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별장. 진아람은 웃고 있지만 누구든 그녀의 눈에서 슬픔을 읽을 수 있었다. 진 노마님은 진아람과 마주 앉아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낮은 소리로 위로했다.“아람아, 쓸데없는는 생각하지 마. 서현우가 너한테 늘 잘해왔잖니, 안 그래?”진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휴...”진 노마님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예전이나 지금이나 이 세상은 여자에게 불공평해.”진아람이 입술을 깨물었다.“남자들이 나가 놀면 사람들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지. 그리고 그들을 위해 여러 가지 핑곗거리도 만들었어. 접대라느니, 그냥 잠깐 논 것뿐이라느니, 돌아올 수만 있다면 된다느니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여자는 잘못을 저지르기만 하면 사람들 구설에 오르고 온갖 독한 말로 질책하며 돼지우리에라도 가둬야 할 것처럼 행동하잖아. 왜 그런지 알아? 예전부터 남자가 이 세상의 기둥이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여자는 대부분 남자에게 의지해 살아야 했어. 그래서 첩을 몇 명씩 둬도 되지만 여자가 남편을 몇 명씩 두면 어떨 것 같아? 어림없는 소리야.”진 노마님이 진아람의 손등을 다독이며 부드럽게 말했다.“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서현우가 임진이라는 그 여자에게 정말 마음이 있을지는 몰라도 서현우의 마음속에서는 네가 일 순위라고 이 할머니는 믿어. 임진이 너의 자리를 빼앗지 못할 거야.”“할머니, 무슨 말 하시는 거예요?”“아람아, 서현우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 그의 능력으로 어떤 여자를 못 사귀겠어?정말 세컨드를 들인다고 해도 용납 못할 만큼은 아니야. 너도 마음을 크게 먹고 서현우에게 화내지 말아. 임진이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아가면 네가 아무리 슬퍼하고 아파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 그러니...”“할머니!”진아람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할머니는 서현우가 다른 여자를 찾기를 원하세요?”“아람아, 흥분하지 말고, 이건 내가 원하고 원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야.”진아람이 손을 내저었
개 제 버릇 못 준다더니, 진 노마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예전에는 권세에 아부했고 지금은 그 사람이 서현우로 바뀐 것 뿐이었다. 오늘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든 권력이 있고 세력만 있으면 진 노마님은 똑같이 말할 것이고 진아람에게 억울하더라도 참으라고 하며 별것도 아닌 일로 부귀영화를 버리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다.이런 잘못된 생각을 그녀는 인생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염치가 없는 것이다.“진아람 씨, 따로 얘기해도 될까요?”임진이 진지하게 물었다. 진아람이 대답하기도 전에 진 노마님이 또 입을 열었다.“얘기할 게 뭐가 있어요, 우리 아람이는 괜찮아요.”서현우는 그녀를 뻥 차 버리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차갑게 말했다.“두 사람 따로 얘기하게 해요.”그러자 진 노마님은 또 말을 바꿨다.“그래요. 따로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어요. 서로의 우정도 쌓고 앞으로 트러블이 안 생기게 그게 좋겠어요. 아람아, 임진 아가씨를 네 방으로 모셔.”진아람은 서현우를 빤히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갔다. 임진은 서현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따라 들어갔다. 진 노마님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서현우에게 말했다.“현우야, 걱정하지 마, 내가 아람이를 잘 설득할게. 걔는 내 손녀라서 내가 잘 알아. 다 이해할 수 있을 거야.”서현우는 속으로 혐오감을 느끼며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진 노마님은 화를 내지도 않고 눈빛을 반짝이며 속으로 생각했다.“아람에게 어떻게 가업을 빼앗아 오는지 가르쳐야겠어...”진아람의 방은 깨끗하고 산뜻했다. 여자의 성격은 침실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았다.진아람이 입을 열었다.“앉아요.”“네.”임진은 소파에 앉아 우아하고 웃음기 하나 없지만 진지한 표정을 지은 진아람이 맞은 편에 앉는 것을 바라보았다.“진아람 씨, 요즘 나와 서현우의 일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걸 알아요.”“서현우는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진아람이
