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아름은 눈물을 머금고 있었지만 활짝 웃으며 서현우에게 말했다.“난 네가 너무 자랑스러워! 이 나라의 영웅이잖아.”“영웅...... .”서현우는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솔이도 아빠는 영웅이라고 그랬었는데...... 근데 그 영웅은 딸도 지켜내지 못하고 살려내지 못하는 바보야.”진아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솔이는 지금 깨어나고 있는 못하지만 넌 많은 이들의 딸을 구해줬잖아.”이 말을 할 때 진주 같은 눈물이 눈가에서 흘러내렸다.진아름은 서현우를 가볍게 부축했다.“네가 가서 도와주면 우리처럼 아픔을 겪지않아도 되는 가정들이 많아 질거잖아.”용천범과 천용 군신은 이말에 감동을 받았다.평범한 여자가 이런 대의적인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용천범은 처음으로 진아름을 진지하게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이 여자는 서현우에게도 어울리고 국혼에도 어울린다.그녀는 확실히 봉의의 자태를 가지고 있다!“국주님, 제가 잘못했습니다!”서현우는 용천범을 향해 인사했다.“북성으로 달려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용천범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여봐라!”“네.”두 명의 금용위는 즉시 황급히 서둘러 들어왔다.“전투기 대기시키거라! 서현우를 북성으로 모셔다드려라!”“네!”“명을 전하거라! 서현우의 아내 진아름은 의지가 강하고 천하의 인덕을 품고 있으며 가국의 대의를 받들어 일품 고명부인으로 특별히 봉한다!”“네! 명에 따르겠습니다!”두 명의 금용위는 총총히 갔다.서현우는 황급히 진아름더러 인사를 하라고 했다.진아름은 깊이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감사합니다!”용천범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다.”서현우는 진아름의 손을 잡고 말했다.“먼저 중영으로 돌아가 기다리고 있어. 북성의 일이 끝나는데로 돌아올게.”“응.”진아름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용천범이 소리쳤다.“천용 군신.”천용 군신은 즉시 대답했다.“네!”“천용각에서 봉양 두 명을 뽑아 고명 부인을
지난번에 서나영을 학교로 데려다 주다가 진원에게 납치된 후로 부터 진아름은 저녁에 외출하는것을 꺼려했다.그러나 지금은 솔이를 위해서는라면 1분 1초도 지체하고 싶지 않다.군신급 강자에 비견되는 천용각 봉안의 보호가 있어 걱정도 되지 않았다.차를 타고 수십 분 만에 중영대 옆 청심호에 도착했다.어두컴컴한 불빛은 여전하다.호수의 물결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밤바람이 불어와 이따금 서늘한 기운을 가져왔다.서나영과 진아름은 천용각의 보호하에 재빨리 정자에 도착했다.정자가 텅 비어 아무도 없다.“사부님! 사부님! 계십니까? 사부님!”서나영은 두 손으로 나팔 모양을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소리가 바람에 흩어져 오랫동안 응답을 받지 못했다.서나영은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아직 돌아오지 않으셨나 봐요.”진아름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매일 와서 기다리면 틀림없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거야.”“네, 우리 같이 기다려요!”“우웅....... .”그런데 이때 옆에 있던 왕 아주머니가 소리쳤다.“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거 같아요.”이 구씨는 바로 진아름이 국혼할 때 밀착 보호를 책임진 천용각 공양이다.지금은 진아름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는데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얼른 가보세요.”진아름이 말했다.“이영자, 고명 부인과 서나영 아가씨 잘 지키고 있어.”왕 아주어머니의 그림자는 깜빡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고명 부인?”서나영은 말을 듣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영자라는 구씨는 웃으며 말했다.“네, 맞습니다. 국주님께서 진아름 아가씨를 일품 고명 부인으로 친봉하셨습니다. 용국의 50년간 무고명 역사를 깬 것입니다.”“일품 고명 부인!”서나영은 더욱 놀라서 소리쳤다.고명부인은 관직이 아닌데도 녹봉을 먹으며 더없는 영광과 여러 가지 특권을 누릴 수있다.국주의 친봉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진아름이 다른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영예를 얻었다는 사실에 서나영은 놀라웠다.“다 현우 때문이
