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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진아름이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보고 진국 군신은 탄식했다.

다 같은 아이를 둔 부모로서 진아름이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그도 공감되었다.

“속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진국 군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신농백초단은 전임 국주가 우리 아버지에게 하사한 것인데, 천하의 백독을 풀 수 있고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근데 전 감히 이 약이 솔이를 살릴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진아름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진국 군신은 그윽하게 숨을 내쉬며 이어 말했다.

“서현우가 남강의 전임 총사령관이었던 건 알고 계시죠? 그때의 남강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일단 남강이 함락되면 남방 수억 명의 백성이 적국에게 도살을 당해게 되는 그런 참혹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수한 남강 병사들이 자신의 몸과 피로 적의 맹렬한 포화를 막아냈었죠.”

“남강 국경의 모든 땅이 피로 물들었어요!”

“모든 것을 거의 무너뜨리고 적군이 남강 병사의 시체를 밟고 설령산에 발을 들여놓았죠! 그것은 남강의 마지막 방어선이었는데, 이미 무차별한 폭격을 당해 산이 평지로 폭파되었어요.”

“적들이 막 들이닥칠 때 서현우가 일어섰죠.”

“그는 200명밖에 안 되는 병사를 데리고 왔었서요! 겨우 200명이요!”

진국 군신은 점점 격동되기 시작했다.

“200명이 어떤 개념인지 아시나요? 매 순간, 매분 매초 수백 수천 명의 남강 병사들이 쓰러지는 잔혹한 전장에서 이 200명은 바다의 물보라와 같은 존재죠.”

“하지만 서현우는 그런 물보라를 이끌고 하룻밤 사이에 800리를 급습하여 슬그머니 주력 전장을 우회하여 적국 후방의 작전 지휘 센터를 깨끗하게 소멸시켰어요!”

진아름은 멍하니 무릎을 꿇고 그의 말에 집중되어 있었다.

진국 군신의 말을 들으며 그녀는 그날의 모든 것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피바다로 뛰어드는 그 기분은 어땠을까?

필사의 힘을 다해 이 나라의 모든 것을 지키려고 자신을 앞세우는 건 어떤 신념이 있어야 할 수 있을까?

뛰어 들어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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