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량이 깨어난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자, 진아람은 즉시 달려왔다.오는 길에 그녀는 많은 것을 생각했다.서현우가 갑자기 그녀 앞에 나타난 후부터 지금까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너무 많은 일이 났고, 그녀가 서현우에 대한 뼛속 깊이 파고들었던 원한도 어느새 사라지기 시작했다.게다가 그녀는 솔이에게 아빠가 서현우라는 것을 알려줄 계획이었다.하지만 애석하게도 서현우가 손량의 미움을 사고, 큰 위기에 빠졌다는 것이다.서현우가 잡혀가는 순간, 진아람은 문득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깨달았고, 그녀는 서현우가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서현우를 구하기 위해서는 손량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다.“아람아, 일어나.”손량은 급히 다가가서 진아람을 일으키려 했다.그러나 진아람은 그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한번 애원했다.“군신님, 부탁드립니다. 당신께서는 큰 인물이시고, 그는 자갈 같은 쓸모없고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간이에요. 제발 부탁드립니다.”“일어나.”손량은 진아람을 억지로 일으키고,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람아, 군신님이라 부르지 말고, 손량이라고 불러.”“제가 어찌 감히...”진아람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네가 부르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누가 부를 수 있어?”손량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비록 신분이 변했지만, 난 여전히 그때의 손량이야.”그 말을 듣고, 진아람의 눈에 추억의 빛이 떠올랐다.그는 진아람보다 한 살 위였고,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함께 컸으며, 말 그대로 죽마고우라고 할 수 있다.진씨와 손씨 가문은 대대로 서로 친하게 지냈고, 양쪽 어른들은 일찍이 두 사람의 결혼을 정했으며, 성년이 되면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다.비록 진아람은 마음속에서 손량을 친오빠로 대하고, 혼약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손량을 멀리하지는 않았다.손씨 가문이 멸망했을 때, 그녀는 겨우 열네 살이었고, 진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손량에 대한 태도가 조금도 변하지 않은 사람이었다.진아람은 그가
“그래요。”두 글자뿐인데, 진아람은 마치 온몸의 힘을 쓴 듯 눈을 감고 눈물을 흘렸다.“왜?”손량은 노발대발하며 얼굴이 붉어졌다."내게 시집오는 것이 너에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거야? 정말 그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어?"진아람의 눈꺼풀이 심하게 떨렸고, 마음속으로 계속 자신에게 그럴 가치가 있냐고 물었다.하지만 눈앞에서 계속 부드러운 웃음을 띤 서현우의 눈동자가 떠올랐다.“알았어.”진아람이 대답하기 전, 손량은 쓴웃음을 띠며 말했다.“돌아가, 너를 위해서라도 그를 풀어줄게.”그 말을 듣고, 진아람은 입술을 떨며 물었다.“정말?”“그래.”말하고 손량은 몸을 돌렸다.“내가 진씨 가문에서 쫓겨날 때, 네가 준 3만 6천원을 보답한 셈이라고 생각해.”“고... 고마워요...”진아람은 몸을 숙여 인사했고, 빛나는 눈물이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가 봐.”“고마워요... 손량 씨. 잘... 있어요...”말을 끝낸 후, 진아람을 몸을 돌려 떠났다.비록 그녀는 기분이 어떤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왔을 때의 그 불안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그녀는 군신자리에 선 손량이 절대 식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부관!”진아람이 문밖으로 나서자마자, 부관은 손량이 분노에 찬 외침소리를 들었다.“네!”문밖의 원 부관이 얼른 대답했다.“난 이미 진아람을 위해 서현우를 용서하기로 했어. 넌 진아람을 데리고 감옥에 가서 서현우를 풀어 줘.”“알겠습니다!”원 부관은 눈에 망연자실한 빛이 돌았지만, 그 속에 기쁨이 숨겨져 있었고, 손량과 서현우와 관계가 깊은 진아람이라는 여자에게도 상당히 공손했다.“아람 아가씨, 저를 따라오세요.”“감사합니다.”진아람은 끝내 마음을 놓고, 곧 서현우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하며, 휴대폰으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방 안에서 손량은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아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서현우... 내가 졌어...”......중연시 감옥.감옥에 처음 온 진아람도 여기가 무