진아름은 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과연 임진은 이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있었다.전화를 받은 임진은 재빨리 순찰을 데리고 청심호에 와서 왕 아주어머니가 기절시킨 불량배들을 데려갔다.왕가연은 연이어 감사를 표하고 진아름의 전화번호를 얻고서야 임진과 함께 떠났다.청심호숫가는 다시 고요를 되찾았다.진아름은 불빛이 반짝이는 호수를 보면서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하고 한숨을 쉬며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와르르...... .이때 큰 소리가 들려왔다.호수에서 물보라가 일면서 사람 몸처럼 굵은 거대한 꼬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우와! 엄청 커요!”서나영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잡을까요?”왕 아주머니가 물었다.“아니요, 아니요.”서나영은 고개를 저었다.그러더니 그녀는 문뜩 무언가가 떠올랐다.얼마 전에 사부님이 직접 어떤 약물을 정제하고 시연한 후에 약물을 호수에 던졌었다.‘그럼, 그 약을 먹고 나서 이변이 일어난거야?’“가자.”진아름은 작은 소리로 한마디 하고 성큼성큼 떠났다.그러나 십여 걸음 걸었는데 왕 아주머니와 이영자는 동시에 발걸음을 멈추고 맹렬하게 몸을 돌려 공격 자세를 취했다.진아름과 서나영이 망연히 몸을 돌려 보니 그 칠흑 같은 정자에 칠흑 같은 그림자가 하나 더 보였다.“제자여 나를 찾았느냐?”늙은 목소리가 평화롭게 들려왔다.서나영은 이 말을 듣고 얼굴에 흥분한 기색을 띠며 정자로 달려갔다.“사부님!”“서나영아가씨 조심하세요!”왕 아주머니는 얼른 소리쳤다.그러나 서나영은 이미 정자에 접근했다.불빛을 빌어 도포를 입고 소요자로 변신한 오재훈을 보았다.“사부님!”서나영은 다시 기뻐하며 소리쳤다.“돌아왔셨네요?”오재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자의 외침을 듣고 어떻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겠어?”“너무 좋아요!”서나영은 흥분하여 고개를 돌려 진아름을 향해 소리쳤다.“언니, 우리 사부님이 돌아왔어요! 빨리 오세요!”왕 아주머니와 이영자는 경계하며 오재훈을 바라보았다.오재훈이 그녀들에게 준 느낌은 매
“사부님...... .”서나영은 두 손으로 나팔 모양을 만들며 큰 소리로 말했다.“열심히 할게요!”진아름은 눈물이 얼굴에 가득했다.그녀는 서나영의 스승이 세외고인이라고 믿었지만 이로 하여 더욱 절망했다.이런 사람조차도 솔이를 구할 수 없다고 말한다.이 세상에 도대체 누가 솔이를 구할 수 있을까?설마 솔이를 차갑게 누워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단 말인가?“제가 가능한 한 빨리 배워서 솔이를 살려낼게요!”서나영은 진아름의 손을 잡고 정중하게 말했다.“사부님이 내가 구할 수 있다고 하셨으니 전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겁니다!”진아름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서씨 저택으로 돌아왔다.또 다시 불면의 밤이 시작되었다.다음 날 아침, 진아름의 핸드폰이 울렸다.낯선 번호다.진아름은 수신 버튼을 눌렀다.“누구세요?”“진아름씨, 저예요! 저 왕가연입니다!”전화에서 어젯밤 왕 아주머니에게 구조된 왕교수는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어젯밤에 얼굴을 똑똑히 보지 못하고 반응도 하지 못했는데 방금전에 생각났어요. 얼마전에 국혼을 거행한 진아름씨 맞죠?”“네...... .”국혼은 세상 모든 여자들의 꿈이다.진아름은 국혼으로 천하에 이름을 날린 셈이다.“지금 댁으로 가고 있는데 좀 만나도 될까요?”왕가연이 말했다.진아름은 사실 왕가연을 접대할 정신도 없었지만 이미 오는 길이라고 하니 거절하기 어려웠다.“그럼요. 어서 오세요.”“네! 금방 갈게요! 이따 봐요.”왕가연은 말하다가 전화를 끊었다.10여분후 왕가연은 차를 몰고 서씨 저택에 왔다.붉은 물결 곱슬머리에 도도한 느낌이 났다.타이트한 검은색 긴 치마가 그녀의 짜릿한 몸매를 그려냈다.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훌륭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다.만약 왕가연 자신이 신분과 직업을 말하지 않는다면 아마 아무도 그녀를 생물학 교수 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진아름은 이미 대문 밖을 지키고 있는 뇌창에게 말했기 때문에 왕가연은 제지를 받지 않고 안전검사 절차를 거친 후에 들어왔다.