“무슨 뜻이야?”서현우는 비록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막막한 눈빛을 했다.진아람은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서현우게게 다가가더니 손을 들어 그의 옷깃을 잡았다.서현우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는 여자가 자신을 이토록 직접적으로 심지어 난폭한 기세로 제압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진아람의 눈동자에서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그녀는 전력을 다해 서현우를 침대로 넘어뜨렸으며 서현우는 바보처럼 진아람을 바라보았고 머리는 이미 혼돈상태에 처해있었다.“난 임진이 나타난 것에 고마워하고 이틀 동안 발생한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어. 그 일 때문에 난 내 마음속 제일 진실한 생각을 알 수 있었고 동시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 난 외부의 각종 요소로 인해 널 백프로 믿지 못했어.”진아람은 서현우의 몸을 짓누르고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눈빛이 점차 희미해졌다. “서현우, 당신은 내 남자야! 그 어떤 일이 발생하든 내가 무조건 믿어야 하는 남자야!”그녀는 서현우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머리를 숙여 서현우의 입을 막았다.방자하고 거침없었다!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진아람은 마치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처럼 서현우를 불 태웠다.이 순간, 산사태처럼, 땅이 갈라진 것처럼, 광풍이 휩쓸린 것처럼, 벼락이 떨리는 것처럼,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바다가 울부짖는 것처럼...진아람은 옷이 헝클어졌고 검은 머리카락이 흐트러졌다.이 순간 두 사람은 미친 듯이 사랑하고 서로에게 빠졌다.6년간 애증과 갈등을 빚어온 남녀는 마침내 각자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영혼을 합쳤다.비와 바람이 멈춰 아주 고요하다.석양은 끝없이 창문을 통해 이불을 덮은 두 사람에게 쏟아졌다.“임진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서현우가 물었다.진아람이 서현우를 힐끗 보았다.“꼭 이럴 때 그런 재수 없는 질문을 해야 해?”“그럼 내가 뭘 했는지는 왜 안 물어봐?”서현우가 또 물었다.진아람이 달콤하게 웃었다.“묻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 네 신분, 그리고 뭘 했는지 아무 것도 묻지
저녁 6시 반.석양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중연시 남구에 위치한 평범한 주택가에서 서현우는 홍성을 만났다.홍성이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현우 도련님.”“이곳이야?”“네, 그 녀석은 공중전화를 쓰고 변성기까지 썼어요. 심지어 영리하게 천안 시스템의 감시를 피했지만 주변에 있는 길가 편의점의 감시 시스템을 소홀히 했어요. 전 5분 만에 그의 진짜 신분을 알아낼 수 있었어요.”홍성이 간단하게 정리한 자료를 건네자 그 위에는 평범한 남자의 사진도 있었다.서현우가 자료를 볼 때 홍성이 말했다.“홍천수라는 사람이에요. 유아영의 전남편이에요. 제가 찾아낸 단서에 의하면 그는 그날 밤 사건이 발생한 호텔 주변에 있었어요.”“그래서 이 사람은 진짜 서태훈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증거를 갖고 있어?”서현우가 물었다.홍성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그건 장담할 수 없어요. 홍천수와 유아영은 심성이 악랄하고 전과도 있어요.”“그럼 홍천수부터 만나러 가자.”“네.”홍성은 앞장을 서 서현우를 데리고 고층 주택으로 들어가 9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눌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홍성은 곧바로 903호의 문 앞에 서서 귀를 문에 대고 잠시 경청하더니 서현우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문을 열어.”홍성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들어 잔뜩 흐트러진 검은 머리에서 검은 철사 하나를 꺼내 철사를 U자형으로 구부려 자물쇠 구멍을 누르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홍성은 철사를 주머니에 넣고 방문을 열었다.짙은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홍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갔다.화장실에서 변기 물을 내리는 소리가 나더니 화장실 문이 열렸다. 홍천수가 팬티만 입은 채 홍성을 멍하니 바라보며 물었다.“넌 누구야? 어떻게 들어왔어?”서현우가 말문을 열었다.“내가 돈을 가져왔어.”홍천수는 서현우를 본 순간 표정이 변하더니 거짓말을 늘어놓았다.“넌 누구야? 무슨 돈을 가져왔다