그들은 서로 보아낼수 있었다. 상대방의 전투력이 만만치 않다는것을.“원 부관, 어서 오세요.”“아가씨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홍성이라 부르시면 됩니다.”원 부관은 동공지진이 일어났다."남강 무생군 십이장중 유일하게 살아남으신 여장군 홍성!”홍성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 이미 해고된 몸이에요. 더 이상 남강 군인이 아니란 뜻이죠. 원 부관은 절 홍성이라 부르면 되세요. 절 따라오시죠.”“제명이라... … .”원 부관은 멍해있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일뿐 홍성의 뒤를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분명한것은 홍성은 원 부관과 더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은듯 했다. 홍성은 그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고 곧장 떠났다.얼마 후 세안을 마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서현우가 윗층에서 내려왔다.원 부관은 얼른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서현우 총사령관님”“나는 이미 남강의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말했을텐데 원부관은 날 서현우라 불러도 되오." 서현우가 말했다.원 부관은 황공해하며 말했다."제가 어찌 감히”“그럼 편하실대로 하시게.” 서현우는 소파에 걸터앉으며 말했다."원 부관이 날 이리로 데려다 줘서 고맙네. 다음 일정이 없으면 남아서 점심식사나 같이 하시게."“서.....나리,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점심은 먹지 않겠습니다. 저는... … .”“안 드시겠나? 그럼 붙잡지 않겠소. 원 부관은 공무가 바쁜것 같으니 조심해서 들어가시게." 서현우는 차를 대접하며 그를 배웅했다.원 부관은 제자리에 굳어 있었다.서현우는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원 부관을 쳐다보며 웃으며 말했다."원 부관, 다른 볼일이 있나?”“나리!”원 부관은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나리,제발 우리 서원 총사령관님 좀 살려주세요!”서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자네는 내가 그리 속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손량이 나를 어떻게 대했는데 내가 그를 구해주고 싶겠나? 자네 너무 순진한 거 아닌가?”원 부관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오후 5시 반.뙤약볕이 지칠 줄 모르고 중성대지를 달구고 있다.뙤약볕은 사람들로 하여금 땀을 뻘뻘 흘리게 했으며 짜증을 불러일으켰다.총독부 안에는 곳곳에서 명성이 자자한 의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원 부관은 조심스레 서현우의 머리위로 우산을 펴고는 성큼성큼 서현우를 따라갔다. 홀에 들어섰을 때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서현우에게 집중되였다.그들은 의심에 가득찬 눈길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명의들이 다 한자리에 모여있네요." 서현우은 웃으며 인사를 했다.안정산과 강한송이 일어나 공손히 답례를 올렸다. 그 둘을 제외하고는 모두 득의양양한 자태로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서현우도 개의치 않고 안정산에게 말했다."군신님은요? 제가 상처를 치료해 드리러 왔습니다.”“현우......에헴, 군신 나리께선 안에서 쉬고 계십니다. 오래 기다리셨으니 저를 따라 오십시오."안정산은 서현우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잠깐.”신농의곡 육 신의는 인상을 찌푸리며 안정산을 막아나섰다. "안정산 나리, 우리가 결코 나리를 믿지 않는것이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별다른 재주가 없지만 남들의 속임수에는 잘 넘어가지요. 안정산 나리도 속임수에 넘어가질 말길 바랍니다.”“육 신의, 자네가 한 이 말은 좀 오류가 있는듯 하네. 어떻게 서 선생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보아내지?" 강한송은 불만스런 어조로 말했다.육 신의는 분노 가득한 눈길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서현우가 옥에서 한 그 말들이였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에 대한 원한이 남아있었다.“사기꾼인지 아닌지는 한번 시험해보면 알수 있지요.”“육 신의!”안정산의 마음은 내심 불안했다.안정산은 서현우가 화를 낼까 두려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리의 상처를 계속 이대로 방치해 두어서는 아니 됩니다. 나리 사단 생길 일을 만드시지 마십시요.”“내가 무슨 사단 생길 일을 만든다고 그러냐?”육 신의는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안 어르신, 어르신은 지금 이 녀석에게 속고 계십니다.”“헛소리!”안정
