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빈...... 홍빈...... .”서현우는 홍빈의 이름을 미친 듯이 부르고 있다.하지만 홍빈는 대답하지 않고 서현우의 발밑에 쓰러졌다.그리고 홍빈이 입고 있는 군복에서는 성홍색의 꽃으로 번졌다.“홍빈...... .”서현우의 부릅뜬 눈에 핏발이 서서히 떠올랐다.‘죽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라고!’홍빈이 몸으로 막지만 않았다면...... .깊은 원한이 눈에서 미친 듯이 뛰고 있다.목에 난 상처에서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그 눈부신 피들은 목을 타고 흘러내려 서현우의 목에 걸린 옥에 스며들었다.이 옥은 모양이 잎사귀처럼 순백하고 흠이 없으며 중간에 틈이 하나 있긴한데, 겉보기에는 꽤 이상하다.이 옥은 서현우 어머니의 유품인데, 서태훈한테서 건네받은 후부터 줄곧 목에 걸고 다녔다.지금 순백의 옥에 서현우의 선혈이 묻어버렸다.사고가 정지된 서현우는 이 옥이 피에 물든 후 갑자기 미약한 핏빛을 발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그 선혈은 마치 주동적으로 옥에 흡수되는 것 빠른 속도로 스며들어 갔다.성홍색이 옥에 만연하여 순백함을 대체하였다.핏빛으로 변해버린 붉은 옥의 중간 틈은 서서히 확장되어 눈처럼 보였다.흑흑흑...... .잠시 응고된 전장은 공격의 나팔 소리에 깨졌다.포효하는 소리가 순식간에 사방을 휩쓸었다.적들은 진격의 나팔 소리에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덤벼! 죽여!”“무너진 곳을 사수하거라!”우르릉...... .전쟁터라는 제육기 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총알이 빗발치고 포화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하지만 서현우는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서현우의 눈은 점점 붉어졌다.지금 누군가 서현우를 주목하면 서현우의 눈동자에서 성홍색의 피망울이 보일 것이다.목에 걸고 있던 옥도 소리 없이 녹듯이 서현우의 몸에 스며들었다.두근두근-콩닥콩닥-서현우의 심장은 짧은 경련 후에 유달리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귓가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채 천둥 치는 듯한 심장 박동 소리만 남았다.심장이 뛸 때마다
“씁...... .”적국, 술변성.체어스는 스크린을 통해 거대하기 짝이 없는 검을 보고 들숨을 내쉬었다.마음속에는 참지 못하고 이따금 절망이 용솟음쳤다.‘저게 뭐야?’난공불락의 남강 방어선 성벽과 수천만 명의 병사들에게 무수한 중화력을 쏟아부어도 뚫을 수 없었는데, 이 검 아래서 두부처럼 으깨지고 말았다.성지...... .성국...... .그 신비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령이다!오직 신령만이 하늘과 땅을 파괴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체어스는 혈색이 전혀 없을 정도로 창백했다.마치 파괴된 것은 남강의 방어선이 아니라 적국의 것 같았다.체어스는 슬픈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토끼가 죽고 여우가 슬퍼하는 느낌이 마음속에 퍼졌다.“북도문의 장발 칼잡이도 이 정도야?”“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적국도 저렇게 될 수 있는 거잖아?”사람이 아무리 많더라고 그들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하찮은 개미, 단숨에 죽여 버릴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하하하하...... .”체어스는 정신을 놓은 듯이 크게 웃었다.웃음소리에는 슬픔이 가득하고 고통과 절망이 넘쳤다.‘신한테 저항하려고 했다니...... 내가 너무 어리석고 헛된 망상만 했어!’한참이 지나서야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멈추었다.그리고 눈물 한 방울이 탁자 위에 뚝 떨어졌다.체어스는 그것을 닦고 힘없이 손을 들어 버튼을 눌렀다.잠시 후 십여 명의 장군들이 몰려들어 일자로 늘어섰다.“총사령관님!”장군들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체어스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내 명을 전하거라! 대군은 즉시 남강을 향해 진격한다!”“드디어 참전하는 겁니까?”“잘됐습니다! 반드시 멸망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 안심하고 계시기 바랍니다!”명을 들은 장군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가 봐.”체어스는 담담하게 말했다.모두 한바탕 기뻐하며 몸을 돌려서고는 서로 눈만 마주쳤다.그리고 그때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근데, 아직 전략도 세우지 않으셨는데...... .”“중요하지
