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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중영, 손씨 저택.

진씨 가문이 파산하기 전에 전력을 다해 지은 손씨 저택은 아직도 모든 것이 새것처럼 보인다.

손량은 어두컴컴한 방에 혼자 앉아 주먹을 꽉 쥐었다.

이마에 불끈 솟은 핏줄이 그의 분노를 드러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의 눈 밑 깊은 곳에서 깊은 망연함도 있었다.

위풍당당하던 서원 총사령관이 지금, 이 지경까지 됐으니 말이다.

그는 본래 서현우를 도와 배후를 찾아내고 다시 서원으로 돌아오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갈 길을 잃었다.

서원으로는 돌아갈 수 없고 모든 것이 새로운 집도 집 같지 않았다.

그에게는 가족도, 애인도, 친구도 없다.

외롭게 혼자 덩그러니 큰 집에 앉아 무거운 공기만이 주위를 감돌고 있다.

아무리 찬란한 햇빛이라도 앞길의 먹구름을 몰아낼 수 없다.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미풍이 불어오고 있다.

손량은 즉시 고개를 들었다.

입구에 햇빛을 등지고 우뚝 솟은 그림자가 서 있다.

손량은 맹렬하게 일어나 손을 뻗자 우렁찬 소리가 텅 빈 방에 울려 퍼졌다.

매서운 기운이 확산하면서 손량은 서현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찾아와?”

“참을 수 없는 것은 참고, 짊어질 수 없는 것은 짊어져야 한다! 그래야 만이 서량 군신이라는 네 이름을 저버리지 않을까?”

서현우는 칼을 겨누는 손량을 거들떠보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다가와 의자에 앉아 물었다.

“마실 거라도 좀 내와.”

손량은 화가 나 이마에 핏줄이 한데로 모여들 지경이었다.

“꺼져! 여긴 네 집이 아니라 우리 집이야!”

그러나 서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100년 후 사서에서는 널 어떻게 평가할까? 내 생각으로는 ‘용감무쌍’이 제일인 거 같아.”

쏴-

눈처럼 하얀 칼날이 곧장 서현우를 향해 날아왔다!

짠-

그러나 칼날은 갑자기 사라졌다.

손량은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서현우를 보았다.

전력을 다해 일격을 가했는데, 서현우가 두 손가락으로 막아냈으니 말이다.

‘이럴 수가!’

손량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비록 자신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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