“유아영이 서태훈에게 돈 받으러 간 날 난 호텔 근처에 있었어요.”홍천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 당시 유아영의 옷깃에 카메라까지 달았어요... 서태훈은 술을 아주 많이 마셨고... 눈이 시뻘겋게 되어 아주 무서웠고 제대로 서있을 힘조차 없었어요... 서태훈은 돈을 주기 싫어했어요. 그리고 유아영이 그를 자극 해 격분하여 손찌검을 했어요...”“전체 과정을 봤어요?”서현우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홍천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서태훈과 유아영이 다투던 중 갑자기 화면이 꺼졌고 무슨 일이 생길까 다급히 호텔 방으로 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호텔 밖으로 아주 거대한 박쥐가 날아왔어요...”서현우가 물었다. “박쥐라고요?”“네! 아주 큰 박쥐였어요! 족히 3 미터는 되어 보였어요! 바로 서태훈과 유아영이 있던 그 방에서 날아왔어요! 거짓말 아니에요! 진짜 박쥐였어요! 만약 거짓이 있다면 목숨을 내놓을게요!”홍천수는 서현우가 믿지 않을까 봐 얼른 맹세했다.그러자 서현우는 잠시 고민을 하다 물었다.“계속 말해요.”“네... 그때 한참 멍을 때리다 호텔로 들어가니 문이 잠겼고 전... 들어갈 용기가 없었어요. 문틈으로 보니 바닥은 피 범벅이었고 서태훈과 유아영이 침대에 누워있었어요. 유아영은 온몸이 피투성이였고요...”“그 다음은요?”“무서워서 도망쳤어요...”홍천수가 떨며 말했다.“나중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유아영이 죽었어요... 틀림없이 그 박쥐가 사람을 죽인 거예요! 무조건이에요!”“그날 밤 동영상은요? 나한테 줘요.”서현우가 손을 내밀었다.“제가 가져올게요!”홍천수는 얼른 일어나 방으로 뛰어갔으며 홍성은 즉시 따라가 홍천수를 자신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하지만 홍천수도 속임수를 쓸 용기가 없어 서랍에서 USB를 꺼내 홍성에게 넘겨주었다.“또 알고 있는 것이 있어요?”서현우가 또 물었다.홍천수가 고개를 저으며 애원했다.“제가 아는 것이 이렇게 많은데... 날 용서
중연시 중심 광장.상천랑은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점점 석양을 바라보며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혔다.그저께 나영과 헤어진 후 밤새 나영의 모습을 꿈꿨다.그는 자신이 나영에게 빠졌다는 것을 안다.평소에는 9시 10시까지 자야 일어나는데 어제는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나 열심히 세수한후 멋진 양복을 입고 머리도 다듬은 뒤 생화 한다발을 사서 약속장소로 달려갔다.그는 나영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었다.애석하게도 아침 해가 막 떠오를때부터 석양이 서쪽으로 질 때까지 그는 조각상이 될 뻔했지만 나영은 나타나지 않았다.오히려 예쁜 아가씨 몇 명이 주동적으로 달려와 말을 걸었다.예전으로 바꾸면 그는 연락처를 추가하고 함께 밥을 먹고 그 다음에 인생에 대해 깊이 토론하고 도망갔을 것이다.그러나 이번에 그는 모두 거절했다. 그의 머리속엔 단지 온몸에 청춘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백옥처럼 깨끗하고 햇빛처럼 맑은 아가씨만이 박혀있었다.그는 처음으로 한 여자에게 바람을 맞았지만 나영을 위해 여러가지 오지 않은 리유를 찾았으며 오늘 나영이 반드시 나타날것이라고 자신에게 알려주었다.그래서 그는 또 다시 나타났다.그러나 또 아침 해가 막 떠올랐다가 석양이 서쪽으로 떨어졌는데도 나영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날 싫어하나봐."상천랑은 마음이 매우 아팠다.그것은 느껴본적 없는 슬픔이 었다."틀림없이 그런걸꺼야. 그래서 그녀는 나를 만나기 싫은거야. 어떻게 해야지? 설마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준 벌인가?그럼 멀쩡한 나한테 천랑의 이름을 지어준 우리 아버지한테 벌을 줘야지! ""저기요."상천랑이 고개를 숙이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오매불망 그리던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그가 기뻐서 고개를 들자 아이스크림이 보였다.“먹어요? ”상천랑은 두 손으로 받아 마치 감당할 수 없는 무게를 받은 것처럼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먹어!네가 준건 뭐든 다 먹어!""징그럽게 굴지 말아줄래?"나영은 상천랑의 곁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홀짝홀짝 먹고 있었다.
