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동안 임진은 내내 멍한 상태였다.셔츠를 입은 현우는 걷고, 앉고, 말하고, 미소를 지었다.흰 조끼를 입은 현우도 따라 걷고, 앉고, 말하고, 웃었는데 같은 사람이 아닐수 없었다!"됐어, 방으로 들어가자."흰 조끼를 입은 현우가 입을 열자 두 현우가 방으로 들어갔다.또30분이 지나서 방문이 다시 열렸다.임진의 눈앞에는 셔츠를 입은 현우와 흰색 조끼를 입은 대머리 중년이 있었다.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현우에게 말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현우는 대머리 중년을 가리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내가 아니라 저 자가 현우다."임진은 멍하니 대머리 중년을 바라보았고, 대머리 중년도 임진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양심의 가책을 품고 말했다."임진, 난 너한테 두가지 신세를 졌구나. 구체적인 상황은 말할수 없어. 앞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너는 사부님을 나로 생각해야 해.""그래."임진은 매우 놀랐지만 현우가 말하고 싶지 않은 이상 그녀도 당연히 현우를 강박하지 않았다."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돼?"대머리 중년이 말했다."넌 사부님을 데리고 천남의관을 떠나 정상적으로 사건을 조사하면 돼.""알겠어.""사부님,부탁합니다." 현우는 자신을 위장한 오재훈에게 공수하며 절을 했다.오재훈은 현우를 바라보며 어깨를 두드렸다."사부님 말을 기억해라.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오재훈은 그제야 만족하여 임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임진의 머리털이 설 정도였다."임진, 어서 갑시다.""아...네..."어수선한 심정으로 임진은 현우로 위장한 오재훈을 데리고 천남의관을 나섰다.임진이 앞장서 갔고 오재훈은 두걸음 뒤쳐져 허리를 펴고 양손을 주머니를 꽂으며 표정은 담담하고 침착하게 따라갔다. 그러나 두 눈은 처음부터 끝까지 임진의 몸에만 집중했다.두 사람이 순찰차에 탈 때까지 임진은 겸연쩍게 머리를 돌려 오재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오재훈도 임진을 향해 웃었다."저..
아침 해가 떴다.풀밭에 이슬이 맺혀 햇빛을이 찬란하고 몽환적이였다.진아름은 진 노마를 밀고 별장 부근을 산책하며 웃고 떠들었다.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일찍이 아름이 어렸을 때의 상태로 회복되어 허물없이 친밀해졌다.진아름의 핸드폰에서 알림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꺼내 보니 조순자가 보낸 사진이었다.아름은 보고 싶지 않았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열어봤다.그리하여 현우와 임진의 '친밀한' 사진 한 장이 눈앞에 나타났다.아름은 믿을수 없었다.그녀는 현우가 자신 몰래 다른 여자와 이렇게 다정할것이라고 믿지 않았다.이 사진들은 틀림없이 조순자가 고의로 두 사람의 관계에 갈등을 일으키려고 가짜사진을 보냈을 것이다.그녀는 줄곧 이렇게 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전에 사이가 좀 좋았던 사람들도 그녀에게 현우가 어젯밤 임진과 함께 있는것을 직접 보았다고 하면서 행동이 친밀해 보였다고 소식을 전해왔다.그녀에게 반드시 남자의 본성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일깨워주었다.아름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아 즉시 현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련결할수 없다는 것만 들려왔다."왜?"진 노마는 너무 궁금해서 물었다."괜찮아요..."진아름은 얼른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진 노마를 밀며 계속 산책했다. 다만 마음과 머리가 좀 혼란스러웠다.아침 8시 정각.디디디...디디디...순찰총국, 전담팀 사무실.책상 위의 알람시계가 울렸다.임진은 얼른 눌러 알람시계를 멈추고 그제야 길게 숨을 내쉬며 일어선 뒤 기지개를 켰다.맞은편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오재훈은 잠든 것처럼 보였지만 떨리는 손이 그의 마음속의 흥분을 드러냈다.림진은 오재훈을 보고 조용히 일어나려 했지만 오재훈이 즉시 일어나 하품을 하고 빙그레 웃으며 임진을 바라보았다."좋은 아침, 먹고 싶은거 없어?내가 사다줄게."현우와 똑같은 얼굴을 바라보던 임진은 심장이 떨려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그게 무슨 소리야? 어젯밤에 밤새 일했는데 아침까지 안 먹으면 몸에 안 좋아