안정산은 이 노인네들도 오늘 이 자리에서 모두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실을 다 털어놓아야 할것이라고 생각했다.“무려 32개의 조항이야! 그들이 그걸 다 외우고 있는것도 대단해!”“그만해!”원 부관은 노발대발했다."당신들이 훈계하고 있는 분이 누군지 아는거요? 그는... … .”“원 부관, 나는 신의들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네.”서현우는 원 부관의 말을 끊고는 노발대발하는 신의들을 향해 예의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32개의 징계조항이라니, 마치 홍정대려와 같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네요. 이 자리에 계신 신의들은 역시 의술뿐만아니라 인간의 마음도 같이 구원해주시는군요.”“흥!”육 신의는 콧방귀를 뀌었다."자네의 잘못을 이젠 뉘우치는 거요?”“네, 저의 불찰입니다.”서현우는 겸손어린 말투로 대답했다.“앞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롭게 태여나리라는 이 32조 조항을 벽에 붙여놓고 매일 낭독하겠습니다.”서현우의 말을 듣고서야 신의들은 그제야 잠잠해졌다.묘 의신은 고개를 끄덕였다."젊은이들이 실수를 할수도 있지요. 하지만 잘못을 알고 고칠수만 있다면 새로이 태여날수 있지요.”안정산과 강한송은 식은땀으로 인해 등이 흥건했다.눈앞의 이 해프닝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원 부관은 존경스런 눈길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손량이라면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이 노인네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옥에 가둬두었을 것이다. 그들이 여생을 다할때까지 말이다.하지만 서현우는 넓은 아량으로 이 노인네들이 한평생 사람들을 살리는데 생을 바친 공로를 보아 머리를 숙이기로 했다.너무 존경스러웠다.“여러 신의들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나리의 부상을 치료한 후에 다시 여러분들의 가르침에 귀 기울리도록 하지요.”“잠깐!”육 신의는 또다시 제자리에 멍해있었다. 얼굴에는 또 분노가 일었다.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는 법이요. 자네는 말끝마다 자신의 잘못을 알았다고 하는데 어찌 또 사람을 속이려고 하는가? 서량군신이 어떤 분인지 아시는지요? 그 분이 얼마
대다수 상황에서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직접 본것이 아니고는 절대로 타인의 말을 믿지 않는다.마치 누군가 자신이 귀신을 보았다고 하면 곁에 듣고만 있던 사람은 코웃음을 칠것이다.설사 사람들한테 인지도가 있는 큰 인물이 이 세상에 귀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것이다. 귀신이 그들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그래… … .”서현우는 한탄하며 말했다. “자네들이 나의 의술을 시험해 보겠다고 하니 내가 응하면 그만이지 않소. 자 시작들 하시게나.”“아직 자신의 실력을 모르는구나. 그럼 내가 자네한테 문제를 내보겠네.여석이란 무엇인가?”서현우는 웃으며 말했다."“이것은 신농본초경내의 하등품종이며 옥석부의 둘, 미신대열, 주한열, 쥐루, 식창, 사근, 풍비, 복중견... … .”육 신의는 미간을 찌푸렸다."자네 그래도 신농초본경을 속독한 셈이군.”옆에 있던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이것은 난경 중 17번째 난관입니다.진찰을 해야 하는데 만약 눈을 감고 사람얼굴을 보지 않은 상태로 맥을 짚는다면 맥은 간맥의 강급하고 길어야 합니다.”서현우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대한무침이란 무엇인가?”“장티푸스 잡병론, 침술, 금기법의 셋... …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한 무리의 신의들이 번갈아 출전하여 서현우에게 문제를 제기했다.처음 문제들은 비교적 간단해서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있고 암기와 열독이 따라가기만 하면 대답해낼수 있었다.점점 더 어려운 문제들이 제기되였다. 많은 문제들은 책속에서 답을 찾기 어려웠으며 많은 병들은 현재로서는 분명한 치료수단이 없었다. 의사들은 반드시 깊은 고뇌끝에 제일 최적한 치료수단을 선택해야 했다.처음부터 끝까지 원 부관은 멍해있었다. 서현우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말에도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여전히 그 담담한 자세였다. 누군가가 질문하기만 하면 그는 즉시 해답을 해왔다.그 글자들은 하나하나씩 보면 원 부관이 모두 아는 글이였지만 한곳에 조합해보면 마치 천서마냥 알아
