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괴상한 옷을 입은 신비한 소녀가 누워 있다.그녀는 온몸이 피투성이여서 매우 처참해 보인다.작은 얼굴은 창백하고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고통스러워하고있다.전에 빙글레 웃고 있던 밝은 모습은 사라져버린 채 말이다.“쟤쟤쟤...... .”손량은 무서워서 말을 하지 못했다.“사람 살려!”서현우의 머릿속에는 전광화석이 번쩍이더니 순식간에 구해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빠른 걸음으로 신비한 소녀의 곁으로 걸어간 서현우는 그녀의 맥박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신비한 소녀를 들어안고 황급히 깨끗한 방으로 갔다.별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서현우는 신비한 소녀의 옷을 벗기고 눈을 가리고 침을 놓기 시작했다.소녀는 눈을 그윽이 뜨고 자기 몸을 보더니 다시 눈을 가리고 있는 서현우를 보았다.허약하게 입을 벌리더니 또 다시 닫았다.은은한 녹색 빛이 감돌고 있다.서현우는 재빨리 침을 놓고 처방전을 구술하여 서나영더러 약을 짓게 했다.신비한 소녀의 부상은 매우 심했다.평범한 사람이라면 서현우가 아무리 의술이 좋다고 해도 숨이 멎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서현우가 수많은 환자를 봐왔지만 그중에서 신체적 소질이 가장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이런 체질을 무결하다고 표현해도 된다.이론상으론 존재하지도 않을 몸이다.사람인들 흠 하나 없는 몸을 지니고 있을 수는 없다.어떻게 한가한 몸이 있을 수 있겠는가?하필 그녀는 바로 이런 겨를이 없는 몸이다. 경맥골격과 혈육내장 등은 완벽하게 조화되어 체구는 비록 작지만 구조상 한 푼도 적지 않고 완벽하여 적절하다.이런 몸으로 무도를 수련하는 것은 자연히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어쩐지 어린 나이에 서현우와 전력이 비슷할 만 하다.게다가 그 신들린 독술까지...... .그녀 혼자서라도 정말로 한 나라를 뒤엎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있다.서현우가 침을 뽑을 때, 소녀는 마치 물에서 건져낸 것 같았다.서현우는 신비한 소녀에게 이불을 덮어
소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여긴 재료도 없어서 정제할 수 없어.”“어디에 있는데?”“성지.”“성지가 어디야?”“나도 몰라.”소녀는 히히 웃으며 말했다.“성지에서 몰래 뛰쳐나왔는데, 올 때는 순순히 잘 나왔는데 내가 길을 잃었지 뭐야.”“현양조라고 했나? 우리 고향에 널려있어. 그리고 명백초도 집에 잡초처럼 무성하게 있어. 네가 날 도와준다면 넌 네가 원하는 재료를 얻을 수 있고 해독제도 만들 수 있을 거야!”서현우는 두 눈이 번쩍였다.“어떻게 집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못 믿겠어? 하긴, 나 같아도 안 믿겠어.”서현우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소녀는 조금도 괴로워하지 않고 여전히 천진하게 웃었다.“근데 사실이야! 난 정말로 길을 잃었어! 날 도와주면 네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니깐.”“믿지 마!”손량은 엄격한 소리로 말했다.“체포하고 엄하게 고문하자! 그럼, 순순히 불거야.”소녀는 고개를 돌려 손량에게 말했다.“흰둥아, 가만히 있어라고 했지? 네가 이럴수록 내가 널 죽이고 싶잖아.”그녀의 말에 손량은 격노했다.“씨X, 나보고 흰둥이라고 하지마! 난 서량...... .”“됐어.”서현우는 손량의 쓸데없는 말을 막고 소녀에게 말했다.“난 널 믿을 수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소녀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네가 믿을 수 있을 때 다시 이야기하자. 어차피 난 급하지 않거든.”그녀는 조급해하지 않지만 서현우는 조급해하지 않을 수 없다.“영지호가 누군지 알아? 걔는 어디서 현양명백독을 얻었어?”소녀는 눈을 깜빡이며 히죽거리며 말했다.“내가 용국에 와서 황성의 반란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영지호라는 사람이 누군지 몰랐어.”“근데...... .”소녀의 눈에는 원한의 빛이 스쳐 지나갔지만, 매우 깊이 숨겨져 있었다.“영지호도 개미랑 같아서 한 방에 죽일 수 있지만, 걔 뒤에있는 사람이 나랑 같은 출신이야. 우린 다 성지에서 나왔어.”“뭐라고?”서현우는 가슴이 철렁거렸다.역시!영지호의 뒤에는 정말로 큰
