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4화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를 뒤쫓으려 했지만 앞에 끼어드는 웨이터 때문에 하윤의 시선은 막혀 버렸다.

그리고 불과 몇 초 만에 그 그림자는 하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하윤은 곧장 그림자를 뒤쫓아 가 복도 반대편에 멈춰 섰다. 하지만 앞에 있는 수많은 방들 중 그 그림자가 사라진 곳이 어딘지는 알 수 없었다.

‘아까 그 사람 공은채 맞나? 아니면 내가 잘못 봤나?’

질주하고 난 뒤라 그런지 심장이 쿵쾅거리며 하윤의 가슴을 두드렸다. 하지만 휙 스쳐 지나간 그림자는 하윤의 눈앞에서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또렷해졌다.

웨이터가 시선을 막기 전 그 여자는 분명…….

하윤 쪽을 바라봤다…….

때마침 웨이터 하나가 한 룸안에서 빈 그릇을 들고 나오자 하윤은 얼른 앞에 막아서며 물었다.

“저기 혹시 이 그릇을 가지러 간 방에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있었나요?”

웨이터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죄송합니다만 주의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나오는 두 웨이터에게도 잇따라 물었지만 하윤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제서야 하윤은 이런 5성급 레스토랑에서 손님 정보를 쉽게 알려줄 리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어떡하지? 여기서 기다리기만 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데?’

게다가 공은채가 그 길로 레스토랑을 나갔는지 아니면 룸 안으로 들어갔는지 확신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고민하고 있을 때,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민도준]

하윤은 복도를 흘깃 스쳐보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화장실 한번 가는 것도 길 잃었어?”

“배탈 났어요.”

“아, 그래?”

한참 동안 사람을 찾고 있던 하윤은 끝 음을 길게 늘어뜨리는 도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니나 다를까, 등 뒤에서 갑자기 긴 그림자가 하윤을 뒤덮었다.

“어디 봐 봐, 대체 어떻게 배탈 났는지?”

뻣뻣하게 굳은 채 돌아서 보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도준이 핸드폰을 흔들며 하윤을 내려봤다.

“여기가 화장실이야?”

하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움직이자 도준이 긴 손가락으로 하윤의 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