“죽여!”홍수가 하늘을 찌를 듯이 몰려오며 적군이 쳐들어왔다.“물러서! 수비! 수비!”영박문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영박문은 한쪽 팔이 부러졌고 선혈은 여전히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다.그러나 지금은 군령을 전달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모두가 눈이 돌아가서 편제를 이루기 어려워졌다.피식-총알이 날아와 남강 병사들이 줄줄이 쓰러졌다.그들은 사실 이미 쇠뇌의 끝이다.삼백만 명의 적군이 미친 듯이 몰려오자, 십여 분 동안 남강에는 거의 50만 명의 병력이 없어졌다.“지켜라! 사수하라!”군사는 지휘부에서 소리를 지르고 두 눈에 핏발이 서려 있었다.군사는 줄곧 쉬지 않았고 가장 졸릴 때도 30분만 눈을 붙였을 뿐이다.지금 적국의 대군이 전장에 가담한 것을 발견하고 즉시 무생군과 장정군에게 명령을 내렸다.지금. 이 순간 적국의 중심지 번화한 도성에 등불이 희미하다.도성을 호위하는 정예 대군은 사십만 명이 남았다.그들은 이 번화함에 휩싸여 죽음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휙-우르릉-포탄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와 밤하늘에서 터졌다.사람들은 멍하니 그 폭발 방향, 하늘을 찌를 듯한 불빛을 보고는 반응하지 못했다.곧.“죽여!”귀청이 터질 듯한 싸움 소리가 성 밖에서 천지를 뒤덮고 들려왔다.다닥다닥...... .우르릉적국 도성에 전쟁이 시작되었다.술변성 안에서 체어스는 혼자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 있다.사무실은 어두컴컴하고 전기 기구의 표시등만 희미하게 깜박이고 있다.그의 모든 예기는 모조리 뽑힌 듯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했다.“은퇴할 때도 됐어.”체어스는 희미한 빛을 빌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검은 머랏속에 백발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중얼거렸다.‘그래, 인제 그만 물러설 때도 됐어. 허구한 날 싸움만 하고 재미없어.’‘목숨을 다해 아득바득 지켜온 모든 것을 그 신령들은 손만 흔들면 모든 걸 앗아갈 수 있는데, 뭐 하려고 버티고 있어.’‘무슨 의미가 있어? 차라리 은퇴하고 그때 그 더러운 집으로 돌아가 죽는 날만
적군은 이 기세에 놀랐다.남강 병사들이 보여준 에너지는 생사를 초월한다.그들은 분명히 남강 병사들이 숨만 붙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나 죽어야 할 남강 병사들은 여전히 미친 듯이 달려들고 있다.“철수!”적군의 장군은 즉각 철수 명령을 내렸다.그들은 남강과 10년 동안 싸웠고 남강 병사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였을 때 얼마나 무서운 힘을 자아내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하지만 그들은 두렵지 않다.궁지에 몰린 짐승이 싸울 뿐이다.그들이 참전한 이후로 이 승부는 이미 결정되었다.가만히 숨죽이고 기다리면 그들은 도마 위에 놓인 고기가 될것이다.지금은 죽기 전, 마지막 광기에 불과하다.“총사령관님의 명령 이십니다. 전군은 남강 전장에서 철수합니다!”체어스의 명령이 전해왔다.명을 듣자마자 다들 아연실색했다.“남강이 곧 뚫릴 것 같은데?”“뭐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곧 남강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이럴 때 물러서면 어떡합니까? 4개국 X신들에게 공을 양보해야 합니까?”장군들은 분노하여 이를 갈았다.하지만 그들은 단지 말로만 할 뿐 체어스의 명령을 어길 용기는 없었다.장군들은 서로 바라보며 달갑지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됐어, 철수해.”“전군은 명을 듣고 남강 전장에서 철수한다!”“철수...... .”체어스는 병사를 다스리는데 확실히 일가견이 있다.당장 승리의 열매를 딸 수 있음에도 적국 장병들은 군령이 전달되자 곧바로 철수하기 시작했다.이를 보고 있던 4개국 총사령관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나중에는 크게 기뻐했다.“하하하! 체어스 이놈 재미있네!”“좋아, 똑똑한 놈이야!”“잘 됐어! 자, 인제 우리가 승리의 열매를 딸 차례야!”“명을 듣거라! 전군은 마지막 돌격하여 남강을 멸망시키고 남방 4개 성을 죽이고 불태운다!”수백만 명의 피곤한 병사는 이 명령을 듣고 다시 한번 억지로 정신을 차리고 고함을 지르며 돌진했다.남강의 장병들은 하나같이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살아 돌아간다고?’‘그런 일은 없을
