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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장

눈에 들어온 첫 번째 사진은 서현우가 임진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걸하는 사진이었는데 나쁜 여자에게 차인 순정남 이미지였다.

서현우는 어리둥절해졌다. 누군가 망치로 뒤통수를 가격한 듯 눈앞이 캄캄해 났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고 차가운 기운이 발밑으로부터 올라와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그는 황급히 사진을 뒤로 넘겼다. 백 장이 넘는 사진이 전부 서현우와 임진의 다정한 모습이었다. 사진을 본 서현우는 막장 멜로 영화를 본 것 같았다. 두 주인공은 만나서 알아가고 사랑하다가 분쟁이 생겨 서로 싸우고 끝내 헤어지게 되는 그런 영화 말이다.

서현우는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음속의 복잡한 갈등과 심장이 찢어질 듯한 슬픔이 고스란히 보였다. 휴대폰이 택시 좌석에 떨어졌지만 서현우는 퀭한 눈빛으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서현우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치고는 짙은 살기가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오! 재! 훈!”

서현우가 마음속으로 외쳤다. 택시 기사는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치고는 고개를 숙여 에어컨을 너무 낮게 튼 건 아닌지 확인했다. 백미러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서현우가 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본 기사는 가슴을 졸였다. 운전 경험이 많은 기사였지만 여러 번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밟을 뻔했다.

30분 정도 허둥대던 택시는 겨우 무사히 순찰총국 앞에 멈춰 섰고 택시 기사는 잔뜩 긴장한 채 말했다.

“저... 도... 도착... 했는데요.”

서현우는 차 문을 열고 조수석 쪽으로 걸어가 무표정하게 손을 내밀었다.

“계산...”

붕!

모터 소리와 함께 택시 기사는 가속페달을 밟고 쏜살같이 질주해 순간 눈앞에서 사라졌다.

“해야 하는데...”

바람이 서현우의 흐트러진 머릿결을 날렸고 그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순찰총국 전담팀 사무실. 순경들이 각자 자기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현우로 위장한 오재훈이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신을 벗은 채 다리를 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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