"이 얼굴은 정말 익숙하지 않아. 이렇게 진짜를 어지럽힐 정도로 실력이 좋아졌냐?유감스럽지만 지금부터 남강에서 내가 제일 멋있어."이천용은 차를 몰고 앞으로 나아갔다. 심성이 침착한 그는 지금만큼은 수다쟁이 같았다.김용감찰군복으로 갈아입은 현우는 시종 미소를 지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창밖으로 99미터마다 우뚝 솟은 비석 위에 바라보았다.위에는 수많은 이름이 빽빽이 새겨져 있었다.이 비석들을 영웅비라고 부른다.위의 이름은 모두 영웅들의 이름이다.남강 국경, 산하의 백성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전사는 셀 수 없이 많으며, 이름을 남긴 사람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였다.그리고 이런 영웅비는 남강 전체에 3800개나 있었다!그 당시 남강은 기울고 산하는 파괴됐고 사방으로 병사들이 전장에 나갔다.남주의 만명 백성 중에서 열 집에 아홉 집은 텅 비어 사람이 없었다!간단명료한 시로는 전쟁의 참혹한 정도를 다 쓸 수 없었고 수많은 상처도 다 쓸 수 없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너무 충동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이천용이 물었다.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충동?자신의 여동생이 죽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남강에 가만히 앉아 무관심하단 말인가?아니면, 한 단계씩 상부에 보고하고, 국주의 비준을 거쳐 다시 중연시로 돌아갈까?그때 돌아가면 여동생을 어머니 곁에 묻을 수밖에 없었겠지?이 자체가 하나의 함정이였다. 그를 겨냥하고 남강을 겨냥하는 국면이였다. 그 배후에 숨어있는 흑수는 이미 현우의 심성을 통찰하고 만단의 준비도 마쳤다.서남은 자신이 사사로이 남강을 떠나 중연시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군사처럼 군사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그때가 되면 그는 남강 감독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을것이고 아마도 더 무거운 죄명을 짊어질 것이다.현우의 깊은 눈에는 이천용을 섬뜩하게 하는 포악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그 배후의 흑막의 목적은 남강 전체다!그가 무엇을 하든 남강의 끝없는 전사 영령에 대한 모독과 모욕이였다.오직 피로
하루 종일 현우는 이천용이 사는 곳에 틀어박혀 나가지 않았다.자연히 열군들을 만나러 갈 수도 없었다.그러나 그럼에도 현우는 남강의 현재 변화를 모두 알고 있었다.백만 대군의 편제는 여전했지만 대군의 구성은 이미 엉망이 되어 모든 것이 일사불란해 보이지만 실제로 현우가 끌어낸 무생군은 존재감이 많이 낮아졌다.홍성과 뇌창이 떠난후 무생군의 남은 10대 장령들 중 절반은 모두 신병단으로 끌려가 신병을 훈련시켰고 무생군의 인원수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그리고 거의 전원이 교체됐다.한때 용맹하고 싸움을 잘했던 장수들은 모두 변두리 위치로 옮겨졌고 새로운 무생군은 모두 신체적 자질이 떨어지고 전장에 거의 나가본적이 없는 신병들이였다.이전에 남강전구의 전사들은 모두 무생군에 진입하는것을 영광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무생군에 진입하는것을 수치로 여기고있었다.열군 등 무생군 장령들이 얼마나 답답하게 살았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다행히 현우가 떠났지만 또 군사라는 이 지혜로운 두뇌가 있어 남강에서 엄병과 맞섰다.남강의 정보 시스템도 모두 군사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었다.현재 군사도 잡혀갔는데 엄병은 정보 시스템을 좀처럼 얻지 못하여 이미 정보 시스템을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기로 결정하기로 하였다고 한다.이것은 남강에 대한 타격이 상당히 컸다.만약 이때 적국이 다시 선전포고를 한다면 남강의 전투력은 80% 이상 감소될뿐만아니라 더우기는 정보시스템의 지지가 부족하여 아무것도 못하게 될것이다.무릇 생각이 있는 지휘자라면 이렇게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모든 자료를 다 보고 나 현우는 엄병을 죽이지 못하는것이 한스러웠다.그는 남강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탈취에 전념하고 있었다!하지만 현우는 참아야 했다.그는 이미 남강의 감독이 아니므로 남강의 어떤 일도 간섭할 권리가 없었다. 일단 엄병을 건드리면 이천용이 말한바와 같이 후과는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그리고 엄병을 잡았다고 해도 뒤에는 장빙리빙이 있을지도 모른다.결국 엄병도 바둑돌일