둥둥...... 둥둥...... .전쟁터에서 한창 싸우고 있을 때, 갑자기 북소리가 울렸다.적과 아군 쌍방은 모두 싸움을 멈추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속에는 모두 같은 의문이 생겼다.‘웬 북소리?’그 후 살육이 약간 느려져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북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았다.“저게 뭐야?”“무슨 일이야?”연합군 후방에서 4개국 총사령관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크게 벌렸다.남강 방어선 중간 성벽에 한 줄기 빛이 솟아올랐다.그 빛은 매우 강하고 점차 만연하여 처음에는 아주 작은 지역을 밝게 비추었다가 뒤이어 전반 전장으로 만연되었다.어둠은 철저히 물러나고 핏빛이 모든 것을 덮었다.눈부신 강광에 모두가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전쟁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멈추게 되었다.그것은 핏빛 광구이다.게다가 점점 커지고 있다.하늘에는 짙은 검은 피안개가 응집되어 강물처럼 핏빛 광구를 향해 구불구불 만연하고 있다.피바다가 끓어 넘치더니 점점 줄어들었다.증발이라도 한 듯이 말이다.천천히,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 광구 안에는 한 줄기 검은 그림자가 있다.그건 분명 한 사람이다.남강 장병들은 멍하니 있다가 절망하기 시작했다.‘장난해?’‘어떻게 된 거야?’‘안에 사람이 있다니!’‘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한 존재인가?’천지를 뒤흔든 그 검이 다시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설마...... .남강은 지키지 못할 운명인가?용국은 멸망할 운명인가?이해의 범위를 벗어난 이런 강력한 존재 앞에서 그들이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는 것이 아이러니했다.남강 병사들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4개국 동맹군은 환호했다.동맹군은 그것이 그들 편에 속하는 초강자라고 생각한다.신령 같은 존재!또 그들을 도우러 왔다!“저분은 어느 나으리 이신지 아십니까?”4개국 총사령관은 서로 바라보며 그 누구도 답이 없었다.그리고 서현우는 이 모든 것을 모르고 있다.서현우의 심장 박동 속도가 느려졌다.하지만 심장은 북소리처럼 울려 퍼졌다.온
남강의 주요 전장은 7박 7일의 참혹한 전쟁을 겪었는데, 마땅히 산피바다가 되어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시체 한 구도 보이지 않는다.적이 이렇게 소멸하였단 말인가?남강 장병들이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유령처럼 고요함만 가득한 채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핏기가 사라지고 어둠이 다시 천지를 뒤덮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한바탕 밤바람이 불자 장병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덜덜 떨었다.적들은 모두 죽었고 탈출한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다.그러나 그들은 기뻐할 수가 없었다.저 사람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이다.한 칼에 수백만 명의 적을 죽인 자에 대해 경외와 두려움을 느꼈다.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장병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해졌다.풀썩-병사 한 명이 땅에 쓰러졌다.죽은 것이 아니다.“아이고,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눕고 보자!”그러고 나서 풀썩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거의 모든 사람이 바닥에 주저앉거나 누웠다.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서현우는 성벽에 서 있지만, 두 눈은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마음속의 살의는 여전히 들끓고 있으며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서현우는 계속 누군가를 살육하고 싶었다.하지만 이를 악물고 꾹 참았다.절대적인 이성은 그로 하여금 적과 아군을 잘 알게 하였다.서현우의 도살 칼은 여하튼 남강을 위해, 용국을 위해 전사한 장병들을 절대 조준해서는 안 된다.서현우는 고개를 숙이고 홍빈의 시체를 한 번 본 조용히 말했다.“그동안 고마웠어.”죽게 될 사람은 홍빈이 아니라 서현우였다.홍빈이 막아냈기 때문에 그 조각은 방향을 바꿨고 서현우의 목을 스쳐 지나가기만 했다.그리고 선혈이 흘러내려 가슴에 차고 있던 옥이 떨어져 모든 것이 달라졌다.이 옥이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서현우는 잘 모른다.단지 수라 혈맥이 옥에 스며들어 몸속으로 녹아들어 가 진정으로 활성화된 것만 알고 있다.그리고 지금의 실력은 포리가 말했던 입도경에
