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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결혼 축하주

손을 들어 웨이터 한 명을 잡아 세운 민도준은 고개를 살짝 들며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룸들 제가 다 계산할 테니, 문 좀 열어 주겠어요?”

도준의 말에 웨이터는 첫 번째 룸을 열었다.

안에는 연로한 부부가 있었는데 도준이 계산한다는 말에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두 번째 룸안에는 사진을 찍고 있는 젊은 여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웨이터의 설명에 도준이 저들한테 관심을 보인다고 오해하는 해프닝까지 생겨 버렸다.

곧이어 본 룸들 역시 모두 일반 손님들뿐이었다.

그렇게 어느새 맨 마지막 룸에 도착했다.

만약 이 곳마저 없으면 공은채는 정말 이곳에 없는 거다.

웨이터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 번 노크했다.

“죄송합니다,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

“들어오세요.”

낮게 깔린 음성이 안에서 들려왔다.

왠지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사람을 찾는데 급급했던 하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 문이 열렸고, 룸 안에 앉아 있던 두 남녀의 얼굴을 본 순간 하윤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오랜만이네요.”

공태준은 웃는 얼굴로 멍하니 서 있는 하윤을 바라봤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하윤은 태준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고은지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은지가 입고 있는 옷이 마침 흰색 원피스였으니까.

‘그럼 방금 내가 본 사람이 은지 씨였다고?’

도준은 두 사람을 보자 눈을 가늘게 접더니 이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 저희가 방해한 건 아니죠?”

태준의 시선은 하윤을 끈질기게 좇으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죠?”

“제 아내의 지인이 사라져서 찾아 주느라고요.”

도준은 하윤을 제 품에 끌어 들였다.

도준의 호칭 변화에 태준의 눈빛은 미세하게 변했고 나지막한 목소리에 살짝 힘이 실렸다.

“아직 축하하지 못했네요…….”

“지금 축하해도 늦지 않았어요.”

도준은 상냥하게 웃었다.

“공 가주님 글솜씨야 워낙 좋으니 덕담은 제가 안 그라쳐도 되죠?”

살짝 올라간 목소리에 룸 안은 순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때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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