"돌아왔어요."저녁 8시에 현우는 남산 별장으로 돌아왔다.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던 아름은 즉시 일어나 물었다."밥 먹었어?""아직." 현우가 웃었다."내가 가서 요리를 데워줄게.""응."아름은 부엌으로 갔다.현우가 앉자마자 핸드폰 벨이 울렸다."현우 도련님, 패러글라이딩 장치는 성북에서 이미 찾았어요! 그리고 시체 한 구가 발견되었는데 사인은 중독이예요, 와서 보실래요?" 홍성의 말투가 무거웠다.이 사람이 서태훈을 모함한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신원이 확인된대도 이미 죽어서 증거가 없는 것이다. 절차적으로 완전한 증거사슬을 형성하지 못하면 서태훈이 모함당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었다."곧 갈게요."현우는 즉시 일어나 전화를 끊지 않고 주방에 있는 아름을 향해 소리쳤다."아름! 사건에 새로운 진전이 있대서 나갔다 올게! "아름은 얼른 주방을 나서서 소리쳤다."그럼 계속 굶지만 말고 밥 챙겨먹어!""알겠어!"현우는 손을 흔들며 빠른 걸음으로 별장을 뛰쳐나갔다.곧 전조등이 켜지고 현우는 차를 몰고 떠났다."시체에 어떤 독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현우는 블루투스를 연결하고 운전하면서 빨간 홍성에게 물었다."도저히 눈으로는 알아볼수 없어요. 검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직접 검사해 주셔야 합니다." 홍성의 말투에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현장을 잘 보호하고 내가 가서 보고 나서 다시 이야기하자. 시신의 신원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까?"서남이 또 물었다.홍성은 목소리를 가라앉혔다."이미 이 사람의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얼굴의 이목구비든 지문이든 심지어 DNA시스템이든 모두 이 사람의 존재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5일전에 방금 중연시에 도착했으며 사용한 신분정보가 가짜라는것을 알아냈습니다다. ”잠시 멈추더니 홍성이 다시 말했다."그러나 유일하게 확신할수 있는것은 이 사람의 실력이 약하지 않다는것 입니다. 그의 근육과 골격밀도는 모두 일반인보다 크고 팔꿈치 등 부분은 모두 두꺼웠고 관자놀이도 약간
현우의 은침에 시달리고 또 현우의 웅장하고 위압에 눌려 남자의 온몸 골격이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모든 근육이 통제되지 않는 떨림과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그는 거의 이를 깨물어 피를 붉게 물들였다. 원망이 담긴 험상궂고 무서운 눈빛으로 최선을 다해 낮은 소리로 외쳤다."저예요! 저예요! 제가 유아영을 죽였어요!"죽기를 빌고 있어!현우의 눈빛은 칼같이 차가웠다.이 사람,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확실히 죽음을 바라고 있었다. 또는, 그는 반드시 죽어야 했고 죽지 않으면 안 됐다!옆방의 임진과 다른 세 순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들은 많은 범인을 심문한 적이 있다. 완강하게 저항한 사람이든 덜덜 떨던 모두 자백한 사람이지만 절차는 이렇지 않았다!정상적인 상황에서 유아영을 왜 죽였는지 물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어떻게 죽였는가? 동기는 무엇인가?왜 현우는 틀에 박힌 대로 카드를 내지 않는걸까?그리고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걸까? 원래 정상으로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되였다!자기도 모르게 세 순찰의 마음속에는 현우에 대한 짙은 공포감과 경외감이 나타났다.임진도 눈빛이 복잡해졌다.그녀는 평소에 물처럼 희미하고 산처럼 차분한 이 남자의 다른 한 면을 보았다.사납고, 독하고, 잔인했다!"네가 죽고 싶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하필 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을 선택했다."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 손에 떨어지면 생사는 이미 네것이 아니다. 내가 널 살게하면 너는 모든 수단을 다 써도 죽지 못한다. 내가 널 죽게하려면 너는 온갖 궁리를 다해도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나 삶과 죽음 사이 발버둥치고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것인것을 넌 모를 것이다."세 번째 은침이 그의 배를 찔렀다."아아악!"남자는 고통스러워서 하늘을 우러러 길게 울부짖었다.목이 쉬고 힘이 다하여 사람의 모골이 송연하게 되였다.현우는 꿈쩍도 하지 않고 굳은 얼굴을 하고 은침 두 개를 연속하여 각각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쾅!심문 의자가 남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