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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가슴이 뛰고 얼굴이 후끈거리다

“착하네.”

민도준의 칭찬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낀 권하윤은 더 많은 칭찬을 받으려면 도준의 말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그 시각, 수줍어하면서도 애써 협조하는 하윤의 모습에 도준의 목울대는 또 한 번 꿀렁거렸다.

“예쁘네.”

하윤은 도준이 초록색 옷을 입은 자기 모습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초록색 슬립 원피스를 골라 입었다.

레이스로 되어 있는 허리 부분은 너무 노출이 심한 편은 아니지만 오히려 보일 듯 말 듯하여 사람의 마음을 더 간지럽혔다.

그때, 하윤은 칭찬을 들어 날아갈 듯한 기분을 애써 숨기며 불만 섞인 말투로 투덜댔다.

“예쁘면 뭐 해요. 도준 씨가 카톡도 추가하지 않는데.”

“아직도 이 생각 하는 거야?”

여전히 꼬투리를 잡는 하윤의 모습에 도준은 피식 웃었다.

“내가 말했잖아. 몇 년 동안 안 써서 그런 거라고. 자기가 발정 나지만 않았어도 다시 사용하는 일은 없었을 거야.”

“거짓말. 카톡처럼 편리한 걸 그동안 안 썼다는 게 말이 돼요? 그리고 모멘트에 대체 뭐가 있길래 저를 못 보게 했어요?”

하윤은 여전히 믿지 않는 듯 따져 물었다. 끈질긴 하윤의 태도에 도준은 화가 나면서도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카톡은 심심할 때 잡담 나누는 거잖아. 그런 걸 내가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하윤은 일순 멍해졌다.

하긴, 그때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뒤 그런 피 바람 속에서 살아가기 바빴겠는데, 한가하게 다른 사람과 잡담을 나눴을 리 없다.

모멘트는 더더욱 그러하다. 공유할 순간이 없었고 공유할 사람도 없었을 테니까.

그 생각에 토라져 있던 하윤은 이내 마음을 풀었다. 오히려 같잖은 일로 꼬투리 잡아 도준의 아픈 마음을 더 찌른 자기가 원망스러워 바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도준의 시선은 땅으로 꺼질 것처럼 푹 숙인 하윤의 고개에서 점점 아래로 흘러내렸다.

“이런 시덥잖은 사과는 너무 성의 없잖아.”

잘못을 저지른 하윤은 반박할 수조차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성의 있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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