“내 딸 죽지 않았어!”진아름은 이 말을 듣고 흥분했다.“죽지 않았다고! 아직 살아있어! 다만 잠시 깨어날 방법이 없을 뿐이라고!”“아름씨...... .”“진짜 안 죽었어! 안 죽었어!”진아름은 주먹을 꽉 쥐고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렸다.왕가연은 처음에는 진아름이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후 그는 진아름의 정서가 비록 격동되였지만 정신적으로 황홀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았음을 발견하였다.마음이 움직이자 왕가연은 천천리 입을 열었다.“아름씨, 제가 딸을 좀 만나도 될까요?”진아름은 대답하지 않았다.왕가연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제가 이렇게 말하면 좀 엉뚱할 수고 있겠지만 어쩌면...... 저한테 방법이 있을 수도 있어요.”“진짜요?”진아름은 즉시 왕가연의 손을 꼭 잡았다.힘이 너무 세서 왕가연의 얼굴에는 자신도 모르게 고통스러운 빛이 떠올랐다.여자는 본래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진아름 자신도 자신이 이렇게 큰 힘을 폭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왕가연은 아픔을 참으며 힘겹게 말했다.“장담할 수 없지만, 한번 해 볼 수 있어요.”진아름은 그제야 반응하여 얼른 손을 놓고 허리를 굽혀 사죄했다.“죄송합니다, 왕교수님, 제가...... .”“아름씨, 이럴 필요 없어요. 딸부터 만날 수 있어요?”“좋아요!”진아름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솔이가 이렇게 된 마당에 만나봐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정말 가능하다면?진아름은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아무리 허무맹랑한 희망이라도 그녀는 매번 잡아야 한다.몇 번의 실망을 겪어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솔이가 깨어날 때까지, 다시 천진하고 활발하게 웃으며 그녀를 엄마라고 불를때까지 포기할 수 없다.진아름은 고려하지 않고 데리고 가려했지만 홍성이 막았다.솔이는 아직 죽지 않았고 한 가닥의 생기가 남아있다.이는 서현우의 목숨이기도 하다.만약 누군가에 의해 파괴되고 솔이가 목숨을 잃는다면 홍성은 서현우가 도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첫 번째 방법, 클론.”왕가연은 이어 말했다.“클론이란 솔이의 몸에 있는 유전자 세포를 추출하여 특수 배양 재생하는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복제하는 것이지만 솔이와 완전히 똑같아 다른 점이 없이 없을 것입니다.”“하지만 클론은 완전히 새로운 의지를 지니고 탄생합니다. 백지처럼 아름씨가 원하는대로 만들면 되는 거죠. 아름씨가 원하는대로 될겁니다.”홍성은 마냥 놀라울 따름이다.만약 왕가연이 말한바와 같이 이 이른바 클론이란 완전히 똑같은 복제이다.정말 성공할 수 있다면 군사적으로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다.서현우 백 개를 복제하면 용국을 무적으로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진아름은 온통 어리둥절했는데, 눈빛이 확고해지면서 고개를 저었다.“복사해 낸 솔이는 우리 솔이가 아닙니다. 왕 교수님, 두 번째 방법은 무엇입니까?”왕가연은 이어 말했다.“두 번째 방법은 의식을 전이하는 것입니다.”“즉, 특수한 방법으로 솔이의 의식을 다른 생명체로 옮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의 폐해는 원래 의식의 공격을 받지 못하고 깊이 잠들거나 뇌사하는 식물인간을 찾아 옮기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몸과 외모는 솔이가 아니지만 정신의지는 여전히 솔이 인 것이죠.”“안됩니다!”진아름은 아직 태도를 표명하지 않았는데 홍성이 이미 결연히 반대했다.“의식이 다른 몸으로 전달된다면 현우 도련님도 사모님도 감당 할 수 없을 것입니다.”왕가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어 말했다.“그럼 세 번째 방법으로 뉴런과 네트워크를 빈틈없이 연결해 솔이의 정신적 의지를 가상 공간으로 보내고, 가상 안경을 쓰면 그녀를 볼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몸이 없기 때문에 만질 수 없어요.”“이런 상태는 민간 전설의 귀혼과 일치하죠.”“안됩니다...... .”진아름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왕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왕 교수님, 우리 딸의 몸도 보존할 수 있고 정신의지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있어요.”“먼저 솔이의 유전자로 복
