘됐습니다! 반드시 멸망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 안심하고 계시기 바랍니다!”명을 들은 장군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가 봐.”체어스는 담담하게 말했다.모두 한바탕 기뻐하며 몸을 돌려서고는 서로 눈만 마주쳤다.그리고 그때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근데, 아직 전략도 세우지 않으셨는데...... .”“중요하지
“죽여!”홍수가 하늘을 찌를 듯이 몰려오며 적군이 쳐들어왔다.“물러서! 수비! 수비!”영박문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영박문은 한쪽 팔이 부러졌고 선혈은 여전히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다.그러나 지금은 군령을 전달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모두가 눈이 돌아가서 편제를 이루기 어려워졌다.피식-총알이 날아와 남강 병사들이 줄줄이 쓰러졌다.그들은 사실 이미 쇠뇌의 끝이다.삼백만 명의 적군이 미친 듯이 몰려오자, 십여 분 동안 남강에는 거의 50만 명의 병력이 없어졌다.“지켜라! 사수하라!”군사는 지휘부에서 소리를 지르고 두 눈에 핏발이 서려 있었다.군사는 줄곧 쉬지 않았고 가장 졸릴 때도 30분만 눈을 붙였을 뿐이다.지금 적국의 대군이 전장에 가담한 것을 발견하고 즉시 무생군과 장정군에게 명령을 내렸다.지금. 이 순간 적국의 중심지 번화한 도성에 등불이 희미하다.도성을 호위하는 정예 대군은 사십만 명이 남았다.그들은 이 번화함에 휩싸여 죽음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휙-우르릉-포탄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와 밤하늘에서 터졌다.사람들은 멍하니 그 폭발 방향, 하늘을 찌를 듯한 불빛을 보고는 반응하지 못했다.곧.“죽여!”귀청이 터질 듯한 싸움 소리가 성 밖에서 천지를 뒤덮고 들려왔다.다닥다닥...... .우르릉적국 도성에 전쟁이 시작되었다.술변성 안에서 체어스는 혼자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 있다.사무실은 어두컴컴하고 전기 기구의 표시등만 희미하게 깜박이고 있다.그의 모든 예기는 모조리 뽑힌 듯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했다.“은퇴할 때도 됐어.”체어스는 희미한 빛을 빌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검은 머랏속에 백발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중얼거렸다.‘그래, 인제 그만 물러설 때도 됐어. 허구한 날 싸움만 하고 재미없어.’‘목숨을 다해 아득바득 지켜온 모든 것을 그 신령들은 손만 흔들면 모든 걸 앗아갈 수 있는데, 뭐 하려고 버티고 있어.’‘무슨 의미가 있어? 차라리 은퇴하고 그때 그 더러운 집으로 돌아가 죽는 날만
적군은 이 기세에 놀랐다.남강 병사들이 보여준 에너지는 생사를 초월한다.그들은 분명히 남강 병사들이 숨만 붙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나 죽어야 할 남강 병사들은 여전히 미친 듯이 달려들고 있다.“철수!”적군의 장군은 즉각 철수 명령을 내렸다.그들은 남강과 10년 동안 싸웠고 남강 병사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였을 때 얼마나 무서운 힘을 자아내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하지만 그들은 두렵지 않다.궁지에 몰린 짐승이 싸울 뿐이다.그들이 참전한 이후로 이 승부는 이미 결정되었다.가만히 숨죽이고 기다리면 그들은 도마 위에 놓인 고기가 될것이다.지금은 죽기 전, 마지막 광기에 불과하다.“총사령관님의 명령 이십니다. 전군은 남강 전장에서 철수합니다!”체어스의 명령이 전해왔다.명을 듣자마자 다들 아연실색했다.“남강이 곧 뚫릴 것 같은데?”“뭐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곧 남강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이럴 때 물러서면 어떡합니까? 4개국 X신들에게 공을 양보해야 합니까?”장군들은 분노하여 이를 갈았다.하지만 그들은 단지 말로만 할 뿐 체어스의 명령을 어길 용기는 없었다.장군들은 서로 바라보며 달갑지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됐어, 철수해.”“전군은 명을 듣고 남강 전장에서 철수한다!”“철수...... .”체어스는 병사를 다스리는데 확실히 일가견이 있다.당장 승리의 열매를 딸 수 있음에도 적국 장병들은 군령이 전달되자 곧바로 철수하기 시작했다.이를 보고 있던 4개국 총사령관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나중에는 크게 기뻐했다.“하하하! 체어스 이놈 재미있네!”“좋아, 똑똑한 놈이야!”“잘 됐어! 자, 인제 우리가 승리의 열매를 딸 차례야!”“명을 듣거라! 전군은 마지막 돌격하여 남강을 멸망시키고 남방 4개 성을 죽이고 불태운다!”수백만 명의 피곤한 병사는 이 명령을 듣고 다시 한번 억지로 정신을 차리고 고함을 지르며 돌진했다.남강의 장병들은 하나같이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살아 돌아간다고?’‘그런 일은 없을