똑똑-처마에서 빗물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다.바닥에 고인 물에 흐린 하늘이 비춰졌다.빗물이 떨어질 때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것은 마치 하늘을 깨뜨리는 것과 같다.방안에는 서현우 등이 각자 앉아 있다.그들의 시선은 서현우에게로 쏠렸다.자칭 포리라고 하는 신비한 소녀가 말하는 모든 것은 매우 강한 전복성을 가지고 있다.그들은 막연하고 의심스러워서 진짜와 가짜를 분별할 길이 없었다.“성지라니 너무 터무니없어.”상경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만약 정말로 그렇게 무서운 곳이 있다면, 어떻게 지금까지 전 세계에 아무런 소식도 없을 수 있겠어?”서현우는 되물었다.“무도의 길 끝은 어딜까요?”상경은 그의 질문에 어리둥절했다.“아니지? 저 미친 여자가 하는 헛소리를 믿은거야?”손량도 머리를 가로저었다.그는 말끝마다 애완견으로 삼겠다는 그 미친 여자를 조금도 믿고 싶지 않았다.“다들 느꼈는지 모르겠는데, 포리는 타고난 거만함이 있어요.”서현우의 눈빛에는 다소 탄식도 보였다.“희노무상하며 담소하는 사이에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수 있죠. 근데 포리 눈에는 사악함과 외곡성이 없고 천진난만한 소녀처럼 느껴졌어요. 살인이 죄악이 깊은 일이라는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 처럼 말이에요.”“만약 그 눈빛이 위장이었다면 너무 태연하게 잘한거고...... 근데 왜 위장했을까요? 누구한테 보여줄려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그는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만약 위장한게 아니었다면, 포리가 성장해 온 환경에서는 이런 일이 매우 평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을 겁니다! 마치 우리가 닭, 오리, 물고기, 소, 양, 토끼등 동물을 잡아 먹는 것처럼 말이죠.”그의 말에 다들 멍해졌다.약육강식.이 세상은 예로부터 잔혹했다.다만 인간은 자신을 고등동물로 여기고 지구의 주재자로 삼아 다른 생물에 대한 생살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포리는 마치 인류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것처럼 더 높은 차원의 주재자로 인류를 포함한 다른 생물을 생살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그렇기 때
사람으로 가득찬 방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서현우는 수신 버튼을 눌렀다.잠시 침묵한 뒤 전화에서 영지호의 목소리가 울렸다.“서현우, 내가 누군지 알지?”“누군데? 자기소개라도 한 번 해볼래?”서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영지호는 콧방귀를 끼더 말했다.“해독제 필요없나 봐?”서현우는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손을 세게 당겼다.그리고 그의 눈은 순간 빨갛게 달아올랐다.영지호의 득의양양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말했었지? 용국에서 내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너라고...... 용천범도 상경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전화로는 더 이상 이야기하기 불편하니, 만나서 할까? 오늘 오후 5시 반, 킹덤 빌딩 룸, 어때?”서현우은 차갑게 대답했다.“그래.”“설마 함정을 미리 꾸며놓고 날 잡을 만큼 멍청하진 않겠지?”영지호는 담담하고 태연자약하게 말했다.“그럼, 나 너한테 실망할거야.”“부마님께서 절 이렇게 높이 보시는데 제가 어찌 감히 실망시키겠습니까?”부마님이라는 세 글자가 귀에 거슬렸다.영지호의 호흡은 통제할 수 없이 흩어졌다.“화나게 하지 마! 아니면 네가 직면하게 될 결말을 알게 될거야.”말을 끝내자마자 그는 전화를 끊었다.서현우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멀쩡해 보였다.두 눈동자의 성홍색은 친여동생인 서나영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그녀는 서현우의 눈이 새빨갛고 빛을 비출 때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을 예민하게 발견했다.그러나 기괴한 것은 서현우의 그 스며드는 성홍색 두 눈동자에는 분노도, 히스테리도, 원망도 없다는 것이다.어떤 것은 붉은 수정처럼 맑고 사람을 두려워하게 하는 냉정함일 뿐이다.너무 냉정하다!인간의 감정을 버리고 절대적으로 이성적인 기계인것 처럼 말이다.“영지호는 너무 위험한 인물이야!”상경은 엄격하게 말했다.“반드시 기회를 잡아서 철저하게 잡아야 해!”“스스로 나타난 이상 두려운게 없을 겁니다.”서현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경거망동해서는 안 됩니다.”“그럼, 그냥