이 방식은 상당히 남에게 미움을 살수 있었다.그러나 이천용의 미움을 사는 것과 자신의 생명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 사이에서 엄병은 망설임 없이 후자를 선택했다.그도 이때 책상을 두드리며 발끈하며 근위를 향해 소리쳤다."이놈아! 뭐하는 짓이냐?설마 이감찰사가 날 해하겠느냐?이감찰사에게 빨리 사과하지 않느냐"근위가 탁 하고 손을 들고 목소리가 우렁차게 경례했다."죄송합니다!"이천용은 여전히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엄병이 입을 열었다."이감찰사, 부하들이 철이 없으 그러오!이 술은 내가 사죄의 의미로 한번에 마이겠소."말하면서 엄병은 술그릇을 들고 고개를 들어 단숨에 다 마신 다음 크게 웃었다."하하하, 좋아! 좋은 술은 과연 통쾌하구만!"이톈룽은 숨을 내쉬며 억지로 웃었다."엄 감독이 이렇게 말했는데도 제가 더 따지면 너무 옹졸해보이죠."말을 마치고 그도 고개를 들어 그릇의 술을 모두 마였다."이감찰은 주량이 좋구만!"엄병은 이천용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후에야 근위를 바라보며 엄하게 소리쳤다."아직도 여기서 멍하니 무엇을 하고 있느냐?꺼져!돌아간 후에 엄벌이 널 기다리고 있을것이다!""네!"근위는 다시 인사를 하고서야 물러서서 원래 서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이천용이 뒤를 돌아보는 눈빛이 차가웠다."엄 감독, 아직도 절 믿지 못하십니까?""제 잘못입니다!"엄병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쳤다."너희들은 꺼져!나와 이감찰사와 술을 마시는 것을 방해하지 마라!""네!"넷은 그제야 문밖으로 나가 방문을 닫았다."이감찰사, 이제 만족합니까?"이천용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병은 다시 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이감찰사, 이분도 나가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엄 감독은 실력이 뛰어나지만 저는 아무 능력이 없어 만약 누군가가 나를 죽이려 한다면 그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근위를 곁에 두어야 엄 감독을 위해 술을 따를 수도 있습니다."엄병은 웃으며 이천용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자신의 행동
이천용이 서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도 딸이 있는데 군사는 왜 안돼요?”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일리 있는 말이었다. 모든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하물며 군사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말했었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결혼하기로 했는데 결국 결혼하지도 못하고 남강이 위험해졌고, 남주 각 곳에서 징병하고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남강에 진입하였다.그 후 군사는 돌아간 적이 없고 그 여자와도 연락이 끊겼다. 지금 이런 세대는 옛날과 달라서 결혼 전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해도 당연한 거고 딸 한 명쯤 있는 것도 너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군사의 딸이 어디에 갇혀 있는데?”“천양성에 있어요...”엄빈이 군사의 딸이 갇힌 곳을 말했다. 이천용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 자식이 깨어나면 어떻게 할까요?”“팽곤에게서 보고 배운 것이 없어?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을 거야. 그의 의식과 생각은 환신향을 마신 그 순간에 멈춰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기억하지 못할 거야.”“팽곤이 물은 시간이 꽤 오래돼, 하지만 곧 깨어날 거야.”그 후로 서현우는 또 많은 걸 물었다. 환신향의 약효에 의해 엄빈은 사실대로 숨김없이 말했다. 10분도 안 돼 서현우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한 엄빈의 눈빛을 발견하고 엄빈이 곧 깨어날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넌 도대체 누구냐?”“난... 난...”안간힘을 다하는 듯한 느낌이 점점 더 강하게 느껴졌다.“어서 말해!”서현우가 나지막하게 소리치자 엄빈이 네 글자를 내뱉었다.“진국 군신.”그 순간 서현우와 이천용은 멍해졌다.진국 군신이라니? 그럴 리가? 그럴 수 없다.놀란 마음을 다잡은 서현우가 한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고개를 들고 허리를 곧게 폈다. 이천용은 마음속에 파도가 이는 것 같아 황급히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엄빈이 흠칫하더니 두 눈에 정기가 돌다가 곧 다시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엄 총사령관님, 왜 넋 놓고 있어요? 어서 마셔요.”이천용은 입가에 묻