금용.슬픈 분위기가 금용 전체를 뒤덮고 있다.용소희의 장례식이 진행 중이다.국주의 용천범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황성의 깊은 곳, 우뚝 솟은 다락방에서 용소희는 끊임없이 떠들고 있다.“아빠, 나가게 해주세요! 지호한테 갈래요! 왜 못 가게 해요!”그녀의 부상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이미 땅에 내려가 걸을 수 있다.“앞으로 한동안 너는 여기에 있을 수밖에 없어.”“왜요?”용소희는 이해할 수 없다.용천범은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밖에서 네 장례를 치르고 있어.”“장례요?”용소희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버젓이 살아있는데 장례는 왜 치르는 겁니까?”“널 죽이려는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어! 네 안전을 위해서라도 넌 이곳에 있어야 해!범인을 찾아낼때까지 있어!”“그게 언제인데요?”용소희는 미칠 지경이다.죽지 않았는데 이미 죽은 사람이 되었고 장례까지 치렀으니 말이다!만약 진범을 찾지 못한다면, 평생 이곳에 연금될 것이 아닌가?용천범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곧 찾을 수 있으니 힘들어도 좀...... .”“지호는 알아요?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거?”용천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네 엄마도 몰라. 나랑 서현우밖에 몰라.”“싫어요!”용소희는 울부짖었다.“지호랑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아직 행복하게 지내보지도 못했는데! 엄마도 지호도 얼마나 힘들어 할까요! 다른 사람한테 숨기는 건 이해되는데 왜 엄마랑 지호까지 속여요! 왜요!”“묻지 마.”용천범의 얼굴에는 더 이상 예전의 총애가 없이 엄숙만 가득했다.“이것은 한 사람의 생사뿐만 아니라 용국의 안정과 번영에도 연관이 되어 있어. 용천범의 딸로서 넌 이 무게를 이겨내야 한다!”“저...... .”용소희는 말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내 허락 없이는 아무데도 못 가. 얌전히 여기 있어. 아빠가 약속할게. 여기서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 거야.”말을 끝내고 용천범은 몸을 돌려 떠났다.“아빠! 아빠!”용소희는 슬피 소리쳤지만 방문은 점차 닫혔다.장례
흰 수염 노인이 침을 꿀꺽 삼켰다.그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하지만 억지로 참았다.감히 영지호를 대신해서 결정을 내리겠는가?“정말 매혹적이군.”영지호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핥았고 마음은 준동하여 열혈이 용솟음치는 느낌을 받았다.보통으로 따지자면 그의 배치는 적어도 반년의 시간이 있어야 완성할 수 있다.그때가 되야 총공격을 가동화할 수 있다.하지만 지금은 우연의 일치로 타이밍이 정말 완벽하다!이때의 용천범, 이때의 금용은 마치 이빨이 뽑힌 호랑이와 같다.어떤 사냥꾼이든 이런 상황에 부딪히면 손을 쓰려는 것을 참을 수 없다!기회를 잡아 움직일 것인가, 아니면 이 절호의 기회가 흘러가는 것을 지켜볼 것인가?영지호는 오랫동안 결심을 내리지 못했다.그의 눈이 붉어지기 시작했다.그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머릿속에 무수한 생각이 번쩍이고 있다.상세한 계산을 거쳐 그는 결과를 얻어냈다.지금 행동하면 성공률은 85% 이상이다!15%의 불안정 요인중 10%는 용천범에게 있고 5%는 서현우에게 있다.“85% 는 이미 매우 높으나...... 적어도 90% 는 되어야 한다!”영지호는 이를 갈며 왔다갔다하며 서성거렸다.한참 후, 그는 명을 내렸다.“언제든지 총공격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대기하고 있어라고 전해! 또한, 북성 전구를 엄밀히 감시하고, 누가 북성에서 이렇게 끔찍한 큰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내! 그리고! 서현우 잘 감시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도록 해!”“네!”흰수염 노인은 얼른 대답하고 황급히 갔다.방안이 고요해졌다.영지호는 차탁앞에 앉아 호흡을 조절하려고 노력했으며 차를 우려내는 수단으로 자신을 강제로 냉정하게 했다.그러나 떨리는 손은 여전히 그의 매우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넘쳐났다.그는 한 잔을 따르고 표면에 떠 있는 찻잎 거품을 보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조금만 더 기다릴까? 조금만? 조급해하지 마...... .”......후후...... .북성 전구에는 눈보라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