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러면 난 너무 창피한데."상천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에게 조금만 부드럽게 대해 줄 수 없어? 난 매우 연약한 사람이란 말이야."임진은 구역질이 나는 걸 참지 못하고 다리를 들어 걷어찼다. "연약은 무슨! 연약은 무슨!""아아악...... 아파. 아파. 나 죽어. 나 죽는다고....."상천랑이 오바하며 비명을 질렀다.하웅은 이마에서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심장이 더욱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임진! 너 뭐하는 거야? 그만해! 그렇지 않으면 너의 아버지도 너를 구할 수 없어!" 하웅이 소리를 질렀다.임진은 하웅의 말에 동작을 멈추고 분노의 눈빛으로 하웅을 바라보았다. "지금 저를 협박하고 있는 겁니까?""협박?"하웅은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상천랑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하웅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 지금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왜 여기서 분위기를 흐리고 있냐고! 꺼져. 임 대장이 나를 걷어차면 어때? 나는 매우 기쁜데! 아프지만 피하지 않는다고. 임 대장이랑 놀고 있는 게 안 보여?"하웅."..."임진은 빠득빠득 소리가 날 정도로 이빨을 악물었다.어려서부터 그녀는 부잣집 도련님들을 너무 많아 접촉해 왔었다.그리고 모두 하나같이 그녀에게 맞아 울음을 터뜨렸었고.그러나 상천랑 같은 품종은 여태껏 만난 적이 없다.상천랑이 임진을 정겹게 바라보았다. "자. 당신의 그 120센티미터되는 긴 다리로 계속 나를 걷어차 봐. 멈추지 말고!""당신..."임진은 두피가 저려났다. 그녀는 반쪽 수갑을 책상에 채우고는 자리를 떴다.이런 품종은 그녀가 상대할 수 없다!찰칵.책상에 채운 반쪽 수갑이 갑자기 열렸다. 그러더니 상천랑이 껌딱지처럼 다시 쫓아왔다. "임 대장! 같이 밥 먹을까? 내가 쏠게.""꺼지시죠! 누가 사달라고 했습니까?""그럼 당신이 사. 난 여자의 돈을 쓰는 것도 개의치 않아하거든.""꺼지시라고요! 그쪽을 죽여
쾅!상천랑은 서현우의 비수를 막아냈지만 서현우의 공격은 막아내지 못했다. 그는 서현우의 발에 가슴이 차여 포탄처럼 날아가 유리탁자에 떨어졌다. 유리 탁자가 순간 깨졌다.하지만 그가 일어나기도 전에 서현우는 이미 높이 뛰어올라 오른발로 세게 밟았다."제기랄!"상천랑은 땅 위의 유리조각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굴렀다.쿵!서현우의 두 발이 땅에 떨어지면서 거센 바람이 휩쓸려 왔다. 땅에 깨진 유리들이 순간 날아다니는 총알처럼 벽에 깊이 박혔다.깨진 유리조각이 임진의 뺨을 스치며 뒤쪽 벽에 박혔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뜬 채 경악에 빠졌다.이게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파괴력이라고?너무 무서워!6년 전 폐인으로 중연시에서 이름을 날렸던 서현우가 어떻게 이렇게 비인간적인 실력을 가질 수 있는 거지?"제기랄! 진짜 나를 죽이고 싶어서 그래요?"상천랑이 웃음기를 거두고 치타마냥 몸을 약간 굽혔다. 얼굴에는 분노로 가득 찼다.그의 입가에는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서현우에게 차인 그 한방에 이미 내상을 입었다.그의 실력도 충분히 강했으니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가슴이 움푹 들어가 죽었거나 폐인이 됐을 것이다."안 될 게 뭐가 있지?"서현우의 온몸에서 광포한 살의가 풍겨져 나왔다. 극도의 분노를 표출해 낸 후 그는 오히려 얼음장 마냥 차가워졌다.눈빛도 심연마냥 깊어졌다.만약 이런 상태의 서현우가 남강 전장에서 적국 강자들 눈앞에 나타났다면 그들은 놀라서 벌벌 떨었을 것이다.그건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들과 피바다를 의미하니까!"당신 미쳤어요? 여자를 꼬셨을 뿐인데 날 죽이려까지 하다니! 임진이 당신이랑 무슨 사이인데? 설마 여자친구예요?" 상천랑은 두피가 저려났다.그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납득이 안 갔다. 지난번에 그의 여동생을 꼬시려했을 때도 이정도로 화를 내지는 않았는데."요란하네."서현우는 비수를 거꾸로 쥐었다. 차가운 빛이 상천랑의 눈을 찔렀다.이미 피로 물든 비수는 상천랑과 점점 가까워졌다.갑자기 비수가 돌진을 멈추었다.