서원 전구의 전쟁은 동해와 남강보다 몇 배나 더 참혹하다.평원은 모두 시체로 겹겹이 깔려있다.지금, 이 순간, 뮬러 관문은 이미 무너졌다.전쟁은 이미 서원 방어선 밖으로 번졌다.만국인의 눈에는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성벽이 여러 토막 무너져 내렸다.이것은 그들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서야 얻은 결과이다.마음은 아프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뮬러 관문이 이미 뚫렸고 서원 방어선은 7개국의 대군을 막을 수 없다!용국의 모든 것이 곧 그들의 주머니에 들어온다.“하하하! 다 죽여라!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물러서!”“더 물러서!”손량은 이가 깨질 듯이 악물었다.손량은 지휘권을 상경에게 넘겨주고 스스로 군대를 이끌고 돌격하여 싸웠다.눈을 붉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헤알릴 수 없다.그러나 적은 끝도 없이 달려들었다.하여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서원 방어선이 무너져 전장은 이미 설신산으로 번졌다.뮬러의 맑은 강물은 모두 피로 물들었다.이 전투는 패배할 것이다!이제는 더 이상 이길 수 있는 방법도 없다.설민기의 눈에도 절망이 떠올랐다.평원 지대에서 많은 모략이 무용지물로 변해버렸다.쌍방이 유일하게 겨룰 수 있는 것은 누가 사람이 많고, 누가 무기를 잘 장착하고, 누가 죽음을 더 두려워하지 않는가이다.서원 대군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진국군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인원수도 적보다 적지는 않다.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큰 손해를 보았다.3천만 대군은 결국 모두 경험이 없는 신병들이기 때문이다.이 싸움은 이미 뒤집을 수 없게 되었다!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사투이다.최후의 일병까지 싸워 수천만 명의 시체로 서원 후방을 지켜야 한다.“더 이상 안 되겠어.”“이대로 패배하는 거야?”“흑흑...... 난 죽어도 괜찮은데...... .”7개국 연합군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방어선이 산산조각이 났다.절망은 점차 서원 장병들의 머리 위에 드리워졌다.그들은 모든 것을 바쳤다.그러나 전쟁은 때때로 죽음
북성.눈이 천지에 흩날리고 있다.서현우는 두 번째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처음과는 사뭇 다른 심경이다.핏빛 머리카락이 눈보라 속에서 마구 춤추는데, 공기 속에도 은은한 피비린내가 나고 있는 거 같았다.서현우의 눈에는 포악한 기운이 거침없이 감돌고 있다.마음속의 피에 굶주린 살의는 마치 폭파할 것처럼 움틀 하였다.서현우는 굉음을 참지 못하고 손에 들고 있는 핏빛 긴 칼을 휘둘렀다.천지간에는 무서운 칼날이 널려 있고 하얀 눈이 붉게 비쳐 더없이 요괴해 보였다.순간,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천지를 뒤덮었다.땅이 갈라지며 하얀 눈이 온 세상을 감돌았다.광풍이 휘몰아치자, 서현우는 신마처럼 고개를 들고 우뚝 서 있었다.뒤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상경은 놀란 심장을 부여잡고 보고 있었다.“서현우...... .”“나한테서 떨어져.”서현우는 손 떨었다.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사람들은 힘겹게 참고 있는 짙은 살의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다들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빠르게 후퇴했다.서현우는 몸을 훌쩍 날려 포탄처럼 앞으로 날아갔다.그러자 지면에 깊은 눈구덩이만 남았다.서현우의 그림자가 눈보라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머릿속에 같은 의문이 울려 퍼졌다.“서현우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죽여!서현우의 마음속 살의는 미친 듯이 끓어 넘쳤다.서현우의 두 눈은 피로 물들어 버린 듯했다.전방은 북성의 대군이 주둔하는 곳이다.갈라진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설원의 다른 한쪽은 바로 북응국과 굴국의 주둔 군영지이다.서현우는 바로 이곳으로 날아와 온 몸에 성홍색의 빛을 띠며 칼을 휘두르며 가로질렀다.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사람들 눈에는 서현우는 마치 전설의 살성처럼 죽음의 그림자를 안겨 왔다.“적의 습격이다! 피해!”양국 주둔지 중 누군가가 서현우의 출현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우르릉-서현우는 운석이 땅에 떨어진 것처럼 땅을 흔들었다.사나운 파도가 해일처럼 휩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