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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4화

서현우는 갑자기 참을 수가 없어서 침묵한 채 만령광모를 꼭 안았다.

서현우의 품에 안긴 만령광모의 눈에서 영롱한 눈물 방울이 굴러 떨어졌다.

“이것이 살아있는 생명이구나...”

말이 끝나자 만령광모는 천천히 사라졌다.

허무 속에서 평범한 돌이 하나 나오더니 일곱 가지 색깔의 빛이 피어났다.

서현우가 실의에 빠져 있는 동안에 새로운 모습이 천천히 돌에서 응집되어 나왔다.

여전히 땋은 머리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아홉 살 정도의 소녀로, 여전히 만령의 모습이었다.

유일하게 다른 것은 소녀의 두 눈이 순수하고 전혀 때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치 갓난아기와 같았다.

“만령아.”

서현우가 입을 열고 소리쳤다.

만령광모는 눈을 깜박거리며 서현우를 쳐다보았다. 영혼의 계약 때문인지 서현우가 아주 친근하게 느껴져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빠.”

서현우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뻣뻣하게 굳어졌다.

머릿속에서 번산은 미친 듯이 웃으면서 뒹굴었다.

“내가 왜 아빠가 됐지?”

서현우는 코를 더듬었다.

“만령아, 나를 오빠라고 불러야 해.”

“내 이름이 만령이야?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야? 만령은 아주 맘에 들어!”

만령광모가 기뻐하며 말했다.

“오빠라고 불러.”

“아빠!”

“오빠.”

“아빠!”

결국 서현우의 기가 꺾였다.

실컷 웃은 번산이 말했다.

“고민하지 마. 이렇게 귀여운 딸이 하나 더 있다고 뭐가 나빠? 게다가, 만령광모가 존재하는 시간은 추산할 수가 없어. 다만 만년마다 새로운 만령광모가 다시 나올 뿐이야. 진정한 나이를 논하자면, 너는 손자의 앞에 증자를 수백 개는 더 붙여야 해.”

서현우는 말없이 멍한 상태였다

“오빠라고 부르든 아빠라고 부르든 모두 네가 이득을 보는 거야. 저 아이가 너를 아빠라고 부르는 걸 좋아하는 이상 네가 받아들여. 네 나이면 저 아이가 너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도 맞아. 만약 나중에 지구로 돌아가서 네 딸이 만령을 만나면 고모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어?”

“호칭일 뿐이야...”

서현우는 고개를 젓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나 곧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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