서현우의 말 속에는 뼈가 있다.영지호처럼 교만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그에게 경멸의 말과 경멸의 눈빛을 드러내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그렇지 않으면 날카로운 이빨로 상대방을 세게 물어뜯을 것이다.그러나 서현우는 다르다.그는 서현우를 물 수가 없다.“참, 우습네.”영지호의 눈에 비친 원한은 곧 사라졌다.강대한 심리를 지니고 있는 그는 이로 하여 부끄러워하고 격노하여 서현우와 필사적으로 싸우지 않는다.“겨우 개미주제에...... 네가 하늘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아? 우리 사부님 만나고 나면넌 네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알게 될 거야.”서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래? 그럼, 내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얼른 보여줘.”“사는게 지겨운가 봐?”영지호는 몸을 돌려 걸어갔다.“어디 용기 있으면 따라와.”복도를 지나 이리저리 돌았다.2분 후, 손양은 굳게 닫힌 방문 앞에 서 있었다.서현우는 귀를 살짝 움직이더니 눈 밑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그는 이 방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은근히 느꼈지만, 또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그 느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영지호는 서현우를 돌아보며 조롱하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문을 밀었다.삐걱-방문이 열렸다.“들어가 봐, 네가 살아서 나왔으면 좋겠어.”서현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서현우가 움직이지 않자 영지호는 냉소하며 물었다.“무서워?”“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서현우는 영지호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벌리고 웃었다.이 웃음 속에는 사악함과 험상궂음이 가득했다.“영지호, 너 잘 살아야 해. 백살까지 꼭 살아.”말을 끝내고 서현우는 발걸음을 내디뎠다.영지호의 비꼬는 웃음은 그대로 굳어져 온몸의 솜털이 억제할 수 없이 곤두섰다.살을 에는 서늘한 기운이 발바닥에서 머리 위로 치솟았다.서현우가 들어간후에야 영지호는 정신을 차리고 눈에 짙은 살의가 피어났다.그는 그와 서현우 사이에는 이미 피맺힌 원수로 갈라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온 세상을 다 쏟아부어도 씻을 수 없다는 것을
11월의 중영은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다.비가 막 내리고 해가 뜨니 하늘이 약간 맑아 보인다.킹덤 빌딩 이쪽은 넓은 고대 건축으로 중영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도 매우 떠들썩한 관광 명소라고 할 수 있다.지금 이 순간, 석양은 아직 지지 않았고 저녁노을이 하늘에 가득 뿌려져 있다.네온사인은 어두운 하늘을 비춰주기를 기다리고 있다.삼삼오오 여행객들이 목적 없이 걷고 있다.시끌벅적한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성세가 태평한 번화한 풍경을 구축했다.우르릉-일반인이 들어갈 자격이 없는 킹덤 빌딩 꼭대기층 위에서 갑자기 귀청이 터질 듯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뭔가 터진 것 같다.소리에 반응하여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큰 연기와 먼지가 함께 휩쓸어 하늘로 치솟았다.“저게 뭐야?”눈썰미가 좋은 사람은 연기와 먼지 속에서 귀신과 같은 두 그림자가 빠르게 교차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싸우고 있어”“대박! 영화찍고 있는 거야?”많은 사람들이 즉시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를 확대하여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똑똑히 보려고 했다.또 어떤 이들은 촬영을 하여 자신의 추축으로 스토리에 올리기도 했다.쾅쾅-두 그림자가 맞붙어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가 때때로 나타난다.마치 공기가 터지는 것 같았다.뚜렷하게 보이는 파도와 함께 빙글빙글 돌았다.“비키게요!”중영 수비군이 나타났다.실탄을 들고 마치 대적에 임한 것처럼 고대 건축 전체를 포위했다.안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강제로 분산시켰다.영지호는 누각 위에 서서 서현우와 황릐 교전을 조용히 보면서 눈에는 원망의 빛이 더욱 짙어졌다.주먹을 꽉 쥔 가운데 그는 마음속으로 히스테리를 일으켰다.서현우는 뜻밖에도 그의 마음속에 신마처럼 강대하고 무서운 황과 맞서 싸울 수가 있었다.‘하찮은 개미 한 마리가 무슨 근거로 저렇게 강할까?’‘황은 왜 저렇게 약해?’‘난 무슨 힘으로 서현우을 상대하지?’‘도망갈까?’‘손량처럼 줄행랑이도 칠까?’‘근데 어디로 도망가지?’영지호는 왠지 모르게 막막하고