"당신이 눈을 감기 전에는 꼭 알려줄게." 서현우는 말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씩 상천랑을 향해 걸어갔다."너무 억지잖아요 그건!"상천랑이 억울해 했다.계집애를 꼬셨을 뿐 아무런 지나친 일도 하지 않았다고! 임진이 당신의 애인이였으면 말을 해주지. 내가 무슨 남의 애인을 뺏는 그런 악질 부잣집 도련님도 아니고!억울함과 동시에 필사적으로 대응해야 된다는 생각이 솟아올랐다.하지만 서현우는 너무 강해서 상천랑은 그를 상대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상천랑은 서현우가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의 주름이 하나 없는 옷을 보면 알 수 있다.그러나 상천랑에게도 자신만의 자존심이 있으니.죽을 때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다!"죽어!"상천랑은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하더니 두 눈에는 차갑고 사람을 섬뜩하게 하는 독기가 드러났다.필사적으로 대응할 생각인 듯 했다.서현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야수처럼 맹렬히 달려드는 상천랑을 보며 오른손을 들었다.날카로운 비수가 몇 센티미터의 눈부신 빛을 발했다.훅훅...바람이 없는데도 서현우의 잔머리가 흩날리고 있었다.달려들던 상천랑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동공이 심하게 움츠러들었다.순간 그의 마음속에서 난생 처음 느껴보는 생사의 위기감이 만연됐다.직감이 그에게 지금 감히 돌진했다간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도망가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머릿속에서 어떤 소리가 그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움직이면 죽을 것이라고!상천랑은 갑자기 절망감이 들었다.움직이면 죽는다고 쳐. 그렇다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안 죽는 건 아니잖아?이 자식이 왜 이렇게 강하냐고? 대체 정체가 뭔데!지극히 매서운 위압감이 점점 휩쓸며 다가오고 있었다.상천랑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더니 소름이 걷잡을 수 없이 돋았다.그 공포감과 절망감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서현우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손에 든 비수는 마치 해빛 같았다. 뿜어져 나오는 흰 빛은
순찰본부 밖 운동장은 아주 썰렁했다. 안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금철 부딪히는 소리 또는 고함 소리가 운동장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임 대장님. 저희... 저희가 제지하지 않아도 괜찮은 건가요?"한 젊은 순찰이 조심스레 질문을 했다.여긴 순찰 본부라고!백성들이 거리와 골목에서 싸움을 해도 순찰들에겐 제지할 권리가 있는데 하물며 여기라고는 다를 게 없는 거 아닌가?“나도 막고 싶어. 하지만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임진의 아름다운 얼굴은 온통 씁쓸함으로 가득했다."저희에겐 총이 있잖아요."젊은 순찰이 말했다. "그들의 무력이 아무리 뛰어난다 해도 총알을 피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천우성이 말을 듣더는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너무 젊었어. 그들은 정말 총알을 피할 수 있다고!"임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천우성이 먼저 말했다. "이 일은 이미 너희들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어. 안에 있는 그 누구에게도 총을 겨누어서는 안 돼. 들었나?""네!"천우성 도지사가 명령을 내린 이상 그들같은 작은 순찰이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그리고 오늘 밤의 일은 무조건 비밀로 해야 한다! 누가 감히 한 글자라도 누설했다간 반역죄로 처벌할 것이다. 기억했느냐?"천우성이 또 말했다.순간 순찰들이 크게 놀라 자기도 모르게 순찰본부 내원을 바라보았다.저 사람들 도대체 정체가 뭐지?"들었나?" 천우성이 성량을 높이며 화난 어투로 물었다.모두들 순간 온몸을 떨더니 곧 일제히 대답했다. "들었습니다!"천우성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임진을 바라보았다."임 대장. 이들을 데리고 가서 비밀 유지 협의서에 서명하게 하고 각자의 위치로 돌려보내.""예."임진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한 무리의 순찰을 데리고 떠났다.“참. 하 부도지사를 병원에 데려다 줘." 천우성이 말했다.임진은 말을 듣고 문득 크게 놀랐다.하웅의 존재도 잊고 있었다.그녀는 두 사람을 보내 서현우의 주먹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 하웅을 업고 나오게하고 곧 병원으로 보냈다.나머지는 모두 끌
