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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홍빈...... 홍빈...... .”

서현우는 홍빈의 이름을 미친 듯이 부르고 있다.

하지만 홍빈는 대답하지 않고 서현우의 발밑에 쓰러졌다.

그리고 홍빈이 입고 있는 군복에서는 성홍색의 꽃으로 번졌다.

“홍빈...... .”

서현우의 부릅뜬 눈에 핏발이 서서히 떠올랐다.

‘죽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라고!’

홍빈이 몸으로 막지만 않았다면...... .

깊은 원한이 눈에서 미친 듯이 뛰고 있다.

목에 난 상처에서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 눈부신 피들은 목을 타고 흘러내려 서현우의 목에 걸린 옥에 스며들었다.

이 옥은 모양이 잎사귀처럼 순백하고 흠이 없으며 중간에 틈이 하나 있긴한데, 겉보기에는 꽤 이상하다.

이 옥은 서현우 어머니의 유품인데, 서태훈한테서 건네받은 후부터 줄곧 목에 걸고 다녔다.

지금 순백의 옥에 서현우의 선혈이 묻어버렸다.

사고가 정지된 서현우는 이 옥이 피에 물든 후 갑자기 미약한 핏빛을 발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선혈은 마치 주동적으로 옥에 흡수되는 것 빠른 속도로 스며들어 갔다.

성홍색이 옥에 만연하여 순백함을 대체하였다.

핏빛으로 변해버린 붉은 옥의 중간 틈은 서서히 확장되어 눈처럼 보였다.

흑흑흑...... .

잠시 응고된 전장은 공격의 나팔 소리에 깨졌다.

포효하는 소리가 순식간에 사방을 휩쓸었다.

적들은 진격의 나팔 소리에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

“덤벼! 죽여!”

“무너진 곳을 사수하거라!”

우르릉...... .

전쟁터라는 제육기 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총알이 빗발치고 포화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하지만 서현우는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서현우의 눈은 점점 붉어졌다.

지금 누군가 서현우를 주목하면 서현우의 눈동자에서 성홍색의 피망울이 보일 것이다.

목에 걸고 있던 옥도 소리 없이 녹듯이 서현우의 몸에 스며들었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서현우의 심장은 짧은 경련 후에 유달리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귓가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채 천둥 치는 듯한 심장 박동 소리만 남았다.

심장이 뛸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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