핍박에 못 이겨 서현우는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나의 말이 합당치 않았습니다. 귀의문은 나라와 백성에게 공로가 큽니다. 특히 귀의문의 현재 후계자 남강 감독은 더욱 공로가 커서 세상을 뒤덮으니, 우리 모두가 마음에 새기고 그 은혜에 감사하기에 충분합니다!”서현우의 말을 듣고, 한 무리의 노인들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안정산과 강한송은 못내 겸연쩍었다.그들은 서현우가 바로 남강 감독이고, 귀의문의 현재 전승인이라는 걸 알면, 이 노인네들이 어떤 표정이 될지 보고 싶어서 좀이 쑤실 지경이었다.서현우는 눈을 깜박였다.“우리 뭘 잊은 거 아니야?”많은 사람들이 말을 듣고 망연자실한 기색을 드러냈다.“대…… 서 선생님!”원 부관은 이미 혈관이 곧 터질 정도로 조급했지만, 서현우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손량의 상처를 치료하지 않을까 두려웠기에, 서현우와 이 신의들 사이의 의술 교류를 감히 방해하지 못했다. 이제 날도 이미 어두워졌고, 그는 초조한 마음을 꼭꼭 참다가 마침내 기회를 포착해서 공손하게 말했다.“지금 저희 사령관님의 상처를 치료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맞아! 군신 대인의 부상은 지체할 수 없지!”신의들은 문득 크게 깨달았다.그들은 방금 전까지 의술 교류에 몰두해서 서현우와 너무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느라, 손량은커녕 마누라와 자식들까지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원 부관은 이 노인들이 꿈에서 깨어난 듯한 모습을 보고, 이가 몹시 아팠다.몇 번이고 군신의 부상이 더 지연되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 결과는?벌써 네 시간이 다 되어서야 생각이 났다!서현우도 일부러 소리를 지르며 웃었다.“내 이 정신 좀 보게. 군신 대인이 아직도 내가 상처를 치료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군요. 그럼 제가 먼저 군신 대인을 치료하러 갈 테니, 이따가 다시 여러 신의분들과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지요.”원 부관은 급히 말했다.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아니야, 나 혼자 가면 돼. 설마 내가 아직도 군신 대인께 해를 끼칠까 걱정해?
쿵-손량이 분노에 휩싸여 일어서니 바닥은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아작 나고 말았다. 그는 당장이라도 분노에 서린 피를 토할듯했다.“니가 감히 나를 모욕해?”군신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너무나도 큰 나머지 밖에서 기다리던 안정산 및 일행이 똑똑히 들었을 정도였다. 그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고 잔뜩 긴장한 채 몸을 일으켰다.안정산과 강한송은 서현우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걱정되진 않았지만 혹시라도 그가 손량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손량과 서현우는 모두 나라의 공인된 인재로서 그 누가 잘못되던 모두 용국의 손실인 것이다!방 안에서 서현우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만약 니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할 말은 없어. 다만 내가 말해 주고 싶은 건 제아무리 신이라도 널 구원해 줄 수는 없다는 거야, 이게 니 피와 뼛속 깊은 곳에서 아픔을 끌어내는데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거지. 협조 하든 말든 네가 알아서 해.”손량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눈빛에는 의심이 가득 서려 있었다.그가 아무리 유심히 봐도 서현우의 눈빛에는 일말의 장난기도 섞여 있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진지하고 무거웠다. 자신에 말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고, 그를 놀릴 생각은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손량은 매서운 눈빛을 거두며 물었다.“진짜냐?”“그렇다니까, 이 방 안에는 너랑 나밖에 없잖아,니가 폴 댄스를 춘다 해도 다른 사람은 알 길이 없어. 더욱이 내가 이걸 소문낼 리도 없고, 네 위엄이 타격을 받으면 서원 지역을 쉽게 장악하지 못 하게 되겠지, 그게 바로 그 새끼가 바라는 바이니까." 서현우가 말했다.손량은 고민에 잠겼다. 서현우의 말에는 확실이 일리가 있었기에 반박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군신이 폴댄스를 주기에는 좀......“왜 하필 폴댄스야?" 손량이 물었다.“꼭 폴 댄스여야 해."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 이 자식!”“싫으면 그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