중연시 환성 고속도로.은백색 승용차 한 대가 200야드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승용차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는 게 마치 금방이라도 박살날 것 같았다.후방에서 검은색 승용차가 귀신처럼 점차 상천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미친놈! 망할 미친놈!"상천랑은 갑자기 후회됐다.자기 집에 잘 있다 중연시에는 왜 온 거지?어떻게 이런 미친 놈을 만나게 된건가고!점차 다가오는 서현우가 상천랑에 가져다주는 압박감이 너무 짙어서 그의 심장을 자극하고 있었다. 심하게 경련까지 일으킬 정도였다.상천랑은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에는 눈에 완전히 미친 빛이 돌았다.그는 이미 이성을 잃었다."그럼 누가 먼저 죽는지 보자고!"고함 소리가 목구멍에서 튀어나오면서 상천랑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가볍게 밟고 핸들을 세게 돌렸다.끼이이익--고막을 찌르는 브레이크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바닥에 검은 흔적이 나타났다. 타들어가는 악취는 퍼지기도 전에 이미 광풍에 흩어졌다.은백색 승용차가 제자리에서 180도로 크게 돌았다.거대한 원심력은 상천랑에게 아무런 작용도 하지 않았다. 그는 차가 멈추기도 전에 즉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동시에 전조등을 켜고 유령처럼 자신을 추격해오는 검은 승용차를 향해 돌진했다.검은색 승용차 속의 서현우가 눈을 살짝 찌푸렸다.전조등이 너무 눈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잔인한 웃음이 스쳐 지나갔다."재밌네. 도망갈 수 없다는 걸 알고 한 판 붙을 생각을 하다니.그럼..."서현우는 핸들을 꽉 잡고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어디 한 번 해보지."후우우웅...시간이 순간 느려졌다.곧고 넓은 고속도로에는 검은색 승용차와 은백색 승용차가 서로 거리를 점점 졻히고 있었다.500미터!300미터!200미터!100미터!50미터!상천랑의 이목구비가 일그러졌다.서현우의 냉담한 눈빛속엔 하늘을 찌를 듯한 포악한 기세가 드러났다.쌍방은 모두 필사적이였다!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다 일단 충돌하기
진국 군신은 얼른 주머니에서 도자기병 하나를 꺼내 칠흑 같은 알약을 상천랑의 입에 넣었다.상천랑은 알약을 삼키느라 안간힘을 다 썼다. 그러다 머리가 비뚤어지더니 기절했다."서현우! 서현우! 서현우!"진국 군신은 원망하고 광포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일어나 손을 들어 지면에 박힌 경천총을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경천총이 마치 영혼이 있기라도 한 것 마녕 그의 손에 날아들었다.진국 군신은 순간 고개를 들고 하늘과 땅을 파괴할 것만 같은 살의를 품은 눈동자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네가 감히 내 아들을 죽이다니!"진국 군신의 목소리는 사람을 벌벌 떨게 할 정도로 냉혹했다.기온이 순간 십여 도나 뚝 떨어진 것만 같았다.하지만 진국 군신의 무서운 위압 앞에서 서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웃음을 드러냈다."못할게 뭐가 있지?"마찬가지로 광포한 위압이 맹렬하게 휩쓸었다.우르릉...두 가닥의 위압이 충돌되는 순간 지면이 진동하고 있었다.하나는 근 20년간 이름을 날린 5대 군신의 으뜸으로 백만 진국군을 통솔하며 금용에서 천하를 위압하고 있는 인물이고.하나는 혼자만의 힘으로 적국의 9대 군신급 인물을 참살한 전임 남강 총사령관이다.모두 용국의 버팀목이고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공을 세운 나라의 중요한 인재이고 용감무쌍한 삼군의 절대적인 강자들이다!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부딪치고 있다니.진국 군신은 총 실력이 뛰어났고 살기가 사방에서 일어났다.서현우는 맨주먹이지만 모든 것을 장악하는 것만 같은 기풍을 풍기고 있었다.고공 위에서 전투기가 비추는 강한 빛이 세상을 놀라게 할 이 전쟁을 목격하고 있었다.시멘트 도로가 갈라지고 있었다.도로 옆의 산벽이 부서지고 큰 바위가 끊임없이 미끄러져 떨어지고 있었고 가드레일은 두 사람의 교전에서 방출된 기세에 의해 이미 찌그러지고 부서졌다.이 끔찍한 전투의 여파는 하마터면 산사태로 이어질 뻔했다!중연시의 도지사 천우성은 천안을 통해 서현우를 찾아냈고 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교전도 목격했다.그는
