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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화

소녀에게 가까워지자 소녀가 흥얼거리는 흥겨운 노래가 들렸다.

소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서현우를 바라보았는데, 예쁜 큰 눈에는 호기심이 반짝였다.

“오빠는 어디서 왔어요?”

“모르겠어. 꼬마 아가씨, 여기가 어딘지 말해 줄래?”

서현우가 물었다.

소녀는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여기는 이름이 없어.”

“그럼 너 말고 다른 사람은 있니?”

“있어, 우리 집은 저 산 뒤에 있어.”

어린 소녀는 그리 높지 않은 산길을 가리켰다.

서현우가 말했다.

“그럼 나를 다른 사람한테 데려다 줄래?”

“그래, 할아버지는 우리 이곳에 오랫동안 외부인이 오지 않았다고 하셨어. 모두가 오빠를 환영할 거라고 믿어.”

어린 소녀는 버섯 한 송이를 가득 찬 바구니에 넣고서 말했다.

“오빠, 따라와.”

“고마워.”

소녀가 앞에서 길을 안내하자, 그 뒤를 따라 가던 서현우는 소녀의 활발한 뒷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딸을 생각했다.

‘솔이도 이렇게 귀엽지.’

“나는 너무 정상적이라고 생각해. 조심해.”

번산이 머릿속에서 말했다.

“알았어.”

서현우가 대답했다.

‘어떻게 경계심이 없을 수 있겠어?’

‘내가 언제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도 몰라.’

‘그리고 이곳은 번산의 말대로 정말 너무 정상적이야.’

‘어떤 때는 너무 정상적인 것이 가장 큰 비정상이야.’

“오빠는 이름이 뭐예요?”

깡충깡충 뛰면서 길을 안내하던 소녀가 웃으며 물었다.

“내 이름은 극영이야.”

서현우가 대답했다.

자신의 진짜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말해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나는 만령이라고 해요.”

“그래, 만령. 안내해 줘서 고마워.”

“당연히 그래야지. 오빠가 우리 집에 놀러 가는데. 내가 버섯을 끓여 줄게. 정말 맛있어.”

소녀가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고마워.”

서현우는 말로는 고맙다고 했지만 소녀의 집에 갈 건지는 말하지 않았다.

어린 소녀의 활발한 모습과 즐거운 노랫소리 속에서 서현우는 오솔길을 따라 그 작은 산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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