이 향로는 분명히 호두만 한 크기로 앙증 맞은데...... . 그 위력은 용국의 군사 과학기술에서 위력이 가장 큰 포탄에 비견된다.100미터 안에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서현우는 피를 내뿜을며 날려갔고 등은 피투성이가 된 구멍이 빽빽했다.건물 몇 채가 무너져 연기와 먼지가 자욱하다.“호!”광란의 포효 소리가 폐허에서 울려 퍼졌다.우르릉-각종 돌멩이와 기와조각, 나무쇠못 등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다.연기와 먼지도 흩어졌다.피투성이가 된 몸이 서서히 드러났다.그의 지금 모습은 매우 낭패스럽다.얼굴이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노발대발했다.“개미 주제에! 감히 날 속이다니!”황은 화가 나서 이성을 잃고 서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죽어! 죽어버려!”그는 광포하며 서현우에게로 미친듯이 달려왔다.그러나 막 발을 내디뎠을 때, 그는 고개를 들어 피를 마구 뿜어냈다.“포리! 포리! 아아아아아아...... .”황은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그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딱 기다리고 있어! 내가 회복되고 나면 너희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죽게 될거야!”황은 급히 몸을 날려 종적을 감추었다.그는 도망갔다!서현우는 쫓아가려고 했지만 무릎을 꿇고 이미 움직일 수 없었다.“서현우!”이때 한 줄기 그림자가 질주해 왔다.손량이다.“푸!”서현우는 선혈을 한 모금 뿜으며 허약하게 물었다.“뭐 하러 왔어?”“네 시체 수습하러 왔지! 근데 아직 안 죽었네? 영지호는? 황이라는 인간은?”“방금 도망갔으니 빨리 쫓아가! 황은 중상을 입었어. 이 참에 얼른 죽여놔!”손량은 바보처럼 서현우를 보았다.“내가 바보야? 네 말을 듣고 죽으러 가게?”“정말이야! 얼른 쫓아! 죽일 수 있는 최저의 기회라고!”서현우는 초조해했다.“흥! 너희들이 자꾸 나보고 머리가 없다고 그랬지! 아니거든! 바보야말로 저런 차원의 강자를 쫓아가겠지, 저 사람 혼자 왔을거 같아?”“X발, 넌 제발 머리라는 걸 쓰지 마!”서현우는 참지 못하고 막말을
서현우를 포함한 모든 이들은 가슴이 철렁거렸다.이 명령은 차갑고 잔혹하며 피비린내가 진동한다!영지호와 황을 위해, 용천범은 중영이 사라지는 대가도 마다하지 않는다!중영 3천만 인구도 고사하고 말이다!이로부터 알수 있는바 용천범의 마음속에는 그 허무맹랑한 이른바 “비밀”에 대해 간절함이 어떤 지경에 이르렀지 알수 있다.쥐 죽은 듯 고요한 가운데 손량이 입을 열었다.“그래서...... 그 황이라는 사람은 정말로 죽기 일보 직전이었어?”서현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를 보았다.“그래, 그래서?”손량은 몸을 흔들며 칼을 들고 일어섰다.“죽이러 갈게!”“어디로 도망갔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죽여?”서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중영을 봉쇄한다고 해서 황을 찾아낼 수 있는 건 아닐거야.”“X발.”손량은 후회하여 가슴을 쳤다.......중영 교외는 산세가 가파르다.검처럼 우뚝 솟은 이름 없는 산봉우리가 구불구불한 강물 옆에 우뚝 솟아있다.산 중턱에는 큰 바위가 돌출되어 있다.2미터 높이의 동굴은 무성한 덩굴 옆에 자리를 잡고 있어 보일락말락한다.이 곳을 미리 알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동굴 속은 결코 어둡지 않다.수백 개의 촛불이 낮처럼 비추고 있다.검은 두루마기는 너덜너덜하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황은 부들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입가에 선혈이 끊임없이 흐른다.영지호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황이 스스로 치료하는 것을 보면서 눈빛이 반짝였다.은은하게 아주 깊이 숨겨진 한 가닥의 흉악한 억새가 스쳐 지나갔다.“푸!”황은 눈을 뜨니 선혈이 솟구쳤다.그는 얼굴이 창백하고 식은땀이 끊이지 않으며 호흡이 거칠었다.“사부님, 괜찮으세요?”영지호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포리! 내가 다 나은면 반드시 갈기갈기 찢어놓을거야!”“그리고 서현우! 빌어먹을 개미! 서현우 뿐만 아니라 걔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도 모조리 부셔버릴거야!”황은 이를 갈면서 눈에 원망의 빛이 극도로 짙었다.영지호는 주먹을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