"이 영감들아. 그렇게 다투었다간 누구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가 없잖아. 차라리 국주님에게 물어보는 것이 낫겠다. 국주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국주는 화면을 보며 경탄했다. "너무 공포스러워."각로들."...""에헴."정신을 차린 국주는 헛기침을 하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각로님들. 지금은 싸움 구경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국 군신과 서현우 중 그 누가 사고를 당해도 우리 용국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손실입니다. 그러니 즉시 막아야 합니다."다들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국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하지만 나는 이 두 사람 중에서 대체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 보고 싶네요." 국주가 또 말했다.노인네들이 서로를 쳐다보았다.그래서 도대체 제지한다는 거야 계속 연극을 보겠다는 거야?국주가 갑자기 소리쳤다. "이봐라!" "네!""천용각에 속히 알려 중연시로 가서 상경과 서현우의 싸움을 제지하게 하고 국감사를 파견하여 이 일의 진실을 속히 밝혀라하라!""네!""보!"국주의 명을 내리전달하기도 전에 또 한 명의 금용위가 속히 와서는 공손하게 절을 한 후 입을 열었다. "국주님에게 알립니다.천용 군신이 직접 중연시로 가서 분쟁을 막기를 청원합니다."말을 듣던 국주와 내각 장로들은 분분히 멍해졌다.용국에는 5대 전신이 있는데 그중 손량이 제일 젊었다. 서원 전구에 자리 잡고 있기에 서원 총사령관으로 서량이라고 불리웠다.그리고 진국 군신은 5대 전신의 으뜸으로 진국군을 통솔하고 금용에 자리잡고 있으며 자격이 가장 많고 실력이 가장 강한 군신급 강자이다.나머지 세 분은 각각 황성을 지키고 천용각 각주의 신분을 짊어진 천용 군신. 동해전구를 지키고 있는 동해의 총사령관 동요 군신. 북부에 자리잡고 있는 북부의 총사령관 북목 군신이다.다섯 명의 전신 중 진국 군신 등 4대 전신은 모두 병사를 통솔하는 권리가 있지만 유독 천용 군신에게 병권이 없었다.그렇다고 천용 군신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정반대로!천용각내에는 많은
땡!서현우의 비수가 진국 군신의 경천총과 맞붙었다.서현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손목을 약간 기울였다. 비수가 경천총 총대를 스치며 간간이 불꽃을 일으켰다.비수가 진국 군신의 손을 베려고 하던 찰나 진국 군신이 왼손을 펴고 발로 총대를 찼다.총대가 몽둥이처럼 서현우의 허리를 향해 날아갔다.서현우는 오히려 일찍이 예상한 것마냥 옆으로 비켜섰다. 날카로운 비수의 끝은 예측할 수 없는 각도로 아래에서부터 위로 그었다.진국 군신은 두 손으로 총을 잡고 몸 옆에 세워 막았다.불꽃이 다시 한 번 반짝였다.서현우가 오른발로 무서운 기세를 담고 앞으로 걷어찼다. 진국 군신도 마찬가지로 발을 들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각자 물러났다.이번 교전은 순간적이였고 놀라울 정도로 빨랐고 또 험악하기 그지없었다.어느 쪽이든 조금만 소홀했다간 크게 다칠 수 있다.서현우든 진국 군신이든 체내 기혈의 힘이 용솟음치고 있었고 눈에는 전의가 활활 타올랐다."너의 실력이 이 정도까지 강하졌다니. 내가 너를 얕보았네."진국 군신이 잠시 멈추더니 어두운 얼굴색으로 입을 열었다.그는 자신이 서현우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26세밖에 안 되는 전설속의 총사령관은 역시 명불허전이였다.“얕보았다고?”서현우가 냉소했다. "당신은 나한테 상대도 안 돼. 당신이 살아있는 게 용국에 유용하다는 점만 없었으면 당신은 이미 죽었어.""하하하......"진국 군신은 말을 듣더니 노발대발하며 웃었다.그는 아주 오래전에 이름을 떨쳤고 한 시대의 정점에 앉았었다.이 말은 그가 예전에 많은 적수들에게 했었지 오늘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들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광망한 자는 아주 많아. 하지만 자네처럼 광망한 사람은 처음 보네!"진국 군신은 고개를 돌려 이미 깨어나 멀지 않은 곳에 앉아 관전하던 상천랑을 한 번 보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서현우를 쳐다보았다. 그는 손에 경천총을 꼭 쥐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천랑아. 아빠 오늘 우리 상씨 가문이 예로부터 전승해 온 총술을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