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11화 낯익은 이웃

한참을 걸어 나왔지만 콩닥거리는 마음이 여전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자기의 머리를 만지는 와중에도 하윤은 민도준이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시각, 운전석에 앉은 한민혁은 백미러로 바보처럼 행동하는 하윤을 보며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미리 약속한 대로 경성에 돌아가기 전 장옥분의 딸을 보러 갔다.

흥덕 마을에 도착한 두 사람은 헬기에서 내려 택시를 잡으러 나섰다.

그렇게 차에 오른 뒤, 민혁은 하윤을 바라봤다.

“그 아이가 어디 사는지 알아요?”

“어…….”

하윤은 그제야 장옥분의 집 주소를 모른다는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고 말았다.

결국 기사더러 북적거리는 거리에 내려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흥덕 마을에는 주민이 많지 않은 데다 장옥분이 남편을 죽인 사건이 일대에 소문이 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수소문해냈다.

장옥분의 딸은 남편의 성을 따라 정씨를 사용했고 가족이 직접 지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

“쿵쿵쿵.”

“안에 사람 있어요?”

하윤이 집 대문을 한참 동안 두드렸지만 안에서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결국 집에 사람이 없는 줄 알고 떠나려던 그때, 갑자기 문이 안에서 열렸다.

“문은 왜 두드리고 난리야?”

문을 열고 나온 남자는 위통을 벗고 꼬질꼬질한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심지어 문을 여는 순간 술냄새가 진동했다.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없자 하윤은 어색하게 웃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장옥분의 친구인데요.”

“그 재수없는 X 친구라고? 그 X한테 무슨 친구가 있다고!”

남자는 졸린 눈을 비비고는 하윤의 깨끗한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이윽고 위아래로 훑더니 점점 노골적인 시선으로 하윤을 쳐다봤다.

그 시선에 불편함을 느낀 하윤은 이내 뒷걸음 쳤다.

“혹시 누구시죠?”

“시동생인데.”

집에 방이 두개 있는 걸 보니 형제가 같이 산 모양이었다.

이에 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질문했다.

“저는 옥분 언니 딸을 보러 왔는데, 혹시 다니는 학교를 알 수 있을까요?”

장옥분의 딸을 언급하자 남자는 이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