천양성의 외딴 지역, 평범한 농촌 자체주택에 피비린내가 감돌았다. 서현우의 몸에는 피가 한 방울도 묻지 않았지만 인사불성이 된 6세 정도 되는 여자아이를 업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그때 고급 승용차 한 대가 길가에 멈추더니 뒷문을 열고 부티가 흐르는 중년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는 서현우와 그의 등에 업힌 여자아이를 번갈아 보더니 미소를 짓고 물었다.“안녕하세요. 임원희라고 하는데 그쪽은 누구시죠?”“남영이라고 해요.”서현우가 대답했다. 임원희의 웃음이 좀 더 진지해졌다.“남영 씨, 차에 오르시죠. 서현우 씨께서 저한테 전화가 왔는데 잘 모시라고 했습니다.”“고마워요.”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커다란 임씨 저택은 미로 같아서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안내하지 않으면 많은 시간을 들여도 자신이 가려는 곳에 도착할 수 없다. 임원희는 서남의 갑부로서 목숨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거액을 들여 도인을 찾아 구궁 팔괘진을 쳐놓았다.이름만 들으면 아주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참조물로 사람의 눈을 끌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길을 잃게 되며 무한 반복되는 이상한 곳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수단을 가진 사람이 적긴 했지만 너무 적은 편이 아니었다. 적어도 서현우는 요점을 한눈에 알아봤다. 다시 말해, 진법이라고 하는 이것은 그를 막지 못한다.임씨 저택에서 세수하고 식사하고 잠시 휴식하고 난 서현우는 임원희에게 개인 비행기로 중연시에 보내 달라고 했다. 서현우의 분부가 있었기에 임원희는 눈앞에 있는 이 ‘남영’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다.해가 중천에 뜰 무렵 임원희의 개인 비행기가 하늘로 뜨더니 중연시를 향해 날아갔다.그와 동시에 금용의 최고레벨 군사 법정에선 군사가 적국과 손을 잡고 역모를 꾀한 사건에 관한 재판이 열리고 있었다. 출석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모두 용국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아무나 발을 한 번 굴러도 용궁이 흔들릴 정도였다.이번 사건을 위해 군사 법정은 3일 동안 꼬박 준비했다. 하지만 재판은 겨우 15분 동안만
눈에 들어온 첫 번째 사진은 서현우가 임진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걸하는 사진이었는데 나쁜 여자에게 차인 순정남 이미지였다.서현우는 어리둥절해졌다. 누군가 망치로 뒤통수를 가격한 듯 눈앞이 캄캄해 났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고 차가운 기운이 발밑으로부터 올라와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그는 황급히 사진을 뒤로 넘겼다. 백 장이 넘는 사진이 전부 서현우와 임진의 다정한 모습이었다. 사진을 본 서현우는 막장 멜로 영화를 본 것 같았다. 두 주인공은 만나서 알아가고 사랑하다가 분쟁이 생겨 서로 싸우고 끝내 헤어지게 되는 그런 영화 말이다.서현우는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음속의 복잡한 갈등과 심장이 찢어질 듯한 슬픔이 고스란히 보였다. 휴대폰이 택시 좌석에 떨어졌지만 서현우는 퀭한 눈빛으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서현우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치고는 짙은 살기가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오! 재! 훈!”서현우가 마음속으로 외쳤다. 택시 기사는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치고는 고개를 숙여 에어컨을 너무 낮게 튼 건 아닌지 확인했다. 백미러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서현우가 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본 기사는 가슴을 졸였다. 운전 경험이 많은 기사였지만 여러 번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밟을 뻔했다.30분 정도 허둥대던 택시는 겨우 무사히 순찰총국 앞에 멈춰 섰고 택시 기사는 잔뜩 긴장한 채 말했다.“저... 도... 도착... 했는데요.”서현우는 차 문을 열고 조수석 쪽으로 걸어가 무표정하게 손을 내밀었다.“계산...”붕!모터 소리와 함께 택시 기사는 가속페달을 밟고 쏜살같이 질주해 순간 눈앞에서 사라졌다.“해야 하는데...”바람이 서현우의 흐트러진 머릿결을 날렸고 그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순찰총국 전담팀 사무실. 순경들이 각자 자기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현우로 위장한 오재훈이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신을 벗은 채 다리를 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