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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피바다가 된 전쟁터에서는 햇빛조차도 먼지가 자욱해 보인다.

서현우는 숨이 점점 가빠지고 있다.

신체적인 이유가 아니라 이 공기 중에 피비린내가 너무 짙다.

모두가 선혈에 잠긴 듯 숨이 막힐 지경이다.

씽씽씽...... .

포탄이 끊임없이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다.

포탄이 폭발하고 나면 검은 기름이 천지를 뒤덮고 쏟아지는데 마치 비가 내리는 것과 같았다.

쾅-

불빛이 솟아오르는 순간이 마치 혀를 내두르며 미친 듯이 달리는 악견과 같았다.

폭발점을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휙휙-

칼 같은 바람이 불길을 더욱 키우고 있다.

남강 방어선 밖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시체가 소각되어 악취가 진동하며 풍겼다.

그러나 며칠간의 잔혹한 전쟁을 거쳐 전사들은 이미 여러 가지 냄새에 익숙해졌다.

맹렬한 불은 아주 멀리까지 휩쓸었다.

남강 내에는 지장이 없고, 남강 밖의 적군이 주둔하는 캠프도 지장이 없다.

200리에 걸쳐 이어진 불길은 예나 지금이나 보여주기 어려운 극단적인 화면을 조성하고 있다.

큰불은 한참을 태우고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얼마나 많은 시체가 있는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불길에 물든 강인한 얼굴에 슬픔이 떠올랐다.

전쟁 중에 사람의 목숨은 값어치가 없다.

너무 많은 사람이 여기에서 죽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계속 죽을 것이다.

‘내가 다음 차례인가?’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이 물음을 떠올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죽는 이가 자신이라도 단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현우의 숨결은 이 뜨거운 불 속에서 점점 가라앉았다.

자신에게 시간이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다.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못 버틸지도 모른다.

‘용국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아마도 저세상에서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전에 이미 최선을 다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

안타깝게도 청현이가 살아 돌아왔는지 알지 못했다.

청현은 전체를 내다보는 능력이 훌륭하고 군사와 함께 협력한다면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이 부디...... .

서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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