둥둥...... 둥둥...... .전쟁터에서 한창 싸우고 있을 때, 갑자기 북소리가 울렸다.적과 아군 쌍방은 모두 싸움을 멈추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속에는 모두 같은 의문이 생겼다.‘웬 북소리?’그 후 살육이 약간 느려져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북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았다.“저게 뭐야?”“무슨 일이야?”연합군 후방에서 4개국 총사령관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크게 벌렸다.남강 방어선 중간 성벽에 한 줄기 빛이 솟아올랐다.그 빛은 매우 강하고 점차 만연하여 처음에는 아주 작은 지역을 밝게 비추었다가 뒤이어 전반 전장으로 만연되었다.어둠은 철저히 물러나고 핏빛이 모든 것을 덮었다.눈부신 강광에 모두가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전쟁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멈추게 되었다.그것은 핏빛 광구이다.게다가 점점 커지고 있다.하늘에는 짙은 검은 피안개가 응집되어 강물처럼 핏빛 광구를 향해 구불구불 만연하고 있다.피바다가 끓어 넘치더니 점점 줄어들었다.증발이라도 한 듯이 말이다.천천히,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 광구 안에는 한 줄기 검은 그림자가 있다.그건 분명 한 사람이다.남강 장병들은 멍하니 있다가 절망하기 시작했다.‘장난해?’‘어떻게 된 거야?’‘안에 사람이 있다니!’‘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한 존재인가?’천지를 뒤흔든 그 검이 다시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설마...... .남강은 지키지 못할 운명인가?용국은 멸망할 운명인가?이해의 범위를 벗어난 이런 강력한 존재 앞에서 그들이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는 것이 아이러니했다.남강 병사들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4개국 동맹군은 환호했다.동맹군은 그것이 그들 편에 속하는 초강자라고 생각한다.신령 같은 존재!또 그들을 도우러 왔다!“저분은 어느 나으리 이신지 아십니까?”4개국 총사령관은 서로 바라보며 그 누구도 답이 없었다.그리고 서현우는 이 모든 것을 모르고 있다.서현우의 심장 박동 속도가 느려졌다.하지만 심장은 북소리처럼 울려 퍼졌다.온
남강의 주요 전장은 7박 7일의 참혹한 전쟁을 겪었는데, 마땅히 산피바다가 되어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시체 한 구도 보이지 않는다.적이 이렇게 소멸하였단 말인가?남강 장병들이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유령처럼 고요함만 가득한 채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핏기가 사라지고 어둠이 다시 천지를 뒤덮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한바탕 밤바람이 불자 장병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덜덜 떨었다.적들은 모두 죽었고 탈출한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다.그러나 그들은 기뻐할 수가 없었다.저 사람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이다.한 칼에 수백만 명의 적을 죽인 자에 대해 경외와 두려움을 느꼈다.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장병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해졌다.풀썩-병사 한 명이 땅에 쓰러졌다.죽은 것이 아니다.“아이고,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눕고 보자!”그러고 나서 풀썩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거의 모든 사람이 바닥에 주저앉거나 누웠다.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서현우는 성벽에 서 있지만, 두 눈은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마음속의 살의는 여전히 들끓고 있으며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서현우는 계속 누군가를 살육하고 싶었다.하지만 이를 악물고 꾹 참았다.절대적인 이성은 그로 하여금 적과 아군을 잘 알게 하였다.서현우의 도살 칼은 여하튼 남강을 위해, 용국을 위해 전사한 장병들을 절대 조준해서는 안 된다.서현우는 고개를 숙이고 홍빈의 시체를 한 번 본 조용히 말했다.“그동안 고마웠어.”죽게 될 사람은 홍빈이 아니라 서현우였다.홍빈이 막아냈기 때문에 그 조각은 방향을 바꿨고 서현우의 목을 스쳐 지나가기만 했다.그리고 선혈이 흘러내려 가슴에 차고 있던 옥이 떨어져 모든 것이 달라졌다.이 옥이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서현우는 잘 모른다.단지 수라 혈맥이 옥에 스며들어 몸속으로 녹아들어 가 진정으로 활성화된 것만 알고 있다.그리고 지금의 실력은